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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와 프로네시스의 협화음을 보여준 마이클 샌델과 이재명의 대담: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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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와 프로네시스의 협화음을 보여준 마이클 샌델과 이재명의 대담

김성우/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기사입력 2021/12/21 [21:49]

소피아와 프로네시스의 협화음을 보여준 마이클 샌델과 이재명의 대담

김성우/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입력 : 2021/12/21 [21:49]

세계적인 석학인 마이클 샌델과 정책에 뛰어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대담은 철학도로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철학과 정치라는 대단히 이질적인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치철학적인 주제인 공정을 놓고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지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요란한 비난이 나왔다. 부친 땅 투기 의혹을 받고도 국민에게 화를 내고 의원직을 사퇴한 윤희숙 전 의원은 이 대담을 일종의 코미디 찍기라고 부정적으로 봤다. “이 후보와 샌델 교수는 서로 공감하기에 멀고도 먼 상대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 후보와 샌델 교수의 대담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윤 전 의원의 마음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특권층의 반칙과 불공정에 익숙한 나머지, 철학자와 정치가 사이의 이색적 협화음이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윤 의원은 경제학이라는 아카데믹한 지식에 익숙한 인물이다. 아카데믹한 지식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에피스테메라고 불렀다.

반면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아카데믹한 지식을 실생활의 사건들과 연결하여 설명하는 능력이 탁월한 학자이다. 이런 면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적인 전통을 잇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한 정책 지향적인 정치인이다. 이 후보가 샌델 교수에게 불평등과 불공정의 경제적 해법을 물었을 때 무릎을 쳤다.

물론 샌델 교수는 소피아의 차원에서 답변했다. 실제적인 정책적 차원은 결여되었지만, 원리의 차원에서 특유의 유려함을 보여주었다는 말이다.

소피아는 그리스어로 철학적인 지혜를 뜻한다. 철학은 그리스어로 필로소피아이다. 소피아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샌델 교수의 답변을 들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을 비판한 말이 떠올랐다.

플라톤은 철학자가 통치차가 되는 이상적인 정치체제를 꿈꿨다. 이런 견해를 비판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가 왕이 되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은 없다고 했다. 명분에 치우쳐 병자호란를 당한 인조 때의 성리학자들이 떠오른다.

실질적인 정책적 해법을 질문한 이재명 후보에게서 실천적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실천적 지혜를 아리스토텔레스는 프로네시스라고 했다.

철학적 지혜와 실천적 지혜, 소피아와 프로네시스는 서로 이질적인 요소가 있다. 그렇지만 철학적 지혜가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삼아 실천적 지혜가 구체적인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적인 세계화가 휩쓴 뒤 기생충의 불평등한 현실에서 오징어 게임이라는 무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에게 마이클 샌델의 소피아는 공동체적인 정치철학과 시민의 미덕이라는 윤리를 제시하며 능력주의가 엘리트의 세습주의의 포장지로 변질된 현실을 개탄한다. 공정은 착각이었다.

 

이재명 후보의 프로네시스는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에 주목하며 불평등과 불공정을 시정할 구체적인 정책들을 제안한다.

 

우리 시대의 근본 원리를 철학적 지혜가 밝히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 실천적 지혜가 해법을 보여주는 묘한 협화음이 그 대담에서 울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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