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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오 높게 꿈꾸라! 뮤지컬 <로기수>: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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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오 높게 꿈꾸라! 뮤지컬 <로기수>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3/24 [15:27]

(공연리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오 높게 꿈꾸라! 뮤지컬 <로기수>

편집부 | 입력 : 2016/03/24 [15:27]


: : 사진 -뮤지컬 에서 로기진(홍우진) / 제공 : StoryP
[내외신문=김미령 기자] 한국 전쟁. 민족의 비극 속에 공산이냐 반공이냐로 사상 때문에 서로를 죽고 죽이던 서글픈 시절에 한 소년이 춤에 눈을 뜬다. 이럴 때가 아니라며 마음을 다잡아도 리듬과 스텝이 그를 이끈다. 꿈을 꾸라며.?포로로 보이는 수십 명의 인물들이 머리에 복면을 쓰고 춤을 추고 있다. 종군기자 베르너 비숍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이야기, 뮤지컬 이다. 호평 받았던 창작 초연에 이어 재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는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인간 백정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까지 가진 형 로기진과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소년 로기수 형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당시 17만 명의 포로들을 모아놨던 거제포로수용소. 전향자와 공산주의자로 나뉘어 끊임없이 피를 부르는 투쟁이 벌어진다. 날마다 혁명 전사로서 피비린 내나는 싸움을 하고 있는 로기진은 아직 어린 동생은 자신의 뒤에 늘 숨겨둔다. 형의 영향을 받아 제국주의, 미제라면 질색을 하던 로기수는 우연히 탭댄스를 보고 마음을 빼앗긴다. 수용소 책임자는 그런 로기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 로기수는 무대 위에서 춤을 출 수 있을까?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스레 탭을 밟는 배우들의 노력으로 더욱 감동적으로 남는다. 덩그러니 놓여있던 탭댄스 군화는 극이 끝난 후 저릿한 느낌마저 준다.?
춤을 춘다는 것이 그렇게도 거창한 일인가 싶지만 그 시절, 춤이니 꿈이니 다 뜬 구름 같은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포로수용소에서야.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더 절실했을 것이다. 소년이 바라는 꿈은 날아오를 만큼 자유로운 춤이었다.?
프랜의 발동작과 리듬을 깡그리 외워 연습하는 로기수의 천진한 얼굴은 오기로 가득했다가 곧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함박웃음을 짓게 된다. 기어이 해내서만이 아니라 즐거워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다. 형이나 공산주의 동료들에게 들키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악몽에 시달리면서도 춤을 추는 즐거움은 거듭되는 망설임 속에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사진 - 뮤지컬 에서 로기진과 로기수 /제공 : SyoryP
자꾸만 갈등하는 로기수에게 양공주 민복심은 무대에 서고 싶은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었던 엄마와의 추억을 얘기해준다. 매일같이 목숨이 위태로웠던 그 시절에 하루를 살아도 꿈을 꾸며 살라는 말은 과하게 낭만적인 감이 있지만 어쩌면 오늘 꿈꾸지 않으면 영영 이룰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라지만 사실, 지금과 그리 다르지도 않다. 살아간다는 것은 치열한 전쟁 한가운데이기에.
손에 잡힐 듯 멀기만 한 꿈을 향한 발걸음은 언제나 느리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지금, 가고 있다면 충분한 것이다. 끝까지 도달하지 못해 끝내 손에 쥐어지지 않아도 힘껏 팔을 뻗어보았다면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
다소 무거웠던 초연에 비해 탭댄스로 볼거리를 늘렸다. 처음 춤을 추게 된 로기수가 제식 훈련이나 주변의 사물들의 소리에서 리듬을 발견해나가는 부분은 흥미진진하고 재밌었지만 공연 전에 내레이션으로 들려주는 배경지식은 별 효과가 없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보다 정확한 정보가 주어진다면 로기수의 이야기가 더 선명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김태형 연출과 변희석 음악감독, 원작에 김신후, 극작/작사 장우성, 작곡 신은경, 안무 신선호, 탭퍼 박용갑 등 국내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들이 뭉쳐 보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쓴 흔적이 있는 작품이다.?
새로운 꿈, 춤추는 소년 로기수 역에 윤나무, 이승원, 각오 높게 춤추라며 결국 동생의 등을 밀어주는 형 로기진 역에 홍우진, 김종구, 춤꾼에겐 발 디딜 땅만 있으면 된다는 탭댄스 선생인 프랜 역에 최영민, 로기수의 첫사랑 그녀 사랑스러운 민복심 역에 이지숙, 임강희, 극에 유머와 활력을 불어넣는 배철식 역에 박정표, 정순원, 좀 무식하지만 로맨티스트인 이화룡 역에 김민건, 거칠지만 매력적인 양공주 장개순 역에 김지혜, 무용은 잘하는데 방향치인 황구판 역에 김성수, 딴스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돗드 역에 권동호, 이들과 힘을 합해 문경초, 장민수가 함께 한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꿈을 꾸는, 소년 로기수를 만나 용기를 얻고 싶다면 4월 3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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