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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urve를 그리지 못하면, 선진국 반열에서 축출될 수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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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urve를 그리지 못하면, 선진국 반열에서 축출될 수도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

이호연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12/28 [13:33]

J-Curve를 그리지 못하면, 선진국 반열에서 축출될 수도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

이호연 논설위원 | 입력 : 2021/12/28 [13:33]

▲ 이호연 대기자    

 

지난 72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무역개발회회(UNCTAD)는 제68차 본부회의에서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UNCTAD는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무역 참여 증진을 위해 설립된 UN 산하 기구다.

 

우리나라는 1996년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했고, 2009년에는 OECD 내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이 되면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지구상 첫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것은 1964UNCTAD가 창설된 이래 첫번째 사례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95개국 중 10위권이다. 1인당 국민소득(GNI)에서는 G7 회원인 이탈리아를 추월하면서,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되기도 했다.

 

선진국이 되는 조건은 1인당 GDP,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정의하는 고소득 OECD 국가,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회원 가입 여부, UN의 인간개발지수(HDI, Human Development Index)와 관련된 교육지수, 기대수명지수, 국민총소득(GNI: Gross National Income) 등의 변수를 입체적으로 충족해야 한다.

 

GDP 규모 세계 2위를 자랑하는 중국이나, 오일머니로 1인당 GDP가 세계 최상위인 카타르 또는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가 선진국으로 분류되지 못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후의 신생 독립국 가운데서 유일하게 선진국 진입에 성공한 나라가 됐다,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도 이번 선진국 그룹 진출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로부터 한국의 위상을 명실상부하게 확인받고,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가교역할이 가능한 성공 사례임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자화자찬했다.

 

선진국인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민낯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것은 좋은 일이지만 J-Curve를 그리지 못한다면, 선진국에서 축출될 첫 번째 국가가 될 위험이 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어떤 위험요인이 있는지 간추려보자.

 

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의 국가 행복 지수

OECD 37개국 가운데는 국가행복지수는 35위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삶의 만족도는 31위로 최하위권이다.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높은 자살율과 빈곤율

OECD 국가 간 연령 표준화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23.5명으로 OECD 38개국 평균인 10.9명의 2배가 넘는다. 비교 대상 국가 중 자살률이 20명대인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리투아니아(21.6)가 유일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9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노인자살률은 2015년 기준 58.6명으로 OECD 회원국 18.8명보다 훨씬 높고 2위 슬로베니아 38.7명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45.7%36개국 가운데 압도적 1위다. OECD 평균(13.5%)은 물론 2위인 에스토니아(35.7%)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을 생각해본 적 있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27.7%가 생활비 문제를 꼽았다.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떠난 뒤 남은 기대수명을 뜻하는 은퇴 후 기대수명’(Expected years in retirement)2017년 기준 남성이 12.4, 여성이 15.5년으로 남녀 모두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짧다. 늙어서도 일을 손에 놓을 수 없는 참혹한 실정이다.

 

20대 여성 자살률과 10대 남성 자살률이 급격하게 늘어난 점도 눈 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전 세계 압도적 꼴찌 수준의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가운데 꼴찌다. 출산 여성의 첫째 아이 출산연령도 한국은 32.2(2019년 기준)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경제활동인구도 2022년도부터 줄어들 예정이다.

 

한국의 고령 인구(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올해 14.9%(세계 51)에서 204537.0%로 치솟아 세계 1위 고령 국가인 일본(36.7%)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다.

 

생산가능인구(15~64) 대비 65세 이상 인구비율을 뜻하는 고령 인구 부양비는 206080%에 이르러,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Oxford Institute of Population Ageing)는 앞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고용 시장 통계

산재 사망률은 부동의 압도적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1967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멕시코(2137시간) 다음으로 가장 길다.

 

우리나라 대졸 청년의 고용률은 75.2%OECD 37개 회원국 중 31위를 차지했다.

 

부의 극심한 편중 현상

2017년 노동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10% 집단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가는 극심한 빈부격차의 나라로 주요 50개국 중 3위권에 든다고 한다.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 지니계수는 OECD 회원국 중 그리 나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소득 지니계수 변화율을 선진국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득지니계수 통계를 믿기 힘든 이유다.

 

최근 비정상적인 집값 급등 현상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재산 또는 부동산 지니계수는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불량할 것이다.

 

암울한 대한민국의 미래 지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30년부터 2060년까지 한국의 1인당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간 0.8%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6년 한국의 일반 정부(국가 채무+비영리 공공 기관) 부채는 GDP 대비 66.7%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부채 수준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선후보들에 대한 기대

우리나라가 더불어 잘사는 나라 즉, 홍익인간(弘益人間) 재세이화(在世理化) 사상이 적절하게 구현된 국가인지는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무서운 속도로 압축성장을 해 선진국 반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자칫 이대로 가다간 선진국 반열에서 가장 빨리 쫓겨 날 운명에 처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초음속으로 빨리 달리는 제트비행기가 방향을 돌리려면 관성의 법칙 때문에 마음먹은 순간 바로 돌아오지 못한다. 속도를 늦추어야 선회 반경을 줄일 수 있다. 가속 중이라면 J-Curve 반경은 훨씬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정적 지표들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 리스크를 꼽았다. ‘선진국 진입의 최대장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국민의 절반가량인 49.3%정치 문제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복지 지출은 5배 가깝게 꾸준히 늘어났지만, 예산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OECD 35위로 꼴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의 SOC 축적율은 이미 선진국 평균을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도 예산이나 민자를 동원해 SOC 투자를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세출 구조조정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조세부담율이나 국민부담율도 선진국 수준에 맞추어야 할 것이다.

 

당장 실행에 옮기더라도, 몇 해는 더 지나야 J-Curve 현상을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잠시라도 머뭇거릴 틈이 없다.

 

이제라도 유력 대선 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은 그만하고, 측은지심(惻隱之心)과 냉정한 결단력을 갖춘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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