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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지워지지 않는 낙인, 뮤지컬<주홍글씨>: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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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지워지지 않는 낙인, 뮤지컬<주홍글씨>

김미령 | 기사입력 2017/11/17 [15:27]

[공연리뷰] 지워지지 않는 낙인, 뮤지컬<주홍글씨>

김미령 | 입력 : 2017/11/17 [15:27]


--뮤지컬공연장면/ 사진제공 : 극단 죽도록달린다--
[내외신문=김미령기자] ‘죄’란 무엇인가  아무도 모르게 지었다면 ‘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용서받았다면 ‘죄’는 사라진 걸까, 용서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존재하는가. 그렇다면 ‘자격’은 누가 주는 걸까.
뮤지컬 는 17세기 청교도사회를 배경으로 죄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를 묘사한 나다니엘 호손의 명작이 원작으로 연출가 서재형이 각색한 창작뮤지컬이다. 2013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상, 2014 창작뮤지컬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 2017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로 선정되었다.
17세기 미국 북부 뉴잉글랜드의 보스턴. 남편보다 먼저 식민지에 도착한 헤스터 프린은 인디언들에 의해 남편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홀로 살아오던 그녀가 임신을 하자 마을사람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하지만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서 입을 굳게 다문 그녀에게 죄의 표지로 가슴에 A(adultery)라는 글자를 달게 한다. 한편,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헤스터의 남편은 이름은 칠링워스로 바꾸고 마을에 스며든다. 의사로 신뢰를 구축하며 헤스터의 부정을 캐내려고 하는데.......
--뮤지컬공연장면/ 사진제공 : 극단 죽도록달린다--
‘죄’에 대한 시선은 차갑다. 동정의 여지도 없다. 하지만 ‘죄’란 무엇인가, 기준이 어디에 있는가. 절대적 기준 앞에 죄가 없을 수 있을까.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엄격하게 묻는다. 죄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 죄를 짓고 숨기려는 자와 폭로하려는 자, 그리고 어느 편에 설 것인가에 대해.
우습게도 죄인이라 불리는 자들과 마을에서 존경받는 자들의 모습은 선명한 대비를 보인다. 결국 사람이란 보이는 것에 좌우되는 어리석음을 벗어날 수 없다. 또한 다수에 속하지 않으면 ‘낙오’되어 약자가 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열심히 가린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칠링워스는 목사가 결코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라 믿었다. 그에겐 당연한 일이다. 그의 신념 속에선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명예’이기 때문에. 하지만 목사에게 더 큰 가치가 생겨났고 자랐다. 고통하고 자책하며 무너져가는데도 마음을 채우고 자란다.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사랑’이.
--뮤지컬공연장면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어 입체적인 관극이 가능하다) / 사진제공 : 극단 죽도록달린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상당히 무거운 작품임에도 관객을 몰입하게 한다. 마을사람들을 연기하는 극단 죽도록달린다의 하나 된 호흡은 숨이 막히도록 실감난다. 어리석고 약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 약해서 두려움에 떨고, 잘못인줄 알면서도 당하지 않으려 버티고, 버텨봐야 결국 죄를 짓고. 그러나 죄를 지어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 고귀한 마음을 품을 수도 있는 사람. 선명한 대비와 압도적인 열기가 마지막까지 사로잡는다.
다재다능한 연출가 서재형과 한아름 작가, 귀를 사로잡는 음악으로 주목받는 박정아 작곡가가 의기투합해 고전을 새롭게 재창작했다. 스스로의 운명을 선택한 헤스터프린 역에 오진영, 임강희, 고통 속에서 더욱 큰 가치를 발견하는 딤즈데일 목사 역에 허규, 임병근, 사랑보다 분노에 모든 것을 건 칠링워스 역에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있는 박은석, 최수형이 극단 의 단원들과 하나 된 호흡을 보여준다.
강렬하고 슬프지만 압도적인 뮤지컬 는 대학로 TOM(티오엠)1관에서 11월 1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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