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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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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3/26 [11:37]

(공연리뷰)시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편집부 | 입력 : 2016/03/26 [11:37]


: 창작가무극의 main Poster / 제공 - 서울예술단
[내외신문=김미령 기자]?세상이 우리에게 건넨 거친 농담을?어떻게든 웃어넘기려 했던 젊은 날?한 줄 시에 써내려간 청년들의?잉크가 물들인 푸른 손을 누가 기억할까.---윤동주, 달을 쏘다 중에서.
서울예술단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창작가무극. 그 시발점이 되었던 가 돌아왔다. 올 초 초판본이 절판되는 것을 시작으로 강하늘/박정민 주연의 영화 ‘동주(감독 이준익)’ 또한 조용한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무대에서도 시인 윤동주를 만날 수 있는 것. 지난 2012년 초연, 단 3일의 공연으로도 입소문을 탄 작품은 2013년 재연되었으며 3년만의 삼연이다. 예술감독 최종실, 극작 한아름, 작곡 오상준, 연출 권호성, 음악감독 이경화, 무대미술 이인애 등 국내 최고의 창작진이 힘을 모아 수정작업을 진행, 완성도를 높였다.?
창작가무극 는 윤동주 시인의 연희전문학교 시절, 그런 시대임에도 교우들과 함께 하며 가장 푸르렀던 시절에 이어, 시대를 넘어서려 발버둥 쳤으나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일본유학시절과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그리고 있다.
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윤동주의 ‘시’이다. 우리 말 수업이 금지되어 스승이 일제에 잡혀가고, 조선을 돕던 선교사들이 강제 귀국조치가 되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강제로 폐지되던 시대. 저항이란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이었던 그 시대에 ‘시’를 쓰는 것이 아우성보다 못하고 강아지의 신음보다 조악하다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가 그리 부끄러워하던 ‘시’는 여전히 ‘주문’이며 ‘밧줄’이다. 마음에 용기가 되고 걸음에 힘을 실어준다. 또 다시 살아가야만 하는 하루를 견뎌내기 위해 꼭 필요한.
윤동주 시인이란 존재가 있기에 작품은 흔들림 없이 시를 쏟아낸다. 초재연에 이어 이번에도 윤동주 시인으로 돌아온 박영수 배우는 더욱 깊어진 감정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인물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손대지 않은 채 오롯이 들려주는 ‘시’는 뭉클하다 못해 벅차게 남는다. 특히 ‘이별’에 이은 ‘별 헤는 밤’은 압권이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시로 알고 있던 시였으나 절규하듯 들려주는 ‘별 헤는 밤’은 시대와 윤동주의 삶을 격정적으로 토해낸다. 이어지는 ‘달을 쏘다’ 넘버 까지. 쉬이 사라지지 않는 감동이 밀려온다. 좀 더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서/ 무사의 마음으로 달을 쏜다/ 시를 쓴다/ 삶이 쓰다/ 달을 쏘다. 달이 산산이 부서질 때 부끄러움에 맞서는 시인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 : 사진-윤동주, 달을 쏘다 공연 모습(박영수) / 제공-서울예술단
그 시대와 현재가 그리 다르지 않기 때문일까, 시인의 고민과 함께 그의 친우들이 보여주는 청춘의 아픔은 사실적으로 파고든다. 그렇기에 유려하게 아름다운 노래 가사들은 슬프고 강하다. 시대에 맞서 ‘시’를 썼던 윤동주. 무엇으로 저항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결국 거대한 힘 앞에 스러져갔지만, 모든 것을 뛰어 넘어 알려준다. 빼앗길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것은 여전하다. 거대한 힘이란 놓아주지 않는다. 푸른 꿈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험난하다. 그래도 멈춰서는 안된다. 달을 향해 돌을 던져보는 것이다. 닿을 수 없다는 걸 알아도.
어쩌면 그 길의 끝에 도달할 수 없을 지라도 멈춰 서지 말라한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부끄러울지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엔 손끝에 푸른 물이 들도록 써내려간 윤동주의 시를 읽어가며.?
초연부터 윤동주 역을 맡아 보다 더 깊어진 감정으로 감동을 주는 박영수와 역시 세 번째 송몽규 역을 맡은 김도빈, 처음이지만 적극적이고 강직한 강처중 역을 살려낸 조풍래, 윤동주 유고시집을 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정병욱역에 신예 김용한, 시는 창피한게 아니라며 시인임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말해준 이선화 역에 하선진과 송문선, 그리고 서울예술단원들이 최고의 공연을 보여준다.
묻어버린 그의 이름위에 무성한 풀이 돋아났을까. 그의 바램처럼 봄이 왔을까. 언제 '봄'을 맞이할 수 있게 될까.?
‘별 헤는 밤’ 시의 마지막은 시의 초고를 읽은 정병욱이 무언가 끝나지 않은 느낌이라하여 첨작한 것이라 한다. ‘시’에 있어서도 ‘친우’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시인은 진실하고 성실하다.?
윤동주 시인의 진정성을 만나고 싶다면 서둘러야한다. 창작 가무극 는 아쉽게도 3월 27일에 막을 내린다.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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