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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수현재컴퍼니, 문삼화 번역/연출 ‘잘 자요 엄마’: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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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수현재컴퍼니, 문삼화 번역/연출 ‘잘 자요 엄마’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7/09 [21:30]

(박정기의 문화산책) 수현재컴퍼니, 문삼화 번역/연출 ‘잘 자요 엄마’

편집부 | 입력 : 2015/07/09 [21:30]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주)수현재컴퍼니의 마샤 노먼(Marsha Norman) 작, 문삼화 번역.연출의 ‘잘 자요, 엄마('night, Mother)’를 관람했다.

 

마샤 노먼(Marsha Norman 1947~)은 엄격한 감리교 신자 집안에서 태어나 켄터키에서 외롭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님은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거나 심지어 텔레비전이나 영화 보는 것조차 금할 정도로 독실한 감리교 신자였다. 마샤 노먼은 어릴 때의 그 외로움이 자신을 작가의 길로 인도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와중에서도 피아노 연주나 독서, 공연 관람은 허용되어 루이스빌의 액터즈 씨어터(Actors Theatre)에서 테네시 윌리암스의 ‘유리동물원’이나 아동극 등을 볼 수 있었다. 조지아의 아그네스 스콧 칼리지(Agnes Scott College)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녀는 졸업 후 ‘루이스빌 타임즈’에서 기자로 일하며 책이나 공연, 영화 리뷰나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게팅 아웃(Getting Out)’(1977)은 마샤 노먼의 첫 작품으로 액터즈 씨어터의 상임연출 존 조리(Jon Jory)로부터 공연제안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캔터키 주립병원에서 신경증을 앓고 있던 젊은이들과의 만남과 생활경험이 작품창작에 큰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강도, 유괴, 살인 등으로 여덟 번이나 감옥에 들어갔다가 가석방된, 생생히 살아있는 여성인물 창조가 가능했던 것이다.

 

‘게팅 아웃(Getting Out)’은 미국연극비평가협회(American Theatre Critics Association)에 의해 ‘가장 새로운 연극(the best new play)’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1977-1978 최우수 작품집(The Best Plays of 1977-1978)’으로 요약 출판되었다. 이 연극의 성공으로 마샤 노만은 뉴욕으로 거주지를 옮긴다.

 

그녀의 말을 빌리면 “살아있는 작가들의 세계가 필요했으며…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들, 감각이 살아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액터즈 씨어터를 위해 몇 편의 단막극을 썼으며, ‘굿나잇 마더('night, Mother)’(1983)를 발표하기 전 ‘서커스 발렌타인(Circus Valentine)’(1979)이라는 장막극을 썼다.

 

‘굿나잇 마더('night, Mother)’는 퓰리처상뿐만 아니라 4번이나 토니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되었던 작품이다. 4년 후 첫 소설집 ‘운명을 점치는 사람(The Fortune Teller)’과 이어 희곡집 ‘Four Plays’과 브로드웨이 뮤지컬 ‘비밀의 정원(he Secret Garden)’(1991)을 출판했다. 1995년에 발표한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The Bridges Of Madison County)’는 영화화되어 크린트이스트우드가 감독하고 메릴스트립과 함께 출연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2005년에는 ‘컬러 퍼플(The Color Purple)’을 발표 공연했다.

 

문삼화는 1967년 9월생으로 University of Northern Iowa(UNI) 연극과 출신이다.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연출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 ‘뽕짝’ 그 외 다수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제16회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한 미모의 연출가다.

 

무대는 델마 케이츠의 집이다. 하수 쪽에는 벽면에 조리대가 있고, 그 앞으로 냉장고와 찬장이 있다. 식탁과 의자가 있고, 낮은 장식장도 보인다. 상수 쪽은 벽면에 커다란 창이 있어 창밖으로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보인다. 창 앞으로 긴 안락의자와 탁자, 그리고 의자가 놓이고, 낮은 장식장에는 전화기를 올려놓는다. 상수와 하수 중앙 벽면에 출입문이 나있다. 문 오른 쪽 벽에는 작은 사진액자가 잔뜩 걸려있고, 그 아래 책장이 있어 책이 꽂힌 게 보인다.

 

연극은 도입에 델마가 영화 ‘훼드라’에서 안소니 퍼킨스가 자동차를 질주하며 자살하기 직전에 부르는 노래 ‘굿바이 세바스챤’의 멜로디를 ‘라라라라’ 부르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델마는 제씨의 노모(老母)이며, 이들 두 여인은 미국 남부의 어느 초라한 시골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극이 시작되면서 노모와 딸의 일상이 잠시 펼쳐진다. 두 여인의 성격이 드러나고 음식을 만들면서 한동안 분위기가 따사롭게 묘사되는 듯싶더니, 돌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딸의 고질병인 간질이 바로 그 원인이다. 딸 제씨는 운명처럼 간질을 앓고, 견디다 못해 자살을 결심한다. 자살을 결행할 당일, 제씨는 다락에 있는 구두상자에서 오래전 저세상으로 간 아버지의 녹슨 권총을 찾아낸다.

 

제씨는 노모에게 오늘 밤 그 총으로 자살하겠노라고 조용히 말한다. 예기치 못한 딸의 말에, 델마는 처음에는 농담을 하는 줄 알고, 믿으려 들지 않지만, 차츰 제씨의 결심이 확고부동하다는 것을 알고 안절부절 하기 시작한다.

 

제씨는 앞으로 혼자 살아가야 하는 모친을 위해, 쇼핑방법 등을 알려주고 손수 부엌세간들을 일일이 점검해나가는 과정에서, 제씨는 자신의 질병 뿐 아니라, 불행했던 점을 하나하나 이야기한다. 제씨의 남편은 그녀를 버리고 떠났고, 하나뿐인 아들은 좀도둑이 되었는가 하면, 간질의 악화는 제씨를 걷잡을 수 없는 절망감과 함께 인생실패자라는 자각을 하게 되고, 드디어 생을 마감하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르게 된 것으로 소개가 된다.

 

자살할 결심을 굳힌 제씨는 남은 마지막 시간을 엄마와 조용히 보내기를 바란다. 사실 델마는 자신의 딸이 간질병 환자라는 사실을 딸에게 한마디도 이야기하지 않았기에 간질이 결국 딸을 파멸시키는 결과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델마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딸의 결심을 이해하려 들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딸의 자살을 막으려고만 한다.

 

그녀는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갖가지 농담과 일화로 제씨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려고 애를 쓰는 한편, 벌컥 화를 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딸을 때리기도 하며 온갖 수단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옛날 하던 식으로’ 딸에게 코코아를 만들어주기까지 하면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 어느 것 하나도 그 실효를 거두지는 못한다. 결국 델마는 절망적인 체념상태에 빠져 딸의 사후처리(死後處理)에 대한 설명을 힘없이 받아들이기에 이른다. 그러나 제씨의 자살을 막으려는 델마의 필사적인 제지를 뿌리치고 문밖으로 빠져나간 제씨는 엄마에게 작별인사를 한 후 총성을 울린다. 무대 위에 홀로 남은 델마는 왼손에 코코아팬을 꽉 움켜쥔 채, 전화기가 놓인 탁자로 다가가 아들 내외에게 전화를 거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 희곡이 집필된 1980대에는 간질은 불치병으로 간주되고, 이 극에서처럼 딸 제씨는 자살까지 결심한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현재, 간질은 심각한 질환이 아니다. 발작을 늦추는 약도 개발되고, 치료약도 나와 있다.

 

나문희와 이지하, 김용림과 염혜란이 제각기 모녀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으로 갈채를 받는다.

 

무대.소품 디자인 김혜지, 조명디자인 박성희, 음악디자인 최인양, 의상디자인 정현정, 분장디자인 백지영, 조연출 최소현, 무대제작 온 스테이지, 소품제작 이희순.박수연, 조명감독 문동민, 조명어시스트 김명식, 조명크루 유성욱.방재원.조남진.이지환.이미지, 분장크루 허슬, 오퍼레이터 권용태, 포토그래퍼 수투디오 팻캣, 그래픽 디자인 풍경, 인쇄 금석문화인쇄사 그 외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주)수현재컴퍼니(대표 조재현.김지숙)의 마샤 노먼(Marsha Norman) 작, 문삼화 번역.연출의 ‘잘 자요, 엄마('night, Mother)’를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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