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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대구축협 조합장 도전기(7)] “임대위탁축산, 영세한 농가를 살리고 조합도 살린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3/10 [14:31]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대구축협 조합장 도전기(7)] “임대위탁축산, 영세한 농가를 살리고 조합도 살린다”

편집부 | 입력 : 2015/03/10 [14:31]
신지식농업인 301호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 (총 8회 중 7회)

[내외신문=시사미디어투데이] (지난이야기) 축협이 조합원들에게 등급별 최고가를 제공하는 대신 가공사업에서 부가가치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에서 축산농가에게는 소득확대를 꾀하고, 소비자 형성과정에서 브랜드화를 이룰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한우등급제에 대한 대안을 만들 수 있다는 긴 이야기를 나눴다. 소박한 공약이지만 현장중심, 실무중심의 공약이 아니라 할 수 없었다. 그 외 축산농업 공동체를 위한 다른 공약들을 통해 그가 꿈꾸는 농촌은 어떤 것인지 질문을 이어가 보았다. (편집자 주)

 

 

¶ 농장 도우미 파견, 임대 위탁사육 시스템

??축산농가 공동체가 축협과 상생하는 방법이다

 

윤준식 기자(이하 윤준식):?첫 번째 공약인 조합이 조합원의 육우를 등급별 최고가로 매입한다는 것으로 상당히 긴 대화를 나눴는데요. 다른 공약에 대해서도 질문을 드릴게요. 농장 도우미 파견 시스템 구축도 있는데요?

 

구교철 대표(이하 구교철):?우리 농민들은 자기 자식은 한 끼 굶길 수 있어도, 키우는 소, 돼지, 닭은 한 끼도 못 굶깁니다. 그만큼 농민들이 정성을 기울여 키운다는 소리면서도 그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축산은 예민하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요. 농촌 인구가 적고, 축산도 시스템화 되어서 혼자서 농장을 운영하는 형편인데, 몸이 아프다든지 상을 당하든지 하면 일을 못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축협에서 도우미를 즉각적으로 파견해서 며칠정도는 농장을 봐줄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되지요. 농촌의 고용창출 면에서도 기여할 수 있구요.

 

대구축협 조합장 후보로 출마한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 (사진: 윤준식 기자)

대구축협 조합장 후보로 출마한 성주 가나안농장 구교철 대표 (사진: 윤준식 기자)

 

윤준식:?대구축협이 주도하는 임대 위탁사육 시스템도 공약으로 내셨네요  좀 풀어서 설명해 주세요.

 

구교철:?농장의 시설규모가 100두를 사육할 수 있는데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서 50두 밖에 못하는 농민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조합이 남는 50두 규모의 시설을 임대해주고 50두를 위탁해서 채워주면 100두 규모의 경제적 효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농민 입장에선 50두를 하나 100두를 하나 같은 노동을 하는데, 자기 소는 아니라 하더라도 임대로도 받고 사육비도 받아 소득을 늘릴 수 있어요. 이게 몇 사이클 돌아서 돈이 모이면 자기 소를 느릴 수 있고 그러면 규모있는 축산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윤준식:?그밖에 조합장 연봉의 반을 조합원 자녀들의 어학연수비용으로 내놓겠다고 하셨어요?

 

구교철:?농민 자녀들에게 어학연수를 통해 해외에 나가보고 자기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조합장 연봉이 1년에 약 2억 정도인데 그 중에서 1억을 다음 세대에게 투자하자. 1억 정도면 1년에 10명 정도에게 혜택을 줄 것 같습니다. 다음 세대가 농업의 미래입니다.

 

“농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농민 자녀들에게 투자해야 한다”   대구축협 조합장 구교철 후보는 연봉의 절반을 어학연수 비용으로 내어 놓겠다고 약속한다. (사진: 윤준식 기자)

 

윤준식:?어떤 면에선 방금 말씀하신 내용이 현재의 조합장 제도에 대한 개선안으로도 여겨지는데요  솔직히 농협조합장에게 주어지는 권한도 크고 물질적 혜택도 많잖습니까  오죽하면 군수를 하느니 조합장을 한다고요. 실제로는 조합장의 연봉을 절반으로 삭감하신다는 의미같은데요  ‘조합장 연봉 삭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좀 더 파고드는 공약일 것 같은데 왜 안그러셨어요?

 

구교철:?조합장으로 나서는 사람마다 가치가 다를 텐데 제가 함부로 그렇게 주장할 순 없죠. 다만 저는 그렇게 안하겠다는 정도만 이야기하는 겁니다. 저야 농장도 운영하고 있고 조합장 연봉에 욕심낼 것 아니라 농촌의 미래를 위해 내놓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조합을 처음 일군 아버지 세대는 자기 이익을 바라며 일하지 않았다”

  가난한 농가에게도 희망을 주는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

 

윤준식:?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는요?

 

구교철:?처음 조합을 시작하던 당시, 그러니까 아버지 세대에서 농사를 지으며 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조합장 연봉이라는게 없었어요. 다들 힘들게 농사짓고 살았고 힘을 합쳐야 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조합으로 뭉치고 조합장이 헌신해서 이렇게 만들어 온 겁니다. 그런데도 오랫동안 조합을 이끌며 농가소득 증대나 농업개선을 위해서 노력해 왔거든요.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조합장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를 위해서 뭔가 해보겠다는 생각이 중요하지, 조합장을 해서 이익을 얻겠다는 것은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윤준식:?얼핏 지금껏 말씀하시는 것들을 종합해보면 양극화라든가 그런 것들과 관련이 있어보여요  조금 정리해서 질문드린다면, 2등급 한우의 가격문제라든가, 농장도우미 파견, 임대 위탁사육 시스템, 어학연수 등 영세한 농가를 배려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요?

 

구교철:?앞으로 소를 키우려면 한 농가가 300두까지 하는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소고기 값은 거의 10년째 변화가 없는데, 사료값이나 송아지값, 인건비같은 원가는 올라가고 있거든요  소 한 마리당 월 2만원씩 이익이 남는다고 계산해보면 100두를 해봤자 축산농가에겐 월 200만원 밖에는 남는게 없습니다. 보시는 것과 달리 농민이 힘듭니다.

 

추첨을 통해 기호2번을 받았다고 하여, 기호2번과 승리의 V를 상징하는 포즈를 요청해 보았다. (사진: 윤준식)

추첨을 통해 기호2번을 받았다고 하여, 기호2번과 승리의 V를 상징하는 포즈를 요청해 보았다. (사진: 윤준식)

 

¶ 규모의 축산을 시도하기 어려운 농민들에 대한 대책

  조합이 나서 두레, 품앗이의 역할을 해주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윤준식:?그럼 한 농가가 300두를 하려면 그만큼의 시설투자도 해야하고 송아지도 사야하고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하겠네요?

 

구교철:?그러니까 투자한 만큼 규모의 축산을 하지 않으면 빚과 이자만 더 쌓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소를 키워 팔아 돈이 회전해야 돈을 갚는데, 100두 규모의 우사, 돈사는 만들었는데 여력이 없어 50두만 하게 되면 악순환이 계속되고 영원히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축협이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위탁축산을 통해 인건비를 지불해주면 영세한 농민은 돈 벌 기회가 있어 좋고, 조합은 그만큼 수익을 또 얻는 것이기 때문이죠.

 

윤준식:?도우미 파견도 그런 맥락에서?

 

구교철:?그런 것도 가능하고, 귀농하시는 분들이 생길 경우에도 농장이나 농업기술이 없는데 이런 것을 통해서 배우고 일하는게 가능하겠죠.

 

윤준식: 아주 현실적인 공약들이고 이런 공약이 점진적으로는 조합, 축산농가, 농촌과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건데, 좀 더 야심을 가져 주시면 안 될까요?

 

구교철:?내 이득을 위해서 한다면 야심인데, 진짜 농민을 위해 불철주야 일 하려고 뛰어든 것 뿐이라…..

 

윤준식:?잘 알겠습니다. 가장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 대안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으로 요약하면 되겠네요.?(계속)


[윤준식 기자 / newsnzine@sisa-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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