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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제1회 윤대성희곡상 수상작 극단 해적, 황선택 연출 ‘무풍지대 로케트’: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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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제1회 윤대성희곡상 수상작 극단 해적, 황선택 연출 ‘무풍지대 로케트’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7/10 [18:02]

(박정기의 문화산책) 제1회 윤대성희곡상 수상작 극단 해적, 황선택 연출 ‘무풍지대 로케트’

편집부 | 입력 : 2015/07/10 [18:02]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게릴라극장에서 제1회 윤대성희곡상 수상작, 극단 해적의 이현경 작, 황선택 연출의 ‘무풍지대 로케트’를 관람했다.

 

윤대성희곡상은 한국 대표 극작가 중 한 명인 윤대성의 뜻에 따라 미발표 창작 희곡 발굴과 신진 작가 양성을 위해 제정됐다. 선정작은 공연으로 제작되며,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에 참가할 기회도 부여받는다.

 

채윤일, 이윤택, 이상범, 김수미, 김광탁, 백하룡, 오세혁 등 극작, 연출가들이 운영위원이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현경(25세)은 올해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를 졸업했다. ‘무풍지대 로케트’는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부양하는 딸, 웨이터 아들의 슬픈 가족사를 그리고 있다.

 

윤대성 희곡상 심사평(멈출 수 없는 교육)을 소개한다. 첫 번째 공모전, 짧은 공모기간에도 불구하고 103편의 응모작이 도착했다. 응모자격을 신예작가에 한정하지 않은 관계로 기성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응모작에 대해 심사위원들이 가진 전체적 인상은 연극에 대한 이해가 좀 더 깊었으면 하는 아쉬움이었다.

 

‘배우예술, 연극’, ‘무대예술, 연극’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극작이 진행된다면 훨씬 좋은 작품들이 탄생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컸다. 체계적 교육과 훈련의 부재, 극장 경험의 결여라는 안타까운 현실은 역설적으로 ‘윤대성 희곡상’의 절실함을 반증하기에 고단한 심사과정을 즐길 수 있었다. 기성작가에게나 신예작가에게나 교육과 훈련은 쉼 없이 계속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예심을 거쳐 최종 결선에 오른 작품은 ‘조각향’ ‘와룡의 바람’ ‘숨 쉰채 발견되다’ 그리고 ‘무풍지대 로케트’이다. ‘숨 쉰채 발견되다...’는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나 지나친 간결함이 약점으로 제기됐다. 건조하고 허전한 무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문제의식이 공유되었다. 무대 위에서 어떤 인물이 매력적인가 확인하는 노력을 더했으면 한다.

 

‘와룡의 바람’은 ‘나’를 찾으려는 주제의식을 반복이라는 희극적 상황에 얹은 선문답 같은 작품이다. 상당히 훈련된 작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한 이유는 아마도 선문답 같은 분위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와 관객의 거리가 멀어진 경우라 할 수 있겠다. 더불어 희극성이 어떻게 구현되고 희극이 구축하는 인물형은 어떤지 곱씹어보기 바란다.

 

‘조각향’은 731부대의 생체실험과 위안부를 소재로 활용, 그 피해자로 힘겹게 생을 버텨가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이다. 생체실험 결과물로서 동물의 피, 특별히 비둘기 피를 빨아먹는 인물이 되었다는 발상의 기발함만큼 작가의 문제의식도 돋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으로 평가되었다.

 

심사위원들은 결국 이현경의 ‘무풍지대 로케트’를 당선작으로 결정하는데 뜻을 모았다.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모시는 딸, 웨이터 아들이 엮어가는 슬프고도 안타까운 가족사이다. 일견 다소 거칠어 보일 듯도 한 이 작품은 무대에서 그 진가가 들어날 것이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중론이었다. 무엇보다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희곡이 놓치기 쉬운 문학성도 확보하고 있다. 20대 중반의 젊은 작가에게서 깊은 눈과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어서 참 반가웠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재목감이라는데 심사위원들이 생각을 같이했다. 기대가 크다.

 

윤대성 희곡상은 신작 발굴에 그치지 않고 신진작가에게 실제적 창작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독특한 지원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당선한 이현경 작가는 물론이요, 극작가를 꿈꾸며 창작에 힘쓰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소중한 훈련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제2회 윤대성 희곡상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다.

 

무대는 거실이다. 배경 쪽에 화장실이 투명한 막으로 가려져 있고, 무대 중간 좌우에 있는 낮은 장에는 장식물과 소주병이 잔뜩 얹혀 있다. 이불을 쌓아둔 게 보이고, 집 문은 상수 쪽에 있고, 지층에 있는 집이라,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가도록 통로가 나 있고, 출입문을 열고 나가도 집 뒤로 해서 올라가는 통로가 있다. 동물인형이 소품으로 사용된다. 공원장면에는 벤치를 무대중앙에 두고 사용한다.

 

연극은 도입에 공원 벤치 앞으로 주인공인 여인이 등장해, 객석에 대고 욕설을 퍼붓기 시작한다. 그 때 한 청년이 등장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무엇을 보고 욕을 하느냐고 조심스레 뭇는다. 여인은 전봇대에게 욕을 한다며 답한다. 여인과 청년은 서로 이웃에 사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청년은 복지사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여인의 집 장면이 펼쳐지면, 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아버지는 동물인형을 늘 껴안고 지낸다. 가끔 의식을 되찾기는 하지만, 치매상태가 계속된다. 여인은 30이 훨씬 지난 노처녀이고, 치매 아버지를 모시느라 결혼을 포기한 것으로 소개가 된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가 좋아하는 소주를 궤짝 채 준비해 두고 아버지와 대작을 한다.

 

아들은 주점의 웨이터 노릇을 하는데, 주점여급과 열애를 하고 결혼예정인 것으로 설정이 된다. 아들은 아버지와 누나가 사는 집에 장차 결혼할 여급처녀를 인사 시키려고 데려온다. 딸은 아버지에게 남동생여자가 오면 어떻게 하라고 몇 번씩 이른 터라, 아버지는 동물인형을 껴안은 채 처음에는 제대로 하며 아들과 처녀를 반긴다. 처녀도 시아버지가 될 사람에게, “아버님, 아버님” 하며 친 아버지처럼 가까이 하는 모습이 관객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술이 한 순배 돌아가고, 분위기가 거나해지자, 처녀가 먼저 취태를 드러내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노래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처녀는 아버지에게도 노래를 청한다. 마지못해 부르는 듯 아버지도 노래를 부른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이웃 집 복지사 청년이 문을 두드린다. 딸이 문을 열어주자, 복지사 청년이 들어서고, 딸이 동생에게 그 청년을 소개하니, 복지사 청년은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를 한다. 그러자 동생은 함께 술까지 마시고, 자신에게 하대까지 했으면서, 시치미를 뗀다며 청년을 두드려 팬다.

 

딸이 깜짝 놀라 말리는 광경이 펼쳐지고, 청년은 자신의 집으로 가버린다. 술병이 차례로 비워지고, 동생의 처녀가 주정을 부리니, 남동생은 처녀를 두들겨 패 쓰러뜨린다. 그래도 처녀는 저항 한 번 않고 고분고분하다. 아버지도 취해 잠이 든다. 딸은 이불을 가져다 아버지와 처녀에게 덮어준다. 남동생은 결혼을 하면 집에 들어와 살겠다고 누이에게 이야기하니, 누이는 아버지가 치매를 앓는, 비좁은 집에서 어떻게 함께 사느냐며 반대를 하니, 동생은 이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 다 같이 살자며, 그동안의 누적된 불만을 누이에게 터뜨린다.

 

남매의 티격태격하는 정경이 펼쳐지고, 큰소리로 싸움을 하자, 아버지가 벌떡 일어나, 분노를 터뜨린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남매를 다뤘던 것처럼 남매의 두 손을 번쩍 들도록 명령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아버지는 다시 치매상태로 돌아간다. 취기가 오른 동생은 데리고 온 처녀와 나란히 누워 잠이 든다. 모두 다 잠이 든다. 그 때 아버지가 슬그머니 일어나, 가지고 있던 인형을 밀어던지고, 가족이나 의탁할 데가 없는 노인이라는 팻말을 목에 양쪽으로 걸치고 샌드위치맨 모양의 걸인행색으로 집을 떠날 차비를 한다. 딸이 일어나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놀라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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