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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백성을 향한 위로부터의 혁명, 창작가무극<뿌리 깊은 나무>: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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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백성을 향한 위로부터의 혁명, 창작가무극<뿌리 깊은 나무>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0/16 [05:14]

(공연리뷰) 백성을 향한 위로부터의 혁명, 창작가무극<뿌리 깊은 나무>

편집부 | 입력 : 2015/10/16 [05:14]


사진/윤빛나기자

 

[내외신문=김미령 기자]너울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 때로는 누군가를 피안의 세계로 인도하고 백성을 향한 임금의 애민이 되기도 한다. 그 마음을 담은 글자가 세상을 향해 너울너울 날아간다. 나비처럼.


창작가무극는 작가 이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뮤지컬 의 콤비 한아름 작가과 오상준 작곡가가 다시 힘을 합한 작품이다.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 살인사건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향한 인물들의 신념과 행동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다.


창작가무극이란 간단히 말해 우리 역사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해 선보이고 있는 서울예술단이 2015년 정기공연 마지막 작품으로 창작가무극의 막을 올렸다.


우리 글자를 만들기까지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고?단단히 마음을 지켜?위로부터의 혁명을 기어이 이룬 세종대왕과 당시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고모인 덕금의 죽음과 관련해 임금인 세종에 개인적인 원한을 가진 강채윤이 북방에서 공을 세우고 궁으로 들어와 겸사복이 된다. 집현전의 학사 장성수가 경복궁 후원의 우물 속에서 발견되는데 범인을 잡으면 고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얘기해주겠다는 조건으로 수사권을 받게 된다. 반촌의 백정 가리온, 학사 성삼문과 함께 진상 파악에 나서지만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두 번째, 세 번째 살인이 일어나는데.......


타다만 마방진, 피해자들의 몸에 새겨진 먹물을 이용한 문신, 그리고 저주받은 금서로 전해지는 고군통서. 살인사건을 추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왜 이런 일이 있어났는가?”질문하며 전개된다. 훈민정음 반포를 앞두고 새 시대를 열고자 하는 젊은 학사파와?자신들이 가진 힘을 놓지 않으려는 듯 보이는?정통세력간의 암투가 스피디하게 흘러간다.


서울예술단의 강력한 무기, 환상적인 군무와 타악기 연주, 끈끈한 단원들의 좋은 호흡이 세 시간의 러닝 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채우고 있다.


세종대왕은 군주로서의 책임감과 애정으로 위로부터의 혁명을 통해 이루려한다. 한결같이 지켜 낸 신념은 끝없는 고뇌를 만들어낸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짐작조차 어려웠던 역사를 실감할 수 있으며 그것은 생각보다 훨씬 벅차다.


지키려는 자와 알면서도 떠나보내는 마음, 보다 더 큰 이상을 향한 희생. 이러한 군주가 우리 역사 속에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그 만큼 뭉클하다. 한글이 얼마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이며 훌륭한 글자인지에 대한 것보다, 그 글자가 시대를 열고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군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벅차게 다가온다. 오직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답게 살고자하는 그들의 염원을 이루어주려 만들어낸 것이다.


힘이 있다면. 그러나 정말 그 힘을 가졌을 때 자신의 욕망을 위해 휘두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진짜 힘이고 능력이다. 보이지 않는 위협마저 감내해야했던 군주가 있었기에 우리에게 최고의?선물이 주어진 것이다. 자랑스러운 글자, ‘한글’이.


왕으로서 백성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치기어린 과거를 떨치고 성장하게 했으며, 충분히 만족하며 주저앉아도 되는 현실을 뒤로하게 하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을 꾸게 했다. 시대를 앞섰던 만큼 희생을 감수해야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어낸 것이다. 진정한 리더란 어떤 인물일까, 원하는 것을 우격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마저 뛰어넘는 진심을 먼저 가져야하는 것이 아닐까.


공연을 돕는 효과에서 이제는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어야하는 작품을 완성하는 중요한 위치가 된 영상이 조금은 복잡한 스토리의 이해를 돕고 있다. 서울 예술단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활용했으나 아무래도 시간의 제약 때문에 2막 중반을 넘어서는 급히 전개되다 마무리 지어지는 것이 아쉽다.


군주의 마음을 벅차게 전하는 세종대왕 역에 작년에 이어 객원 서범석, 살인사건을 수사하며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강채윤 역에 한결 여유로워진 예술단원 김도빈, 객원 송용진, 왕을 지키는 호위무사 무휼에 최정수, 왕과 채윤을 돕는 학사 성삼문 역에 박영수, 반인이지만 세종의 조력자 가리온 역에 김백현,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궁녀 소이 역에 박혜정, 채윤의 고모 덕금 역에 김건혜, 왕의 뜻과 맞서지만 진정한 충신 최만리 역에 금승훈, 때로는 죽음의 사신이 되기도 하고 세종대왕의 마음을 백성에게 전하기도 하는 나비의 모습을 우아하게 보여주는 박소연, 이종한, 박석용, 고미경, 고석진, 조풍래, 변재범, 형남희 등 서울예술 단원이 총출동한다.


한글날인 9일에 개막한 창작 가무극 는 18일까지 국립중앙 박물관의 극장 용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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