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랄레스, 멕시코 망명 ...볼리비아, '권력 공백' 아노미모랄레스와 함께 부통령, 상하원의장 모두 사퇴...통치 권력이 없는 불가리아모랄레스 지지자와 야당 지지자 격돌...학교, 상점 문 닫고 도로봉쇄까지야당 상원 부의장, 대통령 권한 대행 유력하지만 모랄레스 지지자 반발모랄레스, 연임 제한 어기고 4선 당선...개표 조작 논란 사퇴부정선거 논란으로 퇴진한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망명지 멕시코에 도착했다. 모랄레스는 멕시코 공군 항공기 편으로 수도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살아있는 한 계속 정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도착후 기자들에게 지난달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쿠데타로 축출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계속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망명 도중 길에 이불을 깔고 노숙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더욱 강해지고 힘을 길러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물러난 볼리비아는 혼란 속에 빠졌다. 권력은 공백 상태다. 대통령 유고 때 권한을 승계하는 순서는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 순으로 모두 대통령 사퇴 전후로 함께 물러났다. 장관들도 줄줄이 물러나 정부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유력한 인물은 야당 소속의 제닌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다. 그는 의장직을 승계한 후 대통령직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며 곧 대통령 선거를 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력 공백속에서 모랄레스 지지자들의 반발 시위 속에 치안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수도 라파스를 비롯한 볼리비아 곳곳에서는 모랄레스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 등과 충돌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퇴진에 환호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자축 시위 속에 모랄레스 지지자들이 뒤섞여 시위가 급격히 과격해졌다.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았고 도로 봉쇄 속에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다. 전날 밤부터 볼리비아 곳곳에선 지지자의 보복으로 보이는 방화와 습격 등이 이어졌다. 버스 60여 대가 불에 타고 상점 약탈도 이어졌다. 모랄레스는 지난 2006년 처음 대통령 취임이후 지난달 대선 이후 부정 시비 속에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사퇴하게 됐다. 선거 과정을 감사한 미주기구(OAS)가 부정이 있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군과 경찰 수장까지 나서 퇴진을 종용했기 때문이다. 물러난 모랄레스는 자신이 쿠데타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사퇴 발표 이튿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사태가 야당 지도자들이 일으킨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특히 북·중남미 국가들의 반응은 집권세력의 좌우 이념성향에 따라 민주주의 와 쿠데타라는 시각이 확연히 달랐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모랄레스 사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쿠데타의 희생양이라는데 동조하고 있다. 반면 우파 성향 정부는 쿠데타가 아닌 부정선거에 의한 결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 퇴진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와함께 브라질과 콜롬비아, 페루 등 중남미 우파 정부들도 쿠데타라는 규정을 하지 않은 채 볼리비아의 안정을 촉구하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랄레스 퇴진이 남긴 질문은, 민주주의적 과정인지 쿠데타였는지 여부”라며 “이런 논란은 중남미에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랄레스는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목동, 벽돌공장 잡부, 빵 장수로 일하다 좌파 사회주의운동(MAS) 소속으로 1997년 의회에 들어간 후 2005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3연임에 성공했지만 연임 제한 규정을 어기고 4선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개표 조작 논란으로 끝내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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