(기자수첩)‘우유업계 비리' 서울우유-매일유업 임직원 무더기 기소

편집부 기자 / 기사작성 : 2015-12-11 13: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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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제부기자/권혁복

 

지난해 12월 미국 케네디 국제공항에서는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졌다.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당시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객실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삼아 항공기를 램프에서 유턴시키고,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하는 등 '사상 초유의 갑질'이 발생한 것이다. '땅콩 회항'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을 타고 일명, '땅콩(미친)의 분노(nuts-rage)'로 묘사되어 전 세계로 전파됐다.

 

국내 유업계는 지난 2013년 커다란 풍파를 겪었다. 남양유업 본사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폭언을 하면서, 남양유업을 비롯한 유업계의 갑질과 ‘밀어내기’ 관행이 알려졌다. 남양유업 갑질은 이른바 ‘남양유업방지법’으로 불리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의 최근 국회 통과로 이어졌다.

 

남양유업 사건 이후에도 간간히 유업계에서 갑질 논란이 일었고, 일부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물어야 했다. 하지만 국내 1위와 2위 우유업체의 실질적 최고경영자(CEO)와 오너 일가가 직접 갑질 혐의로 기소된 이번 사건은 이례적이다.

 

검찰이 구속한 이동영 전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2008년부터 지난달까지 조합장 대신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우유용기 납품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사고 있다. 검찰에 의하면, 이 전 상임이사는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8500만 원을 받는 대가로 ‘불량품이 나와도 눈감아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은 매일유업 창업주인 고 김복용 회장의 차남이자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이다. 2010년 3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매일유업 부회장으로 재직했던 그는 매일유업 협력업체들로부터 사실상 ‘통행세’ 등을 통해 총 48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동영 전 상임이사, 김정석 전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전.현직 임직원들도 협력업체에 갑질 횡포를 부리면서 뒷돈을 챙긴 혐의를 사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매일유업 측은 회사와 직접 관련 없는 개인 비리일 뿐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측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 우유업체들은 원유 공급과잉과 우유 소비 감소 추세로 재고가 쌓이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서울북부지검은 앞으로도 유제품 가격 상승 등 국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대형 우유업체의 납품 관련 금품수수 비리 등을 지속적으로 적발해 엄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 조사가 발표된 이후 해당 업체 직원들은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직원들 같은 경우 조사 결과가 확정되면 어떤 조치가 내려지겠지만 아직은 중간 수사 발표단계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일단 결과가 나와 명확해져야 말씀을 드릴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또 서울우유 관계자는 “개인 비리 혐의라 직원들도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내용을 파악했다”며 “검찰에 기소된 상황이니 내부 규정상 금품수수나 비리에 대한 징계절차에 들어갈 것 같다”고 전했다.

 

검찰이 우유업계 비리가 유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 매일유업 관계자는 “유제품 시장 규모가 3조인데다가, 현재 시장가격을 준하고 있고, 협력업체를 다변화해 다수 업체의 경쟁을 통해 운영하고 있기에 비리가 유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도 “2011년 유제품 가격 인상이 있었고, 원유가격이 올라 출고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이후에는 생산원가 절감 등 내부적으로 감내온 부분이 있다”며 유제품 가격 상승과는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원유 공급 과잉으로 분유 재고가 쌓이고 있는 데다 2년 연속 가격이 동결되면서 실적 또한 뒷걸음질치고 있어서다. 게다가 일부 유업체에서 납품업체와 연루된 비리가 드러나면서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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