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Undefined index: HTTP_ACCEPT_ENCODING in /home/inswave/ins_news-UTF8-PHP7/sub_read.html on line 3
[기획] ‘대화와 소통으로 정면돌파’…마크롱의 리더십:내외신문
로고

[기획] ‘대화와 소통으로 정면돌파’…마크롱의 리더십

최창근 컬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11/08 [09:37]

[기획] ‘대화와 소통으로 정면돌파’…마크롱의 리더십

최창근 컬럼니스트 | 입력 : 2019/11/08 [09:37]

# 편집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병자’라 불렸던 프랑스가 마크롱 대통령 오는 13일 취임 2년 반이 지나면서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마크롱이 취임한 2017년 2분기 9.5%였던 실업률은 올 2분기에 8.5%로 떨어졌다. 11년 만에 최저치다. 최근 2년 사이 실업자는 29만명 감소했다. 스타트업 창업 바람이 불면서 지난해 신설 기업이 69만개로 2017년보다 17% 급증했다. 투자가 살아나면서 성장률(올해 1.2% 예상)도 독일(0.5%)보다 좋다. 마크롱의 경제 개혁과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 2회에 걸쳐 알아본다. 

마크롱은 1차년도에 노동 개혁을 시도했고 2차년도에 철도 개혁을 성공시켰다. 3차년도인 올해 과거 정부가 모두 실패한 연금개혁을 시작했다. 마크롱이 시도하고 있는 것은 가장 인기 없는 정책들이었다. 마크롱의 이런 경제 개혁으로 점차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친기업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자 세계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를 발표했다. 구글이 파리에 새 AI 센터를 개설하고 인력도 50% 늘린다고 밝혔다. 페이스북도 5년간 파리 AI연구소에 1000만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기업 SAP 역시 5년간 20억유로를 투자, 5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육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프랑스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금액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가 살아나면서 성장률(올해 1.2% 예상)은 독일(0.5%)을 압도한다. “저성장 고실업의 늪에 빠져 있던 프랑스가 유럽 ‘경제 모범국’으로 거듭났다”고 언론(파이낸셜타임스)은 평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사진 (https://www.elysee.fr)
최근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 사진 (https://www.elysee.fr)

'대화와 소통을 통한 정면돌파'

마크롱 대통령이 국민들이 싫어 하는 개혁을 반대를 무릎쓰고 추진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한마디로 ‘대화와 소통을 통한 정면돌파’다. 이해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끝장 토론을 벌여 설득하는 방법이다.

마크롱은 취임 일주일을 지내자 노조 관계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CFDT (민주노동동맹) 등 주요 8개 노동단체 대표를 엘리제궁으로 불렀다. 한 시간씩 8명을 일대일로 모두 만나 노동 개혁 방향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 ‘노란조끼 시위’가 일어나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됐을 때 마크롱은 깨달았다. 옳고 바른 길임에도 국민과의 소통이 되지 않고 공감을 얻을 수 없으면 추진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게됐다. 마크롱은 “개혁을 열정만으로 조급하게 진행하다 국민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유류세 인상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노란조끼’ 시위는 올 상반기까지도 이어졌다. 결국 유류세 인상 계획을 철회하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모두 인하했다.

올해 1월부터 3개월 간을 ‘국가 대토론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을 돌며 국민들을 만났다. 노동개혁, 부유세 폐지 등 반발이 큰 정책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설명했다. 이런 노력에 냉담하던 여론이 점차 개혁에 우호적으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국정 지지율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특히 퇴직연금 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언론들은 “빅뱅을 건드렸다” 평한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개혁이다. 당장 노후가 위협받는다는 두려움에 의사와 간호사 등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랑조끼’ 때 마크롱이 꺼낸 대국민 토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일 마크롱은 로데즈라는 남부 소도시에 갔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자 고령자가 많은 도시를 찾아  설득하는 토론을 열기 위해서였다. 500여 명의 참석자가 가운데 선 마크롱을 향해 원형으로 둘러 앉았다. 한가운데 서서 즉석에서 질문을 주고 받았다. 이날 '스탠딩 토론'은 저녁 7시부터 200분 동안 쉼 없이 진행됐다. 상대방 의견을 경청하고 미래를 생각한 자신의 주장을 이해 해달라는 진지한 태도는 프랑스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3월 엘리제궁에서 벌인 ‘프랑스의 도전과제와 미래’라는 끝장토론도 8시간 넘게 이어졌다.

물론 과제도 많다. 여전히 실업률은 높고 퇴직연금 개혁안에는 직종을 불문하고 노동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크롱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지난 2여년 간의 실수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면서 철도 개혁을 성공시키고 극렬한  반대 시위로 퇴진 위기에 몰리면서도 끝장토론으로 고통 분담과 개혁의 당위성을 호소하며 경제 기적을 이룬 마크롱. 그는 반대의견에  먼저 귀 기울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소통 방식이면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