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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세상 마지막 조폭인 것처럼 잡는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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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세상 마지막 조폭인 것처럼 잡는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4/02/12 [05:36]

“너희가 세상 마지막 조폭인 것처럼 잡는다”

편집부 | 입력 : 2014/02/12 [05:36]


[내외신문=인천연합] 인천경찰청은 지금 ‘조폭’과 전쟁 중이다.

경찰은 인천지역 5개의 조직폭력단체를 와해 또는 위축시키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이권에 개입하며 금품을 빼앗고, 폭력을 일삼은 인천 조직폭력단체 ‘주안식구파’ 조직원들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주안식구파 두목 유모(47)씨 등 2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단체 등의 구성·활동)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조직원 2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달아난 16명을 지명수배하고, 잔당 소탕에 나섰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2012년 ‘부평식구파’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65명을 검거했다. 또 2011년에는 검찰과 합동으로 길병원 난투극을 벌인 ‘간석파’ 두목과 조직원 등 25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지역을 주 활동무대로 하는 조직폭력단체는 ‘주안식구파, ‘부평식구파’, ‘간석파’, ‘크라운파’, ‘꼴망파’ 등 모두 5개에 달한다.

주안역 일대 유흥가에서 보도방과 사채업을 주로 하는 ‘주안식구파’는 지난 4일 붙잡힌 유씨가 두목이다. 유씨는 조직원 68명을 거느리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고, 이를 위해 조직을 이용했다.

백운역 ‘신촌파’와 ‘부평시장파’가 통합해 만든 ‘부평식구파’ 두목 송모(59)씨는 조직원 90명을 이끌다 지난 2012년 경찰에 붙잡혔다. ‘간석파’와 ‘크라운파’가 벌인 길병원 장례식장 집단 폭력사건 당시 ‘간석파’를 도왔던 조직이다.

‘크라운파’와 길병원 앞에서 난투극을 벌이다 조직이 와해된 ‘간석파’는 간석동 유흥가를 무대로 활동해 왔다. 입건된 두목 허모(47)씨 밑에 32명의 조직원이 있었다.

유흥업소·대부업·오락실…오로지 돈 위해 움직인다
연수구 일대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크라운파’는 송도유원지 일대 룸싸롱과 안마시술소 등지에서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두목 박모(50)씨는 조직원 25명을 이끌고 있다.

1980년대 말부터 인천의 대표 조직폭력단체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꼴망파’는 세력이 크게 약해졌지만 두목 최모(63)씨를 필두로 인천의 중심지였던 신포동 등 동인천 일대 유흥가, 오락실, 대출사무실을 운영하면서 조직의 재건을 꿈꾸고 있다. 현재 조직원만 46명에 이른다.

이른바 ‘조폭’으로 불리는 이들 조직폭력단체는 오직 돈을 위해 움직인다. 또 철처하게 돈벌이의 수단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보도방’을 이용하지 않는 유흥업소에 대해 가출한 미성년자를 도우미로 출입시켜 업주를 처벌받게 했다. 조직에 협조를 하지 않는 업주에 대해서는 갖은 방법을 동원해 피해를 입혔다. 유흥업소라는 특성 상 경찰에 신고하기 어려운 업주들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또 높은 선수 이자를 받고 자동차 대출을 해 준 뒤 이자를 내지 않을 경우 바로 자동차를 처분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사채시장을 장악해 불법 대출을 일삼은 것이다.

조직간 ‘전쟁’이 불가피할 때에는 다른 조직과 연계하고, 한 조직이 세력을 확장시킬 경우 적이었던 조직과 다시 힘을 합쳐 대응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 길병원 앞에서 벌어진 ‘간석파’와 ‘부평식구파’의 집단 패싸움이다. 돈벌이에 방해가 되면 조직간 연합은 깨고, 옛 적과 한 이불을 덮기도 한다. 조직간 자존심을 건 세력 다툼보다는 필요에 의해 서로 연합했다가 다시 등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조직 안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두목의 우호세력에 대한 작업(?)도 서슴치 않았다. 두목을 많은 조직원들 앞에서 욕을 보이고, 망신을 준 뒤 세력을 규합해 두목자리에 올라서기도 했고, 조직에 필요한 자금줄을 무기로 두목자리를 넘보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에 입건된 ‘주안식구파’ 두목 유씨는 지난 2005년 당시 두목과 같은 급의 행동대장을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로 형을 살고 나왔던 인물이다.

돈에 따라 움직이는 이들 조직은 행동강령을 만들어 엄격하게 조직원을 관리해 왔다.

조직원이 되면 예의범절부터 교육시켰다. 상부 조직원의 얼굴을 익히게 했고 인사하는 방법, 조직간 전쟁시 해야할 수칙 등을 만들어 숙지시켰다. 이들은 조직원 결속을 위해 기수별로 돈을 걷어 수시로 단합대회를 열었다.

또 조직원이 구속되면 정기적으로 면회를 갔고, 영치금으로만 수억원을 썼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폭력단체의 두목이나 조직원들을 검거함으로써 조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 조직의 위축시켜 자연히 도태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조직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다른 조직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약자에 한 없이 강한, 돈앞에 의리 저버려…영화 속 이야기 허구”

▲ 인천경찰청 광수대 조직폭력반 이성규 반장
“조폭은 약한 사람들에게 한 없이 강하고, 강한 사람들에게 한 없이 약한 조직이다. 영화처럼 의리가 있지만 돈 앞에서 쉽게 저버리는 의리일 뿐이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직폭력반 이성규 반장은 조폭세계를 다룬 영화들의 허구성을 강조했다.

힘 없고 약한 서민들을 상대로 온갖 폭력을 일삼는 조직폭력단체가 인천지역에서 사라질 때까지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이 반장은 “조폭 세계에 있어서의 의리는 흔히 영화에서 미화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라며 “정당한 의리가 아니라 조직의 이권을 위해 부당한 일을 죄의식 없이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반장은 ‘주안식구파’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를 위해 지난 2년간 내사를 벌였다. 유흥업소를 둘러싼 이권에 개입한 정황을 근거로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했고, 그 결과 두목 등 68명의 조직원을 검거할 수 있었다.

최근 조직폭력단체는 음성적으로 활동해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이 반장의 설명이다.

이 반장은 “건설 사업 등 대규모 이권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흥업소나 사채업 등으로 합법을 가장한 돈벌이에 치중하고 있다”며 “조폭들의 이같은 불법행위의 대상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서민들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민들의 피를 빠는 조폭이 인천지역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조직폭력단체에 들어가려는 어린 청소년들이 다시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반장은 “영화는 영화”라며 “조직원으로 들어가 1년 안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자신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상대로 돈을 빼앗는 것이 조직폭력단체의 조직원”이라고 말했다.

 

[인천신문=정민교 기자] 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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