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국70주년과 한국...'그 중국'이 다시 강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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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70주년과 한국...'그 중국'이 다시 강력해졌다
  • 최창근 / 컬럼니스트, KBS 전 베이징 총국장
  • 승인 2019.10.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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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해진 중국, 미국과 패권 다툼...최대 피해자는 한국
'1만 5천명' 최대규모 열병식...미군과 싸운 군대도 참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를 둘러싼 긴장...미국 ICBM 시험발사 계획
홍콩 반중시위...민간 인권전선 대규모 행진 계획

오늘은(10월1일) 중국 건국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국경절 행사는 역대급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성대한 행사를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올해중국 국경절 행사를 바라보는 안팎의 시선은 조금 복잡하다. 다음 4장면을 보자.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이 연설을 했다. (사진=중국 정부, www.gov.cn)
중화인민공화국 창립 70주년 기념식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이 연설을 했다. (사진=중국 정부, www.gov.cn)

# 장면1

건국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중국 당국은 “올해 열병식엔 1만 5000명의 병력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육해공군 등 모든 중국군이 참가하는데 눈에 띄는 것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과 싸워 전과를 올린 여러 부대가 참가한다는 점이다.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과 싸워 이긴 경험을 상기하자는 것이다.  

# 장면2

지난 9월 28일 미국 해군의 핵추진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이 호위함 6척과 함께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동북쪽 해상에서 기동 훈련 중인 장면이 위성에 잡혔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남중국해 남쪽 해상에 있는 작은 섬들로 중국이 역사적 권리를 내세우며 영해라 주장하고 있는 곳이다. 대만과 베트남, 필리핀 등도 영유권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항하기 위해 전투함을 ‘항행의 자유 작전(FONOP)’이란 이름으로 이 지역에 정기적으로 파견해 왔다. 이번처럼 건국절을 앞두고 항모 전단을 동원해 훈련하는 것은 보기 드문일이다.

미 공군은 건국절 다음날(2일) ICBM인 미니트맨3 시험발사를 계획이라고 에어크래프트스폿(AircraftSpots)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 있는 시험발사다. 미국이 중국의 힘자랑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 장면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건국 70주년을 하루 앞둔 9월 30일 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 지도부와 함께 천안문 광장에 있는 ‘인민영웅기념비’에 헌화했다. 2012년 중국의 1인자가 된 시진핑이 내세우고 있는 비전이 ‘중국몽’ 달성이다. 중국몽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다. 중국의 국력이 세계 최강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의미다. 중국이 회귀하고 싶은 시기는  아편전쟁 이전 청나라 시대이다. 당시 청나라 GDP는 세계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진핑의 ‘중국몽’ 제창은 중국의 국력이 세계 최강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외침이다. 그러려면 미국을 넘어야 한다. 미국과 총 대신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 장면4

홍콩에서는 지난 50여일동안 반중국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는 경찰은 최루탄을 쏘면 시위대를 막고 있지만 곳곳에서 마찰이 계속 일어나고 있고 갈수록 충돌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와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사진이 시위대에 발 밑에 있고 오성홍기도 불태워 졌다. 오늘도 대규모 '애도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홍콩 시위를 주도해 온 '민간 인권전선'은 오늘 오후 2시 애도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빅토리아 공원에서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홍콩 도심에 모인 시위대 (사진=픽사베이)
홍콩 도심에 모인 시위대 (사진=픽사베이)

그 중국이 다시 강력한 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오늘날 중국은 건국 70년 동안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했고 엄청난 경제적 성과 등을 이뤘다. 중국은 신중국 수립으로 제국주의와 봉건주의에서 벗어났고, 개혁개방 추진으로 세계 2위 규모 경제 대국으로 거듭났고, 이제는 미국과 자웅을 겨루게 됐다. 하지만 위의 4장면이 중국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우리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확산하면서 한반도에 격랑이 몰려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패권 다툼이 장기화하면 중간에 낀 한국이 최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중국이 강력할 때 한국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한나라 전성기 때는 4군 설치를, 당나라 때는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뒤 신라까지 지배하려 했고, 청나라때는 임금이 무릎을 꿇는 치욕을 당하기까지 했다.

그 중국이 다시 강력한 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왕년에 우리가 당했던 트라우마를 연상시키다. 2012년에 집권한 시 주석은 집단지도체제를 사실상 무산시켜 2022년 후에도 계속 집권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의 꿈은 중국몽이다. 청나라 강희-옹정-건륭 시대의 중국만 해도 세계 최강국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천안문 사태로 국내외로 어려움을 겪자 한국에 손을 내밀어 1992년 8월 24일 국교를 맺었다. 수교한 지 27년간 양국 관계는 21세기 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 됐다. 그러나 이는 외교적 수사에 지나지 않았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한국의 도움을 활용해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의 경제적 이익과 부를 챙겼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둘러싼 논란때 중국 특유의 민낯을 보여줬다. 수교 초기의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롯데그룹에 불이익을 주고 한국 관광을 제한하는 등 노골적으로 부당한 보복을 했다. 그 뒤로 중국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수시로 무시하고 위협적인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는 등한시하면서 북한과의 관계는 갈수록 밀착되고 있다. 북한의 여러 차례 핵실험에도 비핵화를 말하던 시진핑 주석이 지난 6월에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지만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중국이 제대로 지키지 않고 뒷문을 열어준다는 비판이 있다.

중국의 이런 모습에 이웃인 우리가 중국의 건국절을 마냥 축하만 해 줄 수 입장이 아니다.  한중 양국은 수교 초기 국제무대에서 협력해 서로의 장점을 잘 살렸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중국의 이익만을 너무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양국 간에 이견이 생기는 것을 피할 수는 없지만 서로 초심으로 돌아가 중국이 국제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중국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의 국제 정세 등에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의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중국의 건국절에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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