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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조건부 연장했지만 ‘갈등 불씨’ 여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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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조건부 연장했지만 ‘갈등 불씨’ 여전

최창근 컬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9/11/24 [19:28]

지소미아 조건부 연장했지만 ‘갈등 불씨’ 여전

최창근 컬럼니스트 | 입력 : 2019/11/24 [19:28]

[내외신문]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6시간을 앞두고,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발표했다. 단, 언제든지 지소미아를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 WTO 제소 절차도 정지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7월 1일 이전 상황, 즉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야 지소미아를 계속 연장한다는 입장이다.

서울과 도쿄에서 발표한 내용은 몇가지 문제에서 엇갈렸다. 우선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조치의 연계 문제다. 모테기 일본 외무상은 "말할 것도 없이 지소미아와 수출관리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국 고위 당국자는 "지소미아 종료 정지의 의미는 일본의 우리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잠정적으로 지소미아 종료를 정지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해야 지소미아 문제도 완전히 해결된다는 의미다. 한국 측은 또 WTO 제소 중단을 '잠정적인 조치'이지 '완전한 철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측과 협의를 시작하겠다'고만 밝혔다.

지소미아의 조건주 연장을 발표하는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 사진 청와대
지소미아의 조건주 연장을 발표하는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 사진 청와대

이에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소미아 문제가 잘 정리됐다"고 말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외교의 승리',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시각은 아베 총리가 분명하게 보여줬다. 아베 는 "북한에 대한 대응을 위해 일·한, 일·미·한 연대와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나도 반복해 말해왔던 것"이라며 "이번에 한국도 그런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종료 유예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무관한 한국의 '안보적 판단'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겠다는 얘기다.

일본은 강제징용 때문에 수출규제를 했고 한국은 수출규제 때문에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는데, 발표를 보면 지소미아 종료 연기하면서 수출규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즉 한일 관계 악화의 시작점인 강제 징용은 건드리지 못하고 이에 대해 논의도 전혀 없었다. 이런 입장차를 보면 완전 해결은 아니다.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시간 벌기'를 했을 뿐 미봉책이다.

갈길이 먼데 이런 결정이 나온 것은 뒤에 미국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소미아를 한·미·일 안보협력의 필요조건으로 보는 미국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다. 미 국무부, 군 수뇌부가 총출동하고 미 의회까지 나서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손익 계산서를 따져보면 우리가 얻은 것보다 내준 것이 더 많아 보인다. 회견장에서 “우리는 현금을 주고 어음을 받는 격이다”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한·미 동맹의 균열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혼선을 막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시간을 갖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지난 몇 개월간의 혼란을 되짚어 보면 정부의 강경책이 결과적으로 아쉬운 결과로 나타난 것은 틀림없다. 특히 한·미 동맹의 신뢰에 상처를 남긴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 등 어려운 난제들에 대해서도 이번 지소미아 파문을 교훈 삼아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정부는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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