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식농업인 301호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 (총 8회 중 2회)
[내외신문=시사미디어투데이] 지난 회에서는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와의 짧은 문답을 통해 그가 대구축협 조합장에 도전을 결심하게 된 경위를 들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그가 축산업을 하게 된 동기와 과정을 그려보고자 한다. 제1회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에 돌입한 가운데 다소 민감한 기사가 될 수도 있지만 집합명사로서의 농민, 농업의 문제가 아닌, 분투하는 농민 한 사람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것은 한국 농업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을 조망하는데 좋은 시도가 되리라 여기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농협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가능하리라 본다. (편집자 주)
¶ 아버지(구진모 대표)와 함께 일군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이하 구교철):?어릴 때부터 놀면서 소, 돼지 우리 치우면서 컸어요. 아버지는 6.25 이후 결혼하시면서부터 닭을 키우기 시작하셨어요. 그 규모가 커지면서 돼지를 키우게 된거죠. 다른 축산농가들도 다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께서 돼지를 키우는데 열심을 내셨고 규모도 커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북아일랜드까지 가셔서 씨돼지를 사오셨고 제가 다른 농가에 이 돼지를 분양하는 일을 담당했어요.
그러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때에 돼지 인공수정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농장에 인공수정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가 돼지가 2천두 규모가 되고 저도 있고 하니 91년도 즈음에 규모를 늘리며 성주로 오게된 것입니다. 여기에 3만평 규모로 돼지 농장을 크게 할 욕심을 내었는데 지역 주민과 마찰이 생기면서 돼지를 중단하고 소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그게 오늘의 성주 가나안농장의 시작입니다.
한우 먹이주기 체험활동의 모습 (성주 가나안농장 제공)
¶ 체험농장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6차 산업
윤준식 기자(이하 윤준식):?체험농장 프로그램이 6차 산업에 해당된다는 것을 의식하고 하셨던 것인가요?
구교철:?성주 가나안농장이 관광농업, 체험농장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는 6차 산업이란 말이 없던 때였어요. 당시에는 일본에 이런 비슷한 게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윤준식:?‘6차 산업’이라는 것이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국정과제가 되면서 주목받는 키워드가 되었는데요. 농림수산업인 1차산업, 제조와 가공이라는 2차산업에 3차산업인 서비스업을 결합한 융복합농업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처음부터 이걸 해보겠다고 결심하기는 쉽지 않은데, 6차 산업 개념이 나오기 전에 시작하셨다면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요?
구교철:?특별한 계기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만 당시 IMF 직전에 관광농원 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농장을 운영하면서 관광농업을 시도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농장의 일부를 밀어내고 필요한 시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꾸준히 10년 정도 노력하다보니 우연치 않게 지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어린이들의 견학 신청이 들어오는 겁니다. 그렇게해서 자연스럽게 유치원 체험학습이 시작되었어요.
소달구지를 타보며 한우와 친숙해가는 어린이들 (성주 가나안농장 제공)
¶ 그러나 닥쳐 온 관광농업의 위기
하나 둘 시도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체험학습장을 규모화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5년이 지나니까 매년 8,000명에서 1만명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본격적인 시설화를 계획했는데 이게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체험학습 전체가 올스톱 되었습니다. 방문객도 당연히 줄 수밖에 없었지요. 구제역이 끝나고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번엔 진드기가 사람 몸에 안좋다고 하는 뉴스가 나왔고, 한우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체험학습이 또 한 번 중단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는 세월호 사태가 벌어지며 어린이들의 실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모든 체험활동이 중단되었습니다. 관광농업 산업자체가 중단되는 위기가 온 것이죠.?(계속) [윤준식 기자 / newsnzine@sisa-today.com]
[구교철 대표의 아버지 구진모 전 대표]
처음에는 종돈에 관심을 가졌으나 성주 가나안농장을 확장하던 당시 지역 주민과 융합하기 위해 방향을 급선회했다. 일본의 화우를 보며 한우의 가능성을 확인하며 꾸준한 개량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다. 아들인 구교철 대표가 체험농장을 운영하는 데에 대해서도 “체험농장이 청소년의 농촌이해에 도움을 줄 것이고 한우의 소비기반 확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아들인 구교철 대표는 아버지의 노력의 대를 이어 농장 여건에 맞는 다양한 고급육 생산기술 확립에 힘쓰는 한편 체험농장을 통해 농가 소득원을 늘리는 한편, “나도 축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축산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다.
[성주 가나안농장의 체험학습 프로그램]
성주 가나안농장의 주력품목인 한우의 탄생부터 성장,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것 학습하고, 축사에 들어가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부터 소달구지 타기, 조랑말타기, 논 미꾸라지 잡기, 논보트타기 등의 농촌체험과 감자, 옥수수, 고구마, 땅콩의 파종과 수확을 함께 해볼 수 있는 농업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했다.
이를 위해 농장 내에 오토캠핑장, 펜션형 숙소, 40명에서 최대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장, 풋살 운동장, 낚시터 등의 시설을 갖췄다.
관광농업을 위해 꾸준히 시설을 확충했던 것이 다양한 프로그램의 기반이 되었다. (성주 가나안농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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