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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카메룬의 눈물: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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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카메룬의 눈물

조동현 기자 | 기사입력 2021/06/10 [14:57]

[기고] 카메룬의 눈물

조동현 기자 | 입력 : 2021/06/10 [14:57]
▲ 파주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 경사 안준수
▲ 파주경찰서 공공안녕정보외사과 경사 안준수

최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유혈분쟁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했었다. 중동의 화약고인 이-분쟁, 지금은 잠정 휴전에 들어갔지만 언제 또 그 도화선에 불이 붙을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팔 분쟁처럼 아프리카 서쪽, 한반도의 약 5배되는 나라에도 수십 년간 적체된 갈등과 그로 인한 살육이 창궐한 나라가 있다. 바로 카메룬이다. 우리에게 카메룬이란 나라는 축구를 잘 하는 나라, 코코아가 유명한 나라정도로만 인식이 되어있다. -팔 분쟁이 종교에 근간을 둔 분쟁이라면 카메룬은 언어 때문에 시작된 분쟁이다. 카메룬은 세계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와 영국이 분할 점령을 거치며 영어권 지역(2)과 프랑스어권 지역(8)으로 분할됐고, 언어와 문화 생활양식 등의 차이로 양측의 분쟁과 반목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인구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소수파인 영어권 시민들은 자신들이 나머지 80%인 다수파 불어권시민들에 비해 저개발 등 사회적 차별을 받으며 점차 소외돼 왔다고 불만을 표출, 특히 2018년을 기점으로 영어권을 홀대하고 불어권을 우대하는 정부에 반발해서 영어권지역에서 시작된 반정부 폭력시위 사태가 내전수준으로 격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카메룬 현지에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카메룬 인을 앵글로폰(Anglophone), 불어를 사용하는 카메룬 인을 프랑코폰(Francophone)이라 부르는데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1000여명의 카메룬인들 중 약 80%이상이 앵글로폰으로 추정된다. 이들 앵글로폰은 열에 아홉은 난민비자 신청인이다. 즉 진짜 난민이 아니라, 난민의 지위를 얻기 위해 난민을 신청한 사람들인데 실제로 이들이 법무부 심사를 통해, 난민으로 인정받을 확률은 0.1%도 안 된다고 한다.

파주에 체류하며 현재 재활용 업체에서 일을 하며, 아내 그리고 3살 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카메룬 출신의 난민비자 신청네바 프레드씨(가명)현재에도 카메룬에는 납치와 불법체포 감금, 강간 살인 등이 난무 하고 매일 페이스북에 시체 사진이 올라오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앵글로폰은 고향으로 돌아가면 공항에서부터 프랑크폰 군 경에 체포되어 감옥으로 보내질거에요라고 힘없이 덧붙여 말했다.

해뜨기 전 일을 나가 해가 진후 집에 돌아온다는 프레드씨의 수입으론 15평 남짓한 반지하 빌라 월세, 세가족 식대비, 딸아이의 어린이집 비용대기도 빠듯하다. 설상가상으로 내달 비자 만료일이 다가와, 출입국에 비자 연장을 하러 가야 한다는데, 일을 빠질 수 없어 고민이라고 한다.

그래도 프레드씨는 자기의 경우는 양반(?)이라며 타지에 살고 있는 자신의 친구인 앵글로폰 A씨의 사례를 이야기해주었다. A씨는 난민인정이 불허되고 비자가 만료되어 귀국을 앞두고 있는 A씨는 수입이 없어 인터넷 상거래를 통해 중고 휴대폰을 구입하여 본국에 웃돈을 얹어 팔아 생활비에 보태 쓰려 했으나 물품사기를 당하여 허탈과 실의에 빠져있다고 한다.

이외에도 난민신청자들의 위태로운 신분상의 불리함을 이용하여 임금체불을 삼시세끼 먹듯이 하는 악덕 사장, 폭언 폭행을 일삼는 작업반장등... 내전을 피해 한국에 왔건만, 오호라, 이국땅에서 또 다른 내전에 고통 받아야 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종국적으로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만 할지라도, 그날이 도래하기 전까지는 경찰관은 최소한 그들의 눈물은 닦아 주어야하지 않을까.

8시가 훌쩍 넘은 어둑어둑한 저녁, 나와 커피한잔을 마시고 반지하 계단으로 내려가는 프레드씨의 축쳐진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가까운 미래에 어떤 카메룬을 원해요?”라는 질문에 네바 프레드씨는 이렇게 답했다. “눈물 없는(No tears) 카메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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