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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고 또 짓고…거대한 ‘쇼핑시티’ 건설 야심: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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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고 또 짓고…거대한 ‘쇼핑시티’ 건설 야심

편집부 | 기사입력 2014/01/22 [10:21]

짓고 또 짓고…거대한 ‘쇼핑시티’ 건설 야심

편집부 | 입력 : 2014/01/22 [10:21]


[내외신문=인천연합] 인천의 노른자위 공유재산이 롯데에 거침없이 팔려나갔다. 재정위기의 늪에 빠진 인천시를 건져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명분에 눌려 그 땅은 속절없이 한 대기업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정말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하는 고민도, ‘혹 다른 방도는 없는지’하는 대안 찾기도 그리 치열하지 않았다. 당장 급하고, 조급한 나머지 따지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팔아 넘겼다. 묘하게도 지방선거가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재빨리 해치웠다.

땅과 건물을 사들인 대기업은 복합문화단지라는 거대 개발 프로젝트로 인천의 상권을 휘어잡겠다는 심사다. 이참에 경쟁 기업이 아예 발을 못 붙이도록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눈치다. 그 기업은 개발 사업으로 돈을 벌지 모른다. 하지만 공유재산을 잃어버리는 인천 시민들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인천시는 오는 23일 롯데쇼핑㈜과 구월농산물도매시장 터(6만810㎡)와 건물(4만4천102㎡)매각을 위한 본 계약을 맺는다. 일반상업지역인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감정가격은 3천56억 원이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롯데쇼핑과 투자약정서를 체결하고, 재무상황과 자금조달, 개발계획 등에 대해 실사를 벌여왔다.

시는 또 지난해 1월 30일 중심상업지역인 인천터미널 부지(7만7천816㎡)와 건물(신세계백화점 및 터미널프라자·연면적 16만1천750㎡)의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당사자는 역시 롯데인천개발㈜였고, 매매가는 9천억원이었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신헌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2012년 9월 27일 ‘인천종합터미널 부지개발을 위한 투자약정서에 서명한 이후였다.

1년 새 1조2천여억 원에 이르는 공유재산을 롯데 측에 넘긴 것이다. 인천시의 명분은 재정위기 극복이었다.

롯데 측에 넘어간 인천터미널 부지의 공시지가는 ㎡당 660만원이었다. 271만원이었던 2012년에 비해 2.4배나 치솟았다. 롯데 측 입장에서는 공시지가 상승으로 금융권에서 더 많은 매입 자금을 끌어당길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공시지가 상승은 구월농산물도매시장으로 옮겨질 수 있다. 이전으로 비워질 구월농산물도매시장 터 위에 건폐율 70%에 용적률 1천%까지 건물(주상복합)을 올릴 수 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의 현재 건폐율(30.9%)과 용적률(41.02%)을 감안하면 엄청난 개발이익이 예상된다.

롯데쇼핑은 지금의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2016년 말까지 남동구 남촌동 자연녹지지역이자 개발제한 구역(17만3천188㎡)으로 옮기면 그곳에 인천터미널 터를 잇는 대규모 복합문화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버스터미널(연면적 9천916㎡) 기능을 유지하면서 백화점(10만7천183㎡)과 마트(1만3천223㎡), 디지털파크(1만3천223㎡), 시네마(5천157㎡) 등 복합개발을 추진한다는 개발계획을 제시했다. 오는 2017년이면 신세계 백화점의 장기임대 기간이 끝나 구월농산물도매시장 터와 연계 개발이 가능하다.

롯데는 프랑스의 라데팡스나 도쿄의 미드타운처럼 이 일대를 복합문화단지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주변은 구월보금자리 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2015년이면 5천여 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 그만큼 매력 있는 땅이다.

롯데는 송도국제도시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ㆍ미국 게일사와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으로부터 사들인 송도국제도시 내 8만4천400㎡을 사들였다. 롯데는 복합쇼핑몰인 ‘롯데몰 송도’의 1단계 유통시설인 롯데마트를 개장했다.

송도국제도시 내 첫 대형 할인매장인 롯데마트 송도점은 송도컨벤시아 인근에 지하 2층, 지상 3층, 총면적 3만2천394㎡규모다.

롯데몰 송도 2단계 사업은 오는 2017년 말경에 완공될 예정이다. 41만4천㎡규모인 이곳에는 백화점ㆍ쇼핑몰ㆍ영화관ㆍ호텔ㆍ오피스빌딩 등이 들어선다.

◇ 재정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나?
인천시가 롯데 측에 부랴부랴 땅과 건물을 팔아넘긴 데는 재정위기 해결의 긴박함 때문이었다. 현금 유동화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부채 규모가 40%에 육박해 지방채조차 발행할 수 없는 처지였다. 알토란같은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천억 원에 넘긴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인천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에서 나오는 연간 임대료는 모두 172억 원 정도다. 터미널에서 31억5천900만원, 신세계백화점에서는 140억6천100만원이 나왔다. 또 임대보증금 1천751억 원에 달했다.

시가 터미널부지와 건물을 팔면서 인천교통공사의 수입은 줄게 마련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250억 원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인천교통공사에 지원했으며 2016년까지 매년 수백억 원씩 분할 지원해야 한다. 인천터미널과 신세계 백화점 임대 수입과 시가 책임져야할 인천교통공사의 지원금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롯데의 9천억 원은 그리 재정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아닌 셈이다.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등장한 구월농산물도매시장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 터의 감정평가액이 3천56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대금 역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롯데 측으로부터 매각대금을 받아 남동구 남촌동 일대 땅 17만3천188㎡를 사들여야 한다. 훼손지 복구비 76억 원을 포함해 새 농산물도매시장의 사업비는 2천47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6년 이후이지만 설사 매각대금으로 새 농산물도매시장을 짓고 남는 돈이 생길 지라도 인천시 재정으로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라데팡스나 도쿄 미드타운 될 수 있나

롯데 측은 구월농산물도매시장과 인천터미널 터를 프랑스의 라데팡스나 도쿄의 미드타운과 같은 복합문화단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라데팡스나 도쿄 미드타운으로 탈바꿈시키기에는 놓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라데팡스는 1958년부터 30여년에 걸쳐 장기 개발구상을 마련한 복합문화단지다. 프랑스의 대통령인 미테랑과 파리 당국 등 자치단체로 구성된 라데팡스 개발위원회가 쉼 없이 고민했던 프로젝트로 1990년대에 비로소 대부분의 공사가 마무리 됐다.

그만큼 철저한 계획에 따라 첨단업무·상업·판매·주거시설 등은 고층·고밀도로 들어섰고, 고속도로·지하철·일반도로 등은 지하로 뚫려 도심 혼잡이 거의 없다.

도쿄 미드타운의 도시계획은 2000년 방위청이 히노키쵸에서 이치가야로 이전하면서 시작됐다. 도쿄 미드타운은 국유지로서는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토지매각 전정부에 의해 구획계획에 따른 개발의 큰 틀이 결정됐다. 도시계획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10만2천㎡규모에 3천700억엔(한화 3조원)이 투입된 도쿄 미드타운은 2007년 3월 그랜드 오픈을 했다.

일반경쟁 입찰로 토지매각절차를 진행한 도쿄 미드타운은 오피스, 주택, 상업시설 용도로 유례없는 복합도시다. 도쿄 미드타운은 자연친화적이고, 각 건물들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작품이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도시개발사업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치 덕에 상업시성 연간 매상이 300억 엔, 연간 방문자가 3천만 명에 이를 수 있었다.

하지만 인천터미널과 구월농산물도매시장에 세울 복합문화단지는 이런 준비가 없었다. 단지 공개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라도 땅를 팔기에 급급했다. 이 일대는 인천 최대의 상습 교통정체 지역이다. 더군다나 구월보금자리 주택단지 입주로 더 큰 교통정체가 예상된다. 시민들이 롯데의 복합문화단지 건설을 우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천신문=박정환 기자] 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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