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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공포이야기+왕따 문제 함께 버무러져 있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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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공포이야기+왕따 문제 함께 버무러져 있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2/28 [18:56]

“전통적인 공포이야기+왕따 문제 함께 버무러져 있다”

편집부 | 입력 : 2015/12/28 [18:56]


연출가 존 티파니/사진제공=신시컴퍼니

 

[내외신문=심종대 기자]‘렛미인’은 미국에서 영화가 리메이크 되면서 사용된 제목으로, 초대를 받아야만 인간의 방에 들어갈 수 있는 뱀파이어들만의 독특한 규칙으로, 연출가 존 티파니를 통해 연극 ‘렛미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Q. 연극 ‘렛미인’의 어떤 점에 매혹됐나?

 

A. 영화는 매우 단순했다. 특수 효과를 많이 쓰는 뱀파이어 영화에 비해 이 영화는 ‘마치 사무엘 베케트가 뱀파이어를 썼다면 이렇지 않았을까?’하는 느낌을 주었다. 이 작품은 호러 영화가 아닌 러브 스토리에 가깝다. 외톨이 소년이 한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졌는데 그녀가 뱀파이어이다. 그런 부분이 흥미롭다. (저는) 영화를 보고 소설을 봤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 작품을 연극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에는 무브먼트가 들어갈 만한, 제가 좋아하는 요소들을 첨가할 공간이 상당히 있었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당신은 사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평생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을 위해 많은 시간을 포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사진/이은지(일라이) - 주진모(하칸)

 

Q. 연극 ‘렛미인’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A. 호러 장르의 잔인한 장면을 무대로 옮긴다는 발상이 좋았다. 사실 연극 무대는 뱀파이어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는 종종 우스꽝스럽거나 환상 속의 이야기로만 치부되기 일쑤이지만, 브람 스토커(드라큘라 소설을 쓴 아일랜드 작가)의 드라큘라뿐 만 아니라 아시아, 인도, 남미 등 모든 문화의 뱀파이어 이야기들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뱀파이어 이야기를 다룬 많은 작품 들 중에서도 ‘렛미인’은 훨씬 더 진일보한 면모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뱀파이어 이야기에서 뱀파이어는 젊은 여성의 처녀성과 피를 취한다. 순수함을 잃고 어른이 된다는 것의 비유적인 표현이고, 뱀파이어를 소재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항상 흥미롭다. 그런데 여기서 더해 ‘렛미인’은 사랑을 다룬다. 순수한 사랑이 더 나아가 한 걸음 더 성장한 , 현실적인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저의) 눈길을 끌었고,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면 정말 멋질 거라 생각했다.

 

Q. 심플한 무대, 보고도 믿기지 않는 무대 효과, 공간과 시간을 채워주는 음악과 배우들의 무브먼트, 지금까지 연극과는 새로운 스타일의 연극 ‘렛미인’이다. 이번 공연에서 무대를 통해 보여 지는 것은 어떤 것인지?

 

A. 관객들이 객석으로 들어오면 하얀 눈이 쌓인 숲 속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숲 속은 거실이기도 하고, 침실이기도 하다. 마치동화 속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숲은 바로 모든 죽음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나는) 극 중,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과 그들의 관계를 흥미롭게 다루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인간이 아닌 인간이자 엄청난 힘을 가진 뱀파이어, 그 힘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어떤 무서운 장면을 영화로 볼 때는 “저것은 특수효과야”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무대 위 바로 눈앞에서 뱀파이어가 사람의 피를 빨아 마시는 걸 보면 영화와 다른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자리에 않자 진정한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누구도 공연 중간에 “멈춰”라고 하진 않겠지만, 막상 공연이 끝난 후엔 “진짜 그러고 싶었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 관객들에게 (저는) “어디 한번 공연이 끝날 때까지 ‘멈춰!’라고 소리치지 않고 관람해 보시지!”라고 도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제가 좋아하는 요소인 무브먼트와 음악에 중점을 뒀다. 이 작품이 다른 연극들과 달리 새로운 것은 바로 배우들의 무브먼트다. 안무처럼 표현되는 배우들의 무브먼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 또 다른 소통의 방법이다. 그리고 공연 사이 끊임없이 사운드블랙이 흘러나와 관객들의 정서를 작품에 고정시킬 수 있게 만들었다.

사진/박소담(일라이)-안승균(오스카)

 

Q. 한국 관객들에게 한 마디?

 

A. 자연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극장스러운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극장은 상상할 수 있는 장소이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무대에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중간 어디쯤에서 만나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세트를 좋아한다. 연극 ‘렛미인’ 무대도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서 흔치 않은 무대가 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뮤지컬과 같은 안무와 끊임없는 음악, 그리고 피가 낭자한 무대를 보게 될 것이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고, 결코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 자부한다. 이 작품은 무엇인가 짧은 단어로 설명한다면 바로 ‘사랑’과 ‘뱀파이어’이다.

 

그리고 지난 해 ‘원스’ 오디션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명성 대표와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공포 이야기와 왕따 문제가 함께 버무러져 있는 작품으로, 이 작품을 한국에서 올린다는 것이 대단히 기쁘다.

 

연출가 존 티파니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한국에는 연극 ‘Black Watch’를 통해 알려졌다. 이 작품으로 지난 2009년 올리비에상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뮤지컬 ‘Once’로 2012년 토니상과 드라마 데스크상에서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했다. 이 외에도 연극 ‘Glass Menagerie’ The Missing’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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