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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사그라지지 않는 여운,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국경의 남쪽>: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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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사그라지지 않는 여운,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국경의 남쪽>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6/09 [17:54]

(공연리뷰) 사그라지지 않는 여운,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국경의 남쪽>

편집부 | 입력 : 2016/06/09 [17:54]


: : 사진 - 국경의 남쪽의 한장면 선호와 연화(최정수, 최주리)/ 제공 - 유민정: :
[내외신문=김미령기자]“삶이라는 게 알 수 없는 음표로 가득한 악보 같아서 제가 할 일은 그저 더듬더듬 연주하는 것뿐이었습니다.” 호른 연주자였던- 선호의 마지막 대사는 비단, 무대 위의 인물들만의 것이 아니다. 무겁지 않지만 가볍게 사라지지도 않는 여운으로 귓가가 아닌 마음 어딘가에 남았다.
창작가무극은 2006년 개봉했던 차승원 주연(감독:안판석)의 동명영화를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 , , 등 한국적인 소재로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서울예술단이 ‘빨래’의 추민주 연출, ‘신과 함께, 저승편’의 정영 작가, ‘콩칠팥새삼륙’의 이나오 작곡가와 힘을 합했다.?
만수 예술단의 호른주자인 선호와 배우 연화는 서로 사랑하여 결혼을 약속하지만, 선호가족의 갑작스러운 탈북으로 헤어진다. 선호는 고된 하루하루를 연화를 데려오려는 희망하나로 버틴다. 하지만 연화가 결혼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고 곁에서 자신을 다독여주는 경주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연화가 탈북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기존의 서울예술단의 작품과는 다르다. 가무극보다는 뮤지컬이란 장르에 적합한 모습이었다. 원작이 있는 만큼 이야기는 조금 심할 정도로 예상 가능하다. 원치 않는 이별과 새로운 걸음, 곁에 있어주는 사람의 손을 잡고 안정을 찾을 즈음 생각지도 못한 재회, 그리고 많은 것을 함축한 결말까지. 그래도 지루하지 않은 것은 살짝 비틀어 표현된 세심함 때문이다.?
선호가족이 탈북 하는 과정, 남한에 와서의 일들, 그들의 고된 하루 등 탈북자들의 남한적응기는 경쾌한 리듬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현실과 마음의 격차가 선명하게 보인다. 흥겨운 음악이라 더 먹먹하게 다가온다. ‘이상’을 쫓아왔으나 부딪힌 ‘현실’은 괴로운 것이다. 이상이 찬란했다면 더욱 그러할 테다. 미루어 짐작이 가능한 것은 그들도 우리이기에.
: : 에서 선호와 경주(최정수, 하선진) / 사진-유민정
연화를 데려올 희망으로 버텨왔지만 끝내 이룰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선호에게 경주의 손은 분명 따뜻했을 것이다. 가족들도 남한에 점차 적응해가고 모든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런 그에게 연화가 찾아온다. 분명 예상하고 있었는데도 아릿하다. 세 사람의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어떤 선택도 깔끔하지가 않다. 어디든 마음이 남아 계속 자리할 것이기 때문에.?
선호는 경주에게 호른 협주곡(모차르트 3번 2악장)을 들려주며 말한다. 협주곡이라 호른 혼자서는 어림도 없다고. 분명, 어떤 일은 혼자만 잘해도 되지만 어떤 일은 제대로 하고 싶어도 혼자선 어림없다. 세 사람의 사랑 이야기지만 밑바닥에 깔려있는 분단이라는 무거운 현실은.
사실 퍽퍽한 삶의 한 가운데에서 그런 거창한 이념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안타까운 마음이 닿을 때 비로소 내 이야기인 듯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통일보다 분단이 당연해진 이 나라에서 ‘하나’를 생각해 보게 되니까.?빤한 클리셰인 이야기가 진부하지 않았던 것은 세심함 덕분이었지만 큰 흐름이 없이 장면 장면이 끊어져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은 아쉽다. 모차르트 호른협주곡과 경쾌한 재즈리듬을 기반으로 하는 넘버, 서정적이고 웅장한 선율 등 음악은 다양하고 아름답다. 다만, 멜로디와 반주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용단원에서 감초역할을 소화해온 최정수 배우가 선호역으로 호연하고 객원임에도 작품의 분위기를 잘 살려낸 최주리 배우의 호흡은 훌륭하다. 의 박영수가 주인공 선호 더블을 맡았으며 신예 송문선이 연화 더블을, 상실한 성호를 다독이며 감싸주는 경주 역에 하선진, 선호 아버지 역에 김백현, 선호 어머니 역에 고미경, 이밖에 유경아, 금승훈, 변재범, 조풍래, 정지만, 김용한, 이혜수, 김성연, 정유희 등이 함께 한다.?
창작가무극 은 6월 12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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