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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분명함, 연극<그놈을 잡아라>: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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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분명함, 연극<그놈을 잡아라>

김미령 | 기사입력 2015/09/02 [18:34]

(공연리뷰)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분명함, 연극<그놈을 잡아라>

김미령 | 입력 : 2015/09/02 [18:34]


(사진제공:드림씨어터컴퍼니)

[내외신문=김미령기자]?연극리뷰

아이큐 100 이하는 입장하지 말라! 연극 홍보문구다. 이쯤 되면 이해할 수 있냐는 도전으로 느껴진다. 도전을 받아들인다면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연극을 만날 수 있다. 연극이다.

충주의 댄스 교습소에서 30대의 전직 댄서 ‘엘리자’가 처참히 살해된다. 같은 방법으로 11명의 여자들을 죽인 미제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일지, 아니면 모방 범죄일지에 대해 고민하던 경찰은 연쇄살인보다 정황에 의해 모방 쪽으로 방향을 정한다. 지금까지의 사건과는 다른 정황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시나리오 작가 ‘남지운’이 영화를 위한 작업이라며 경찰서에 드나들게 되는데...

단순하지만 사건의 핵신을 파악하는 본능을 가진 조용두 형사와 여자가~하는 소리를 제일 싫어하는 임형사, 그런 임형사를 좋아하는 최형사. 지방 경찰서의 인간냄새 풀풀 풍기는 수사관들과 서울에서 온 엘리트 작가의 대비를 통해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이는 사건은 점점 복잡해져간다.

연극은 영화적인 몽타주 기법을 사용해 마치 결정적인 사진 한 장을 단서로 내어주듯 관객들에게 이미지를 남겨준다. 1987년과 2002년의 시간차를 눈치 채면 연극은 더욱 재밌어진다. 작은 소품을 활용한 시간 워프는 여러 가지 단서를 보여준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마음의 눈으로 봐야 한다.’는 대전제가 깔려있는 이유는 ‘눈’으로 보는 것에 집착하는 인간의 맹점을 지적한다. 피해자의 숨겨진 연인, 사라진 아이의 행방, 살인의 이유같이 중요하지만 알 수 없는 진실들 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드러난 사실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분명 보일 것이다. 어찌 보면 새롭지도 않은 당연한 이유들이. 그거야말로 두려운 것이 아닐까. 그러한 당연한 이유로 쉬이 사람을 죽이는 누군가가 잡히지 않고 우리 속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면한다는 것은. 선량한 가면을 쓰고 양 무리 속에 늑대들이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것이다.

다만, 소극장 연극이니만큼 등장인물들은 한 사람도 허투루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놈’의 정체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끝까지 연극을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물론 잠시 딴 생각을 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몰입해서 본다면 마지막 숫자를 만나는 순간의 소름을 기대해도 즐거울 것이다.

드림시어터 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정형석 연출이 직접 쓰고 무대에도 서는 연극 는 2010년 초연 이후, 벌써 9차 앵콜 공연을 하고, 2012년부터 2014년 3월까지 누적 관객 10 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대학로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진 작품이다. 그 인기에 힘입어, 룡세형, 박규영 피디가 프로듀싱을 맡고, '정형석'이 연출을 맡아 영화화 작업에도 돌입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연출겸 배우로 정형석과 서민성, 홍광표가 본능적으로 수사의 핵심을 파악하는 조용두 형사 역을, 연쇄살인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시나리오 작가 남지운 역에 편준의, 배홍석, 남세린, 친절하고 다정한 선희의 아빠 이중호 역에 석정만, 이병술, 이준영, 작품에서 백방으로 활약하는 멀티맨에 양권석, 이병수, 멀티걸에 민나리, 이옥주, 조용두 형사와 열심히 수사하는 최형사 역에 백주환, 임형사 역에 김혜영, 조예은, 예쁜 여대생 선희 역에 심유진 배우가 마지막 반전과 서늘한 서스펜스를 책임진다.

관객의 머리와 마음을 사로잡으며 대중성과 작품성 모두 만족시켜주는 연극 는 대학로 드림씨어터에서 Open Run으로 공연된다. 미스터리한 추리물을 좋아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좀 더 흥미진진한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 놈’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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