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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대군인의 든든한 동반자: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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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대군인의 든든한 동반자

편집부 | 기사입력 2017/05/24 [14:27]

[기고] 제대군인의 든든한 동반자

편집부 | 입력 : 2017/05/24 [14:27]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이영조 기고문

 

[내외신문=변진호 기자] 출근길, 사람들이 종종걸음으로 지하철역에 모여든다. 승차장에 들어선 대부분의 사람은 열차를 기다리며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고 거기서 뭔가 얻으려고 골똘히 있는 모습은 어느새 익숙해진 출근길 지하철 풍경이다. 나 역시 사람들 속에서 책 한 권을 옆구리에 끼고 어두운 굴을 바라보며 희망찬 기다림의 찰나를 즐긴다.

 

 

나는 제대군인이다. 내 인생과 내 삶을 안전하게 보장해준 35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진출한 4년 차 새내기 민간인이다. 나는 20세에 군에 가서 50세 중반까지 청춘을 온통 군에서 보냈으니 아는 것이라곤 군에 관한 지식뿐. 이렇다 특별히 내놓을 것 없는 군 바라기로 평생을 살아왔다.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움츠러들게 했다. 책임감, 소신, 강한 정신력으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감으로 충만했던 내가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에 사로잡히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먼저 나온 선배를 만나 경험을 들으려 했고 보이지도 않는 무언가를 잡으려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그러다 내 곁에 든든한 동반자가 있음을 자각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제대군인 지원센터가 그곳이다. 전역을 하고 나니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카랑하고 경쾌한 여인의 목소리는 시원한 바람이 복잡한 머리를 잠재우듯 마음을 안정시켜줬다. “선생님 전역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선생님의 진로와 직업을 컨설팅해드리는 담당자 ooo입니다. 앞으로 저는 선생님께서 취업하실 때까지 길을 안내해드리고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분은 내게 보호자나 학교 담임선생님 같은 존재였다. 주기적으로 제대군인지원센터에 나오게 해서 복장, 언어, 태도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도와줬고 직업적성검사를 통해 나의 새로운 적성을 알게 했고 그 길로 안내해줬다. 그분의 노력은 취업에 성공할 때까지 계속됐고 나는 그곳에서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았다.

 

 

길을 걷다 한 지인을 만났다. 공기업에 중견간부로 근무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던 분이었는데 얼마 전 회사 내 구조조정으로 퇴직했다고 한다. 60이 가까운 나이지만 아직 힘도 넘치고 일을 할 자신도 있어 새로운 일을 찾고 있는데 알아볼수록 막연하다는 생각에 자꾸 주저앉게 된다며 한숨을 내쉬는 그에게서 그 전의 당당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의욕, 체력, 일에 대한 자신감, 능력, 경험 등 이런 소중한 조건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원숙한 중년이지만 나이 앞에 그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직장을 새롭게 얻기는 결코 쉽지 않았고 또한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은 단순 근로 분야로 제한된 것이 현실이다.

 

 

일단 사회로 나온 이상 그들은 신인이고 사회초년생이다. 그들이 다시 일어서려면 누군가 손을 잡아주고 이끌어줘야 한다. 사회에 먼저 나온 선배로서 힘이 돼줄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명함을 건네고 사무실에서 차 한잔하며 더 이야기를 나누자 하고 돌아왔다.

 

 

지금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80세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친구들에게 100세까지 사는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오래 살아서 뭐하겠냐고, 자기는 적당히 살다 가겠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러나 죽고 사는 것이 내 마음대로 되는가  아파서 병원에 가면 살려놓으니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다.

 

 

80세부터 놀아도 족히 20년은 놀 수 있다. 50대에 퇴직을 하는 우리는 그때까지 할 일을 준비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은 생명력이 있다. 삶에 활력이 있고 자기를 가꾸니 속된말로 때깔이 난다. 가슴속에서 열정이 끓고 몸은 더 젊어지는 느낌이다.

 

 

지금 우리 앞에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에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미래학자들은 예견한다. 4차 산업이 뭔지, 그것을 왜 혁명이라 부르는지,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놓게 될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침에 뉴스에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했다. 예보를 무시하고 우산을 챙기지 않으면 고스란히 내리는 비를 맞게 될 것이다. 그 흐름에 맞춰 내 역량을 개선하면 나의 노후와 미래는 훨씬 더 윤택해질 것이다.

 

 

제대군인, 우리에겐 든든한 동반자 제대군인지원센터가 있다. 내가 일 할 의지만 있다면 제대군인 지원센터는 우리에게 커다란 산으로 다가와 무더운 어느 날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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