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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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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김가희 | 기사입력 2009/10/10 [06:43]

"노무현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김가희 | 입력 : 2009/10/10 [06:43]


"Power to the people!" "시민들에게 권력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지이다 "미안하다는 말 이젠 그만 하겠다 대신 당신처럼 깨어있는 시민으로 살겠다"

메모와 기억에 의존합니다. 누락이 많습니다. 기록자의 문체가 섞였습니다.
* 강조는 기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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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시민학교

노무현의 꿈 - 사람사는 세상

주제 : "노무현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 강연자 : 유시민(前 보건복지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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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노무현재단 사무처장의 몇 가지 안내]

빅 매치에도 보면 오픈게임이 있지 않습니까 
유시민 장관님 강연에 앞서 저는 몇 가지 안내를 하려고 나왔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이 출범했습니다.
노무현 재단은 대통령님의 가치와 정신을 계승하고 더 많은 국민들에게 전하고 알리고
여러 의욕적인 일을 많이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많이 가입해 주시고 후원해 주셔서 율곡의 10만 양병설이 있는데, 시대가 변했으니까
한 100만 명 정도 넘는 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요.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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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사실 이 강의는 저에게 난감합니다. 미래연에서 하라면 하기는 해야 하는데 주제가 '노무현의 정신,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라는 건데 저에게는 난감합니다.

다른 관계없는 분들이라면 뭐 별 부담없이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제가 모시고 있던 어른이신데 그 분의 정신을 얘기한다는데 좀... 부담이 되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그 분의 평가가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주제이고, 또 제가 지난 3월 말 4월 초에 강연을 중단하고서 6개월이 지나서 강의도 자꾸 해봐야 느는데 한동안 안해서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제가 오늘 하는 얘기는 여러분들이 모르시는 것을 하는 것도 아니고, 가르친다는 것도 불가능할것 같구요. 주제에 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릴려고 합니다. 들어보시고 여러분들의 생각과 비교해 보시고 맞춰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해 돌아보고 기억해 보고 앞으로 살아나갈 동안에 그분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고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1. 노무현 정신은 무엇인가

인간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삶과 죽음 전체를 관통해서 흐르는 정신은 사생취의(捨生取義) 또는 사리취의(捨利取義)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바름을 추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이익을 버리고 목숨을 버릴 수도 있다는, 대장부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실천한 것입니다. 이런 정신을 일관되게 견지하였고, 또 그것을 매우 명료하게 표현한 역사 인물로는 맹자를 들 수 있습니다.

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천하라는 넓은 집인 인(仁)을 거처로 삼고, 천하의 바른 자리인 예(禮)에 서며, 천하의 대도(大道)인 의(義)를 실천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부귀(富貴)도 나를 흔들 수 없고, 빈천(貧賤)도 나를 바꿀 수 없으며, 위세와 무력도 나를 꺾을 수 없어야, 비로소 대장부(大丈夫)라고 하는 것이다."(맹자, 등문공 下 2)

(居天下之廣居, 立天下之正位, 行天下之大道, 得志, 與民由之, 不得志, 獨行其道. 富貴不能淫, 貧賤不能移, 威武不能屈, 此之謂大丈夫.) [孟子 ?文公章句下 2] * 참고 : 朱子集註本 : 廣居仁也 正位禮也 大道義也...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義)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삶보다 더 절실히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 하지 않으며, 죽음도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죽음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환란을 피할 수 있어도 피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현자(賢者)만 이런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가지고 있지만, 현자는 이를 잃지 않았을 뿐이다."(맹자, 고자 상 10)

(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 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 生亦我所欲 所欲 有甚於生者 故不爲苟得也 死亦我所惡 所惡 有甚於死者 故患有所不?也 ...... 非獨賢者有是心也 人皆有之 賢者 能勿喪耳) [孟子告子章句上 10]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나 백성과 함께 천하의 대도를 걷고자 했으며, 그럴 수 없었을 때는 홀로 그 길을 갔던 사람입니다. 자신이 의를 실현하려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짐이 된다고 느꼈을 때, 홀연히 부엉이 바위에 올라가 생명을 던졌습니다. 그는 삶보다 더 절실히 원하는 것이 있을때 구차하게 삶을 얻으려 하지 않았던 대장부입니다.

[강의록]

저는 처음에 이 주제를 맡고 나서 한참 동안이나 못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옛 성현 말씀에 기대서 쓰는게 좋지 않겠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하는게 좋더라구요. 말한걸 가지고 누가 뭐라고 하면 옛 성현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하면...(청중 웃음)
노무현 정신은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로 규정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고 인생 철학에 따라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님의 삶을 하나로 관통하는 게 있다면 그게 뭘까?

제가 요즘에 1주기 때 발간하려고 하는 전기 성격의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말씀, 구술자료, 직접 쓰신 자료들도 읽고 있는데, 그분의 삶, 기록, 연보 등을 쭉 살펴보면서 이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捨生取義'입니다. 의로움을 위해서 이로움을 버릴 수 있다. 꼭 버린다는 말은 아니고, 대통령도 이로운 걸 취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둘 중의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이로움을 버리겠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신을 단 하나로 압축해 본다면, '사생취의'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맹자를 좋아하는데요. '대장부'라든지, '호연지기', '사생취의' 같은 구절을 좋아합니다.

맹자는 기원전 3세기 경 사람입니다. 그의 나이 50세 때에 도를 널리 전하기 위해 여러 왕들을 찾아 나섭니다. 그 때 당시 예상 수명이 40년도 안 되는 시절에 거의 환갑 진갑 다 넘은 나이에 세상에 나아간 것이죠. 거의 할아버지인데도 굉장히 용기있는 분인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20년 동안 왕도정치를 실천하기 위해 돌아다니지만 어느 왕도 듣지를 않았죠. 듣기는 했던 왕도 있었지만 실천하지는 않았습니다. 비참하게 실패한거죠.

20년 동안 그러다가 공자의 고향과 가까운 추나라로 자기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70세에 돌아와서 10년 넘게 후학들을 양성하면서 지냅니다. 그 후 죽고 나서 제자들이 선생님과 문답한 것들을 정리한게 그게 맹자입니다.

맹자는 보수주의자입니다. 그렇게 완고함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매력적인 분입니다. 그 이유는 용감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 "삶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의(義)도 내가 원하는 것이지만,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다면 나는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

이 말이 마음에 참 와닿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진취적이고 진보적이시지만, 그의 인생관이나 사생관은 맹자와 통하는 것이 있습니다. '호연지기'와 '사생취의' 같은 것입니다.

사생취의... '이로움을 버리고 의로움을 취하다'라는 말입니다. 평생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부림사건 변론을 맡으면서 그러셨으니까요.그래서 더 존경스럽습니다.

왜냐하면 한 번 세속적인 출세를 맛본 사람이 지위, 출세 이것이 주는 안온함. 이런 것을 한 번 맛본 사람이 다시 의로움을 생각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더 위대한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삶은 의를 구하는 행동이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여러분들도 별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럼 '의로움이 뭔데?'라고 물으면 생각이 각자 달라집니다. 맹자가 말하는 것은 지식인의 표상으로서 좌우 모두 다 합의할 만한 것들입니다.

그럼 그 다음 단계의 '의'가 뭐냐  라면 거기서부터 맹자와 저의 생각이 다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주제 '의란 무엇인가'입니다.

2. 우리 시대의 의(義)는 무엇인가
의는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서 추구해야 할, 폭 넓은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반영하는 사회의 최고목표 또는 가치입니다.

우리 시대에 의(義)란 무엇일까요  우리 헌법에 그 대답이 있습니다. 우리 헌법은 자유, (물질적) 복지, 평등, 사회정의, 평화, 안전, 환경보호 등을 최고의 가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사회적 최고가치로서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있으므로 어느 하나에 다른 것을 종속시켜서는 안 됩니다. 어느 하나에 절대적 지위를 부여해 다른 것들을 종속시키면, 사회는 반드시 극단주의나 전체주의로 흐르게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향했던 '사람 사는 세상'은 바로 이런 가치를 골고루 제대로 실현하는 사회를 말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대통령에서 평범한 서민에 이르기까지 너나없이 이(利)를 말하고 이를 좇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가치를 경시하면서 오로지 물질적 복지, 그것도 GDP 성장률이나 화폐표시소득과 같은 가장 좁은 의미의 물질적 복지를 최고의 가치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마치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시민의 자유를 자의적으로 제약해도 좋고, 평등과 정의를 외면해도 되며, 한반도 평화와 국가안보를 적당히 훼손해도 괜찮고, 생태계 파괴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한 마디로 말해서, 이(利)를 위해서라면 의(義)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불의(不義)와 물신숭배의 시대적 탁류를 만난 것입니다. 이로움보다는 의로움을 따랐던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더욱 귀하게 다가오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국민이 그런 방식으로는 이(利)조차 얻을 수 없음을 분명하게 알고, 다시 의(義)를 찾는 시기가 다시 올 것임을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강의록]

대체로 '의'란 보편적인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 시대과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망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최대한 폭 넓게 의를 규정해 본다면, '의'란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서 추구해야 할, 폭 넓은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반영하는 사회의 최고목표 또는 가치'입니다. 매우 추상적인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이 대한민국의 헌법에 이미 다 나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날때부터 주어져 있는 '자유'라든지, 그런것도 있고, 인간이 원하는 평등, 정의, 평화, 사회적 연대, 환경보전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헌법에는 이와 같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최고의 가치들이 소망들이 이미 다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 누구나 풍요롭게 궁핍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 맹자가 말한 무항산(無恒産), 무항심(無恒心) 같은 것처럼 맹자는 그래서 세금 깎아주고, 군대도 좀 덜 뽑아가고, 형벌을 낮추고, 자식과 부모를 잘 먹이고 그러면 비로소 인의예지가 실현가능해 질거라고 했습니다. 이런 물질적 복지도 중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쓰시는 사인이 '사람사는세상'인데요. 1988년 정치를 시작하는 처음부터 썼습니다. 저는 '함께사는 세상'이라고 썼는데, 잘 모르는 분들이 보면 흉내내는줄 아시는데 그게 아닙니다. 저는 예전부터 써 왔는데 대통령님이 그리 쓰시는줄 몰랐습니다.(청중 웃음)

근데 제가 전기 책을 쓰려고 이런 저런 비공개 자료들을 보고 있는데 '사람사는세상'이 말이 어디서 왔는지 아십니까 

'어머니'라는 노래에서 왔습니다. 80년대 후반 당시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라는 소설이 있는데, 이 노래를 들으면 그 소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느낌이 있어요.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님이 생각나기도 하고.. 그 '어머니'라는 노래.. 가사 첫 대목에 나오는 '사람사는세상이 돌아와...'에서 왔습니다. 역사적 발견입니다.(청중 웃음)

기록 중에는 1988년 첫 출마하시고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한 글이 있는데 굉장히 과격합니다.(청중 웃음)

대정부 질의 처음 하실때 보셨죠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저도 그 때 이해찬 의원 보좌관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데 처음 봤을 때 소름이 쫘악 돋았습니다. 대정부 질의가 아니라 연설 수준이었죠.

프랑스 로베스피에르나 푸르동의 논증을 보는거 같았습니다. 푸르동이 그랬잖습니까..

"파리의 법률가, 정치가들을 다 몰아다 세느강에 빠뜨리면 프랑스에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에 파리의 엔지니어 기술자 숙련공 노동자들을 다 몰아다 세느강에 빠뜨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프랑스가 멈출 것이다."

이 말은 생산적 노동에 대해서 존중하자는 뜻으로 말한 것이죠. 실제로 정치가들 같은 사람들을 다 죽이자는 게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은 바로 이런 의와 가치를 주체적으로 실천하신 분이고 그런 마음이 1988년부터 쓰기 시작한 '사람사는세상'에 들어있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역사학적인 발견이죠.(청중 웃음)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 처음 한 말이 '하필왈리' 입니다.

孟子見梁惠王. 王曰, ?不遠千里而來, 亦將有以利吾國乎.

孟子對曰, "王何必曰利. 亦有仁義而已矣. 王曰 '何以利吾國'. 大夫曰 '何以利吾家'. 士庶人曰 '何以利吾身'. 上下交征利而國危矣.

萬乘之國弑其君者, 必千乘之家 千乘之國弑其君者, 必百乘之家. 萬取千焉, 千取百焉, 不爲不多矣. 苟爲後義而先利, 不奪不?."

맹자께서 양나라 혜왕을 찾아 뵈었더니, 왕이 말씀하였다.

"長老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오셨으니, 역시 장차 내 나라를 利롭게 함이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王께서는 하필 利를 말씀하십니까  오직 仁과 義가 있을 따름입니다. 王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利롭게 할까를 말씀하시면, 大夫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을 이롭게 할까 말하며, 선비와 평민(士庶人)들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까 말할 것이니 위와 아래가 서로 이익을 취하려고 하면 나라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만승(萬乘)의 나라(天子國)에서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천승의 가문(公卿)이요, 천승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반드시 백승의 가문(大夫)입니다. 만(萬)에서 천(千)을 취하고, 천(千)에서 백(百)을 취한 것이 많지 않은 것이 아니건만, 만약 義를 뒤로 미루고 利를 앞세우면 모두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양혜왕이 아주 면박을 당한 것이죠. 박살이 났습니다. 이런 대화가 곳곳에 나옵니다.

맹자는 마치 도끼날 같은 분입니다. 이러니 어느 왕이 좋아했겠습니까.

제가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위로는 대통령에서부터 아래로는 시장통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利만을 논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가치와 도덕을 얘기해야 합니다. 오바마가 연설하는거 보세요. 제가 영어는 잘 모르지만.. 끊임없이 정의와 가치에 대해서 말합니다. 지도자의 발언은 가치를 말해야 하는 것이지, 몇 퍼센트 성장하겠다.. 하는 물질적 성장치만을 말해서는 안됩니다. 747공약같은 거...(청중 웃음)

참여정부 시절에 제가 살던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저를 불러 잡더니 얘기 좀하잡니다. 그래서 네 말씀하세요. 그랬더니 "노무현 대통령은 왜 우리를 이렇게 괴롭혀요"라고 합니다. 대연정이니, 한미 FTA니 하며 자꾸만 국민들하고 대화하자고 하니 아주 머리 아파 죽겠다고. 선거해 뽑아놨으면 알아서 할 일이지.. 자꾸 가치를 말하고 이렇게 해야 합니다. 저렇게 해야 합니다 말하고. 익숙치 않은 것이죠. 747 성장 이런거 몇 프로 성장하겠다 이런 말들만 듣기에 익숙한 겁니다.

모두가 이익만을 말한다면 건전한 발전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망하지는 않겠죠. 멍이 들겠죠. 나라가.

다음은 어떻게 무엇으로 의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3. 어떻게 의(義)를 이룰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우리 시대의 의를 추구했습니다. 그는 의를 위해 여러 차례 이(利)를 버렸습니다. 국민은 그것을 보고 그를 신뢰하여 국정을 맡겼습니다. 그는 결국 의를 위해 생명까지 던졌습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그가 추구했던 가치와 지향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언제나 국민과 함께 그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그것이 어려울 때는 혼자서라도 그 길을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람이 불면 사물은 저마다 다른 소리를 냅니다. [*참고 : 송맹동야서(送孟東野序) / 한유(韓愈)]

사람도 그와 같아서 똑같이 의를 구하는 마음이 있어도 선택하는 방법은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면에서 같아야 동지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어느 지점에선가 중대하다고 생각하는 차이점이 생겼다고 해서 마치 적을 대하듯 하는 소위 '최대주의'에 빠지면 의를 이루는 데 꼭 필요한 연대와 협력관계를 만들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날 진보개혁진영 전체가 큰 어려움에 처하고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사람들조차도 힘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최대주의'적 경향성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신은 하나이지만 그것을 계승하는 구체적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 각자는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면서 넓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은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가집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다른 가치지향을 지니고 있으며, 아주 다른 방법으로 그것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국민이 원해서 선택한 대통령이라는 점은 두 분이 같습니다.

국민이 다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하면서 비슷한 방법으로 그것을 실현하려는 정치세력에게 나라를 맡기려 할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 자기 나름의 방법으로 의를 추구하면서도 넓게 연대 협력해 나감으로써 국민이 부를 때 언제든 국민과 함께 길을 떠날 준비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실현하는 일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깨어있는 시민'이 더 많아지도록 하는 일입니다.

각자의 생활공간에서 타인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합니다. 학문 연구, 교육, 출판 등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무현대통령 추모기념사업회와 미래발전연구원도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둘째,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을 조직'하는 일입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생적 자발적 공동체와 주민모임, 시민단체들의 활동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넓은 연대와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주권모임이나 국민참여정당, 민주당도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받아들이고 그 힘을 조직하는 일에 매진해서 크고 작은 승리의 경험과 기억을 축적해야 합니다.

비단 정치와 선거의 영역에서 만이 아니라 일상의 진보를 실현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특히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록]

그럼 어떻게 의로움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견이 갈립니다. 어떻게라는 면에서 드리고 싶은 답은 비석에 쓰인 글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말에서처럼. 조기숙 수석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국민'과 '시민'이 싸우고 있다고.

여기서 국민은 그저 주어진 국민이고 시민은 자기의 처지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고 각성된 국민들을 말합니다. 우리 사회의 갈등 기저에는 이런 국민과 시민 사이의 갈등이 있습니다.

첫째, 깨어있는 시민이 많아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이자 기본과제입니다. 현실을 좀 직시해야 합니다. 저들은 이익을 위해 하나로 똘똘 뭉쳐 있는데 우리는 무엇이 의로우냐라고 서로 싸우죠. 민주당 그분들 보면 의가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비판이 없는데 변할 수 없지요. 왜 지지율이 안 오르는지... 그 당을 지지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의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지지할텐데.. 공익이 아니라 이익집단처럼 비치니까 지지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그런거죠.

말로만 하는게 아닙니다. 사진 거는 게 반성이 아닙니다.(청중 웃음) 이익이 서로 충돌했을때 의를 선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얼마 전에 어떤 전직 의원 한 분이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적으로 무능해서 정권을 뺏기고 했다고 했는데.. 조중동의 논조를 그대로 반복하는 겁니다. 사실을 얘기해야지 오도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말하면 진보는 무능하다는 오도된 얘기를 확산 증폭시키는 자기발에 족쇄가 될 뿐입니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당은 지지율 3% 밖에 안되는데 무능해서 그런 겁니까  토론은 좋으나 오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들은 똘똘 뭉쳐 있는데 우리는 너무 많이 흩어져 있습니다.

신문들도 그렇습니다. H신문. 대연정이니 원포인트 개헌이니 하자고 하니까... 여론조사 한 번 해보고 여론지지 낮으니 접어라 합니다. H신문 구독율 낮으면 신문사 문 닫아야 합니까 

옳고 그름은 숫자가 결정하는게 아닙니다. 불가피하게 다수결로 가야하기도 하지만 다수결이 곧 정의는 아닙니다. 다수결에 승복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은 버릴 수 없는게 있습니다.

어떤 정책도 여론조사 50% 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정치, 언론, 미디어, 시민들이 되도록 더 노력해서 우리시대가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서 눈 뜨고 작은 참여가 많아지도록 전방위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는, 조직해야 합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다양한 방법으로 조직해야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장기요양보험이나 장애인도우미 분들같은 사회복지사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거의 10만명 가까이 되는데 이 분들이 시설장 지배하에서 부당한 차별과 부당한 일을 겪고 있음에도 자기 목소리를 못냅니다. 결속이 안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연결되어 있지 않은 시민들을 아주 다양한 형태로 조직해야 합니다. 생협같은 소비자 단체나 아파트 부녀회, 동대표 같은거 포함해서.

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들어가야 바뀝니다. 혼자는 부족합니다. 우리가 들어가지 않으면 이로움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이익만을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는, 조직된 힘을 행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언소주 운동 같은데라든지, 노무현기념사업회라든지, 촛불.. 주민감시운동.. 좋은교육감뽑기 선출에 참여하고 백마디 불평하는 것보다 한 번 선거에서 이겨버리면 되죠. 모든 절차가 헌법과 법률에 다 열려 있습니다. 열심히 조직하고 결속하고 선거를 통해 하면 됩니다.

그러면 전들 비판받을 게 없겠습니까  서로 다 취향이 다른데 다르다고 해서 친구와 주먹다짐하지 않죠 

다양성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치로 오면 이게 잘 안 됩니다. 이것을 '최대주의(맥시멀리즘)'라고 합니다.

너와 나가 동지라면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같아야 한다는 논리로, 서로 다른게 있으면 분파투쟁을 합니다. 저 쪽은 이로우면 달라도 똘똘 뭉치는데, 의로움을 추구하는 이쪽은 내부투쟁이 더 치열합니다.

이런 역사가 비일비재합니다. 1930년대 스페인에서 프랑코가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이때 마지막까지 항전한 곳이 바르셀로나입니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로냐 왕국의 수도이면서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하는 내륙세력과는 다른 지역입니다. 최후까지 정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바르셀로나에 프랑코가 무혈입성 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 안에서 항쟁하던 막시스트들과 아나키스트들 사이에 내전이 일어나서 서로 총질하고 싸우느라 총알도 다 떨어지고 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가치를 추구하는 진보들은 내부 다툼이 심해요. 이상을 추구하는 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은 냉소적인 말입니다. 진보는 연대의 기술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서로 다름에도 연대해야 합니다. 이런 연대를 막는 결함이 바로 '최대주의'입니다.

이라크 파병 동의안에 찬성했다고 지금껏 지지했는데 '배신남' 이러면서 지지 철회하겠다고 하고, FTA 하겠다고 하니까 '신자유주의자' 이러면서 청와대 홈피와서 지지철회 선언하고... 대추리 문제도 가슴이 아픕니다. 완전 철수가 안된다면 용산보다는 평택이 나은 방법인데.

열 가지 정도 다 동의하는데 한 두가지가 다르다고 해서 진보의 적 운운하는 것은 '최대주의'죠.

독일을 보면 평소에는 서로 싸우다가도 선거 결과 딱 나오면 지지율에 맞게 서로 연정하고 잘 합니다.

오늘 아침 경향신문에 보니까 정태춘 박은옥 두 분 인터뷰가 있었는데 마음이 아렸습니다. 왜 노래를 안 만드냐고 물으니 대답을 빙빙 돌리기는 했는데 결국 좋은 노래 들려주기 싫다는 거죠.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느낀 겁니다. 대추리 문제로 싸울 때 교보문고 뒤에서 노래를 할 때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더라... 그래 그런거야 뭐. 그 마음이 공감됩니다.

현 정부의 행태를 보면 천박하고 비속한 권력행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비판도 날카롭지 못한 현실입니다. 공감합니다. 나 혼자면 되지 뭐. 나 혼자 잘 살고 건전한 시민으로 살면 되지. 생협에서 유기농 음식 먹고 커뮤니티 속에서 같이 책 읽고, 뉴스만 안 보면 되는데...... (청중 웃음)

무엇 때문에 이 사회에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이런 마음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안 나오는거죠.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은 이런 생각하면 안됩니다. 김대중 대통령처럼 국민을 하늘처럼 섬기고, 노무현 대통령처럼 농부가 어떻게 밭을 탓할 수 있느냐고 하듯이 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앞서 말한 이런 마음이 느껴지면 결례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강연하러 다니고 책들도 많이 읽고 글 쓰고 그러고 있는 겁니다.

다음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4. 위로와 격려를 주는 이야기
다시 말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원해서 선택한 대통령이며 한나라당은 국민이 원해서 선택한 집권 다수당입니다.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더 많은 물질적 복지를 가져다주리라 기대했으며, 많은 의구심이 들지만 아직은 그 기대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않는다면, 다음에도 똑같은 기대를 가지고 또 다른 한나라당의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을지 모릅니다. 지난 번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에서 표출된 국민의 요구와 소망은 거기 그대로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한 민심의 역류로 인해 충격적인 패배를 연속해서 당한 진보개혁진영 정치인들이 민심과 세태를 한탄했던 일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좌절감과 회의에 잠겨 있을지 모르는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패배는 이례적인 것도 불합리한 것도 아닙니다. 민주적인 선거로 권력의 향배를 결정하는 모든 나라에서 일어난 적이 있고, 지금도 벌어지는 흔한 일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사회는 자유, 복지, 정의, 평화, 안전, 환경보호라는 귀한 가치를 더 많이 실현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대한민국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진보의 참담한 좌절을 체험한 위대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위로와 격려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몇 권의 책에서 몇 대목을 발췌해 보았습니다.

먼저 소스타인 베블렌(T. Veblen, 1857~1929)의 말입니다. 그는 모든 인간이 원래 보수적이라고 했습니다.

진보와 혁신은 '공인된 인습적 사고방식'과 결별하는 개인의 고달픈 정신적 적응을 요구하기 때문에 빈부와 지위, 남녀와 빈천의 구별을 떠나 모든 인간이 보수를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보수는 '유한계급' 또는 부유층에서 더 두드러지는 정신적 태도이기 때문에 품격있고 고귀한 것인 반면, 진보와 혁신은 저속하고 천박한 것이라는 '인습적 사고방식'이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게 됩니다. 이것은 19세기 종반 미국 사회를 관찰한 책이지만 21세기 대한민국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수주의는 사회의 부유하고 명망있는 사람들의 특징이기 때문에 영예로운 장식적 가치를 얻는다. 이것이 더 심화되면 우리의 관념 속에서는 보수적 견해를 고수하는 것은 당연히 존경받아야 할 대상으로 평가된다....... 보수주의는 상층계급의 특징이기 때문에 품위가 있는 반면, 혁신은 하층계급의 현상이기 때문에 저속(vulgar)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사회적 혁신을 외면하게 만드는 그 본능적 반발과 비난의 가장 단순한 요소는 사물의 본질적 비속성(vulgarity)에 대한 이 관념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자(innovator)가 대변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옳다는 것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그가 치유하려는 악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개인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없을 때 이런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 혁신자는 교제하기에는 불쾌한 인물이며 무른 그와 접촉하는 일을 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혁신은 나쁜 것(bad form)이다."

(유한계급론, 제8장 노동면제와 보수주의)
비슷한 시기에 토지사유제의 폐해를 절절하게 고발했고, 노동조합의 요청을 받아 뉴욕주지사 선거에 나가기도 했던 헨리 조지(H. George)는 위에서 아래까지 만인이 오로지 이(利)을 탐하는 시대에 민주정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부의 평등한 분배가 이루어진 사회에서는, [그리하여 전반적으로 애국심·덕·지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될수록 사회도 개선된다. 그러나 부의 분배가 매우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정부가 민주화될수록 사회는 오히려 악화된다. ...... 부패한 민주정에서는 언제나 최악의 인물에게 권력이 돌아간다. 정직성이나 애국심은 압박받고 비양심이 성공을 거둔다.

최선의 인물은 바닥에 가라앉고 최악의 인물이 정상에 떠오른다. 악한 자가 나가면 더 악한 자가 들어선다. 국민성은 권력을 장악하는 자, 그리하여 결국 존경도 받게 되는 자의 특성을 점차 닮게 마련이어서 국민의 도덕성이 타락한다.

이러한 과정은 기나긴 역사의 파노라마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 되면서, 자유롭던 민족이 노예 상태로 전락한다. ......

가장 미천한 지위의 인간이 부패를 통해 부와 권력에 올라서는 모습을 늘 보게 되는 곳에서는, 부패를 묵인하다가 급기야 부패를 부러워하게 된다. 부패한 민주정부는 결국 국민을 부패시키며, 국민이 부패한 나라는 되살아날 길이 없다.

생명은 죽고 송장만 남으며 나라는 운명이라는 이름의 '삽'에 의해 땅에 묻혀 사라지고 만다.”(Progress and Poverty, X. 'The Law of Human Progress')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잃은 우리의 상실감과 좌절감이 이 글들에서 드러난 베블렌이나 조지의 슬픔만큼이야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런 미합중국 국민들이 오늘날 진보성향이 뚜렷한 유색인종 대통령을 뽑았습니다. 역사의 퇴행도 역사의 진보도 모두 국민들이 만드는 것입니다. 수많은 퇴행 속에서도 사회와 역사의 진보는 계속됩니다. 그것은 인간 그 자체가 발전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방 둘러봐도 희망의 빛이 잘 보이지 않는 때, 위대한 지식인 카(E. H. Carr)는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줍니다.

역사의 본질, 인간의 본성은 진보를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성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본질은 과거 여러 세대의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자기의 잠재 능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다. 현대인도 5천년 전의 조상보다 더 큰 두뇌를 가진 것이 아니며, 더 뛰어난 선천적 사고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현대인은 여러 세대의 경험에서 배우고 그것을 자기의 경험과 결부시킴으로써 사고의 효율성을 몇 배로 확대하였다.

생물학자들이 부정하는 획득형질의 유전이야말로 사회 진보의 토대인 것인다. 역사는 획득된 기술이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됨으로써 이루어지는 진보이다. ...... 진보에 대한 믿음은 어떤 자동적인 또는 불가피한 진행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인간능력의 계속적 발전에 대한 믿음이다. 진보는 추상적인 말이다. 인류가 추구하는 구체적 목표는 역사의 흐름에서 때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지 역사 밖에 있는 어떤 힘의 원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역사란 무엇인가, 제5장 진보로서의 역사)

"과학이든 역사든 사회든, 인간 세상의 진보는 현존하는 제도를 조금씩 점진적으로 개선(piecemeal reform)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이성의 이름으로 그 제도와 그것을 떠받치는 공공연한 또는 은폐된 가설(assumption)에 근본적인 도전을 감행한 인간의 대담한 결의를 통해 이루어졌다."(역사란 무엇인가, 제6장 넓어지는 지평선)

[강의록]

진보에 대한 절망감과 회의가 있는 분들이 있을텐데요. 여기 아주 위로가 되는 글을 몇 편 소개해 볼까 합니다.

소스타인 베블렌이라는 시카고대에서 설립자 룩펠러를 신랄하게 비판한 책을 쓰고 했던 분인데, 이 분의 책에는 각주가 없습니다. 일반적인 논문 쓰는 룰에 대해 무시하고 썼지만, 19세기 책 중에서 아직도 읽히는 '유한계급론'의 저자입니다. 죽을 때도 캘리포니아 시골 오두막에서 아무도 없이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 죽었습니다.

죽은 이후에 제자들이 찾아갔을때 그의 유서에 아무 것도 나를 기념하지 말고 행사도 말고 기념비도 세우지 말고 모든 미완성원고는 다 불태우고 가장 값싸고 신속하게 장례를 치루라고 했습니다.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온 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분이 주장하기를 모든 인간은 보수적이라는 것이죠. 이른바 '제도학파'의 견해인데요. 미국 진보주의의 전통이 바로 '제도학파'와 연관이 깊습니다. 왜냐  인간은 제도 속에 살아가기 때문에 '공인된 인습'에 매여 있기 때문에 보수적이라는 것입니다.

자기 집도 없는 사람이 왜 종부세에 대해 비판을 할까?(청중 웃음) 한나라당을 주로 지지하는 핵심 지지층이 저소득, 저학력, 고령층 아닙니까  그런데 한나라당이 저소득 저학력층을 위한 정책을 합니까  그런데도 지지합니다.

생활환경의 변화에 민감할수록 진보적이고 그래서 진보는 가끔씩 이깁니다. 그게 진보의 운명입니다. 슬픈 운명이죠. 보수가 말아먹고 다 죽고 아비규환이 되었을때 한번씩 이기는 겁니다. 사실 10년 집권 굉장히 길게 한 겁니다.

한 번은 IMF로 한 번은 군대 안가고 고가빌라에 이상한 보수와 연대하고 그래서 아주 이상하게 두 번 이긴거잖아요 

"진보의 슬픈 운명"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덜 아파요.(청중 웃음) 그래 이 기분이야. 이제 또 새로 시작하면 돼~!(청중 박수)

지금 대한민국은 대통령부터 장바닥 서민에 이르기까지 모두 利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가끔 인류사회가 총명할때 '진보'가 집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비하나 부당한 불행의식은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이 매우 정상적인 사회라는 것입니다.(청중 박수)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질의응답]


Q. 정말 저들은 자기들이 옳다고 믿고 하는걸까  아니면, 이익 때문에 하는걸까 

A. 저들이 불공정하다고 해서 우리도 불공정해서는 안될겁니다. 다만 인식의 부조화가 왔을대 사람들은 그 부조화를 탈출하기 위해 어느 한 쪽을 믿는 것이죠. 그래야 마음이 편하니까. 미디어법을 하면 경제가 좋아진다 진짜 믿는것이죠.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니까. 스스로 깨우쳐야 겠지요.

Q.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분들을 보면 하나같이 눈이 하트모양이다. 인간적 매력의 비결은 

A. 다 아시면서 하는 질문인거 같다. 제가 아주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면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분이셨다. '여보 나 좀 도와주'라는 책을 보면 처음에 어떤 얘기가 나옵니까  변호사로서 부당수임했던 아주 못된짓 했던게 나오죠. 이례적입니다. 보통 정치인들이 자서전을 쓸 때 안 그러는데, 이번에 나온 '성공과좌절'에도 처음에 어린시절 필통 뺏은 이야기가 나오죠. 원래 자랑하는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데, 상탄거 이런거. 그러지 않고 부끄러운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참 특이한 분입니다. '영혼의 수줍음이 많은 분'입니다. 맹자의 사단론에 보면 羞惡之心이 있는데, 이 수오지심이 압도적으로 강하세요. 그래서 자꾸 옳고 그름을 따지지요. 자꾸 시비를 가릴려고 하지요. 처음에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변호사가 정지되어 도울 수 없게 되니까, 국회의원이 되면 더 잘 도울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나간 겁니다.
겉보기에는 시비지심이 더 보이지만 속으로는 수오지심이 더 강한 분이었습니다. 당신 자신이 돌아가신 것도 이것과 관련이 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은 매우 불공정하게 다뤘죠. 저는 이명박 대통령과 검찰 스스로 자기 영혼을 구원할 길을 가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Q. 시민주권모임과 국민참여정당에 대해 많은 얘기가 있는데 둘의 관계에 대해... 자리매김에 대한 생각이 듣고 싶다.

A. 먼저 노무현의 '사생취의' 정신으로 지금의 낡은 정치 풍토를 바꿔내는게 중요합니다. 이익을 해체할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도전은 다 위험합니다.

지금의 정치구조는 '썩은 문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몇 신당하는 분들은 세게 걷어차면 부숴질거 같다고 생각해서 지금 막 걷어차고 있는 형국이고, 시민주권모임은 '여럿이 힘모아 해야 될텐데' '지금은 잘 안될낀데' 뭐 이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주권모임은 일단 지금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우리 흩어지지 말자. 참여정당은 문짝 신나게 차고 있습니다.

저는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자기 마음에 확신이 없으면 설득도 못하고, 감동이 없으면 감동을 주지도 못합니다.

'붉은 심장의 설레임'이라는 최인훈님의 광장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얘기인데.. 문짝 걷어차면 그럴거 같아요. 설레임.

실패할지라도 확신이 없으면 감동도 없습니다. 저번 인터뷰에서도 얘기했는데, 요즘 정치를 보면 '향기'가 없습니다.

이상의 향기가 있는 사람은 빛이 나요. 사람도 향기가 납니다. 기존 정당의 모습 속에서는 전혀 그런 향기가 없습니다.

Q. 민주주의는 공기와 같은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지켜갈 수 있을까  진보는 보수가 엎어질 때만 움직이는가 

A. 보수가 결정하는게 아니구요. 위로 받으시라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강연자료 아래 E.H.카의 말에 보면 인간을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 광고 좀 하면, 청춘의 독서라고 젊었을 때 읽었던 14권을 골라서 50대에 다시 읽고 쓴 책입니다. 열흘 전에 탈고했고 10월 경에 나올 것입니다. 그 중에 한 권이 역사란 무엇인가인데 마음에 위안이 됩니다.

진보에 대한 믿음, 인간의 정신적 발전을 믿는게 진보의 믿는 것이라는 겁니다. 인간의 기본 의식의 지하에는 탐욕과 공격성이 있습니다. 독점력. 그러나 사회 도덕적 기능이 발전하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진보가 계속 된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때로 역행을 하기도 하지만 인간 자신의 믿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이른바 '야금야금 개혁', '점진적' 개혁으로는 역사적인 큰 진보가 없습니다. 인습적 사고방식을 바꾸기 위한 대단한 결의가 있어야 가능했습니다.

그렇다면 보수의 그 무능력을 누가 입증할 것인가  누가 맡을 것인가  근본적이 도전이 필요합니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란 말이 있습니다. 삼국지인가 나오는 말인데요. 보수가 망가지길 기다리는게 아니라 끊임없이 도전을 계속해야 합니다.

좋은 책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라는 슈테판 츠바이크가 지은 책입니다.

내용 중에 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 이야기가 있습니다. 칼뱅의 스위스 제네바 체제의 가장 끔찍한 독재를 비판했는데 지금이야 제네바가 자유의 도시이지만 칼뱅 체제에서는 쇠기둥에 묶어 화형시키는 마녀사냥도 있었고 다양성과 관용이 없었던 시대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천국으로 바뀌었죠. 카스텔리오 같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도전했기에 가능하지 않았겠습니까 

이명박 정부는 사실 별개 아닙니다. 되돌릴 수 없는 것을 되돌리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성서 어디에 자기의 생각과 다른 경쟁자를 죽이라고 나와 있습니까  구약 말고 신약에.. 예수를 죽인 것은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 것은 그들의 공격성의 발현이었을 것입니다.

결코 그런 식으로 그들이 말하는 영혼의 구원은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믿는 교리로 볼 때 뉘우치고 회개해야 합니다. 자신이 믿는 분에게 구원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물으시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를 해야죠. 생활인으로서 취미로서 다른 소비를 줄이고 여력을 모아서 근본적인 도전을 이성의 힘으로 해야죠.

Q. 유시민에게 이해찬이란 

A. 대선 경선 때 어떻게 이겨보려고 했는데 안됐습니다. 저한테는 멘토 같은 큰형님 같은 분입니다.

88년 경찰 수배 받을때 와서 보좌관하면 수배 풀어줄게 해서 처음 보좌관 시작하고 2년 반 했고, 84년 첫 구속되었을 때 관악경찰서에 제일 처음 와서 시끄럽게 싸워준 분이 이해찬 총리님이었습니다. 그 분 댁에서 몇 달 산적도 있고.

근데 요새 좀 늙으신거 같더라구요. 부엉이 카페에서는 시아버지감으로 점찍은거 같고. 깐깐하고 경우 바르고 스마트하고. 시아버지감으로 딱이지 않습니까?(청중 웃음)

Q. 머리는 일부러 기르셨나  축구스타처럼 멋있다.

A. 최근에도 머리때문에 지청구를 들었는데, 사실은 좀 묶어보고 싶은데...(청중 박수) 괜찮은거 같은데...(웃음)

Q. 대통령께서 유시민 장관님을 '노무현과'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 

A. 아마 퇴임식 날 때 있었던 일인데... 저한테 미안하신게 있었나봐요. 저는 제가 오히려 죄송하고 미안한데..

노무현 대통령은 가서 기대고 편안히 의지할 지도자가 아닙니다. 지도자면 다 해주세요 그럴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뭘 해드려야 하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참여유발형 지도자'였습니다. (청중 웃음)

제가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하셨었나 봐요. 곧 국회의원도 떨어질텐데... 그러시면서. 같은 노무현과이기는 하죠.(웃음)

Q. 역사 철학적 고민만 언제까지 할 것인가  앞으로의 대구경북 재도전 또는 정치활동 계획은 

A. 나라걱정도 많이 하죠. 그런데 지금은 별로 안 내켜서 안하고 있습니다. 강연이나 다니고... 있는거죠.

대구 재도전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은 7년 전으로 돌아와서 글쓰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할지 말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 출마할지 말지는 그 다음 고민이겠죠.

내면의 확신이 있으면 하겠죠. 그러나 아직 내면의 확신이 없습니다. 한번 사는 인생 소신대로 살아야지.

지금은 김대중 대통령이면 노무현 대통령이면 지금 어떻게 하셨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연대가 쉽지 않은데... 연대의 좋은 방법은 

A. 누가 주도해야죠. 거래를 하는건 힘들고 안되고... 먼저 손 내밀고 도와주고 친해지려면 필요한 사람이 되면 됩니다.

개인이든 모임이든 필요한 존재가 되어주는게 연대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자회에서 물건 비싸게 사주면 그분들 좋아하잖아요  (청중 웃음) 먼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주는것입니다.(박수 길게 이어짐) [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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