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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표심 공략, 대만을 벤치마킹하라

이호연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1/12/08 [17:57]

20·30 표심 공략, 대만을 벤치마킹하라

이호연 논설위원 | 입력 : 2021/12/08 [17:57]

 

이호연 논설위원
이호연 논설위원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각 정당은 20·30 표심(票心)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안 없는 것인지 살펴보자.

 

갈 곳 잃은 20·30 표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유권자 중 20·30세대(18~19세 포함) 비중은 32.7%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소득을 포함한 기본시리즈, 가상화폐 과세연기, 매타버스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청년 가구 원가주택, 신혼부부 역세권 첫 집, 청년도약보장금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거대 양당 모두 챗봇이나 AI까지 동원해 후보의 미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 듯하다.

 

지난 총선에서 MZ세대는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180석의 거대 여당을 만들어주었다. MZ세대는 오래전부터 진보편을 들어주었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MZ세대는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MZ세대의 표심은 오세훈 시장에게,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는 이준석 대표에게, 그리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홍준표 후보에게 쏠렸다.

 

경선과정에서 홍준표 후보가 청년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차별성이 무엇이었을까 

 

경선과정에서 홍준표 후보는 로스쿨 폐지 및 사시 부활, 수시폐지 및 정시 100%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조국 사태로 야기된 아빠찬스등의 불공정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쉽고 단순한 슬로건으로 표현했다.

 

청년의 꿈이란 쌍방향 소통 플랫폼을 개설했는데, 이 싸이트는 오픈한지 사흘만에 1000만뷰를 돌파했다.

 

홍준표 특유의 시원시원하고 거침없는 말투와 홍카콜라또는 무야홍등 재미(Fun)있는 신조어를 사용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부동층(지지 후보가 없다 + 모름 + 무응답)31%, 30대 부동층은 26%로 다른 연령층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 홍준표 후보 패배 후 청년층의 표심은 갈 곳을 잃은 듯하다.

 

MZ세대의 특성

MZ세대란 1980~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지칭한다.

 

1980년대 이후 MZ세대가 살아온 시대의 주요 환경변화를 살펴보자.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보화 사회가 활짝 열렸다. 전통적 굴뚝 산업의 경쟁력은 밀려났다. 이념적으로는 신자유주의가 풍미했다. 국가간 개인간 무한경쟁 시대가 열리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MZ세대가 공동체 또는 집단의식보다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것은 당연할 것이다.

 

2007년부터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SNS를 통한 초연결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한 MZ세대의 경쟁력은 기성세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4차산업 혁명의 산물인 5G, AI, 빅데이터, 로봇, 드론, 블록체인, 또는,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기성세대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꼰대들은 MZ세대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이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이들의 경쟁력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1~3차산업 시대에는 꼰대의 경험과 ‘Know-how’가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이었지만, 4차산업 시대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 창의력, 그리고, ‘Know-where’가 중요한 무기가 됐다.

 

과거에는 전문용어를 적당히 사용해 기안지나 보고서를 논리정연하게 잘 쓸 줄 하는 사람을 능력자로 꼽았지만, 시대가 확연히 달라졌다. MZ세대가 짧은 시간에 쉬운 단어, 그림, 도표, 그리고, 재미있는 유머까지 동원해 일목요연하게 작성한 PT 자료를 보면 똑 부러진다. 정보화·민주화·개인주의로 변한 환경에 맞춰 제대로 진화한 결과일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영역간의 구분이 모호한 빅블러시대가 도래했는데,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는 꼰데MZ세대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천재 해커로 불리는 대만의 오드리 탕 디지털 장관은,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모두 IQ 180이라고 주장했다. 진정한 포노사피엔스라 할 수 있는 MZ세대 모두가 천재인 셈이다.

 

벤치마킹 대상 국가 대만

(1) 높은 민주주의 수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지난 22'민주주의 지수 2020'을 발표했다.

 

EIU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및 국민 자유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상위권에는 노르웨이(1), 아이슬랜드(2), 스웨덴(3) 등 북유럽 국가들이 포진해있다.

 

아시아권 국가 중 우리나라는 전 세계 민주주의 순위 23위에 올랐고, 일본은 21위를 차지했고, 홍콩은 87, 북한은 167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대만은 전년 순위보다 무려 20계단 상승한 11위를 차지했다.

 

대만의 디지털 장관인 오드리 탕의 성공적 업무수행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 대만의 탁월한 코로나 대응력과 경제 성장

지난 7일 기준 우리나라와 대만의 코로나19 통계를 비교해보자.

국가

누적

확진자 수

누적 사망자 수

누적

완치자 수

치명

완치

인구

백만 명

당 발생율

신규 확지자 수

우리나라

482,310

3,957

411,358

0.8

85.3

9,407

4,954

대만

16,662

848

13,742

5.1

82.5

700

21

 

우리나라가 치명율과 완치율은 대만보다 앞서있다. 하지만, 인구 백만 명 당 발생율은 무려 13배 이상 우리나라가 많고, 신규 확진자 수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차이가 크다.

 

우리가 K-방역의 성과를 자랑하기엔 어쩐지 궁색하다.

 

대만의 초기 방역 성공은 체계화된 전염병 관리·통제 시스템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정부의 정책 결정 및 대응의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대만 정부는 2003SARS를 경험을 살려 코로나19 사태 초기 출입국 관리 및 통제, ICT 기술 활용, 방역물자 관리, 지침위반 규정 강화 등 적극적 선제적 대응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만은 선제적 방역의 성공으로 도시봉쇄, 이동제한 및 대규모 공장가동 중단 등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도 적었다.

 

대만 정부가 지난 8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에 9.27% 성장했고 상반기를 통틀어 전년 동기 대비 8%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727일 올해 상반기 경제성장률을 3.9%로 발표했다. 무려 2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3) 디지털 총괄 무임소장관 오드리 탕의 경쟁력

오드리 탕은 어떤 인물인가 

지난 2016년 대만은 정치 경력도 없고, 공직 분야 경험도 없는 MZ세대 35세 해커 프로그래머를 장관으로 임명했다. 트랜스젠더 여성을 최연소 장관으로 발탁해 인사 혁신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IQ 180의 천재로 8세 때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고, 14세 때 중학교를 자퇴했고, 16세 때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프로그래밍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오드리 탕의 행정 개혁 성공 사례

시민의 아이디어 마스크 재고 앱의 활용

한 시민이 '○○약국엔 마스크가 있어'라고 올릴 수 있도록 만든 채팅방 서비스를 마스크 재고 앱시스템으로 확대 발전시켜 코로나19 확산 초기 마스크 수급 혼란을 줄였다.

 

웹사이트인 ‘PDIS(Public Digital Innovation Space)’ 운영

모든 시민은 온라인으로 장관에게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 디지털부는 대만 내 모든 행정기관과 협력하면서 진행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모든 회의록은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모든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공공 업무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무원의 책임의식을 고취하는 성과를 낳았다.

 

Work-flow Management Software 도입

ORID(Objective, Reflective, Interpretive, Decisional)로 불리는 Work-flow Management Software를 도입해 행정 공무원의 업무량을 줄이고, 다자간 신속한 의사소통과 멀티 프로세싱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공무원의 업무처리 효율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공공데이터 활동도 제고

대만은 2005년부터 시작된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을 시행했다. 오드리 탕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양방향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인공지능 플랫폼 ‘Pol.is(폴리스)’ 활용

대다수 시민은 법률과 정부 정책에 대해 모를 것이다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최대한 많은 사람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디지털 환경 변화를 공공부문에 최대한 적용함으로써 열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폴리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채택해 시민들의 참여가 많을수록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정치권이 대만에서 배워야 할 점

정치권은 먼저 MZ세대와 소통을 제대로 할 준비가 돼 있는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천재를 바보로 취급하는 우민정치 스타일은 전혀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정서비스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원활한 양방향 통신을 하고 있는지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행정시스템이 서비스 공급자 편의로 설계돼있는 것은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행정시스템이 서비스 수혜자 눈높이에 맞춰진 ‘Single Window’ 시스템으로 전환하기가 어렵다면, 대만의 오드리 탕 장관의 사례처럼 행정부와 시민 사이에 권한을 가진 중재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장관급 국가 CIO 제도를 부활시켜 행정시스템과 시민과의 간극을 좁히는 기능도 맡겨야 할 것이다.

 

공무원들의 전화 수신 거부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정부 콜센터에 전화를 해도 담당자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리저리 뺑뺑이 몇 바퀴 돌다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다. 공무원의 마인드 리뉴얼 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대만이 행정 개혁에 활용한 IT 시스템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MZ세대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익숙한 시스템들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이다.

 

대선후보들은 대만 정부의 유연한 사고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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