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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노을, 이신영 연출 ‘우리 읍내’: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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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노을, 이신영 연출 ‘우리 읍내’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2/16 [15:25]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노을, 이신영 연출 ‘우리 읍내’

편집부 | 입력 : 2015/12/16 [15:25]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 칼럼니스트]노을소극장에서 손톤 와일더 작 오세곤 번역 번안, 이원현 예술감독, 이신영 연출의 ‘우리읍내’를 관람했다.

 

손톤 와일더는 1887년, 위스콘신 주 메디슨 시에서 출생해 초등교육을 받은 후, 1905년부터 92년까지 부친이 상해와 홍콩의 총영사로 있는 동안 그곳에서 중학교교육을 받고, 1910년부터 12년까지 버클리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후 1913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후에 예일 대학에 입학해 졸업한 다음 고등학교와 시카고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며 소설.희곡을 썼다. 평 이한 문체와 새롭고 산뜻한 소재,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주인공을 등장시켜 형식,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냄으로써 미국 문학계의 독자적인 지류를 형성했다.

 

희곡으로 ‘긴 크리스마스의 저녁식사(The Long Christmas Dinner’(1931) ‘우리 읍내 Our Town’(1938), ‘우리 치아의 피부 The Skin of Our Teeth’(1942), 뮤지컬 ‘헬로, 돌리’의 원작이 된 인생을 구가하는 희극 ‘중매인The Matchmaker’(1954) 등의 걸작이 있다.

 

‘우리 읍내’는 손톤 와일더의 ‘Our Town’를 번안한 연극이다. 소극장 출입구 맞은편 전체와 기존의 극장 객석에 의자를 배치해 객석이 확장되고 연기자들의 호흡소리까지 듣게 되는 관객과 출연진 밀착의 무대로 연출된다.

 

무대 벽면에 정사각의 입체 조형물과 작은 울타리 형태의 조형물을 배치하고, 출연자들이 그 조형물을 이동시켜 극의 전개에 맞도록 배치한다. 그리고 극의 1970년대, 1980년대 속에 1960년대를 배치하면서 시대적 배경에 관해 출연자가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해설자 노릇도 한다. 극의 시작 전부터 여성출연자가 등장해 친 대중적 연기를 펼치면서 마을의 의사 김 원장이 일찍 모습을 드러내고 신문 배달원이 뛰어다니며 신문을 집집마다 던지는 시늉을 하면 관객은 이미 출연진과의 호흡이 일치되고 공감대까지 형성되는 듯싶다.

 

김 원장 부인은 아들 철수를, 옆집의 이 선생 부인은 딸 영희를 깨워 학교에 보내는 등 평범한 일상적인 생활모습이 펼쳐진다. 아이들은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부인들대로의 평범한 일상을 떠들썩하게 떠벌이며 1970년대의 풍경이 한동안 펼쳐진다. 이런 마을 모습이 소개되면서 1막이 끝난다.

 

2막이 되면 출연자가 흘러간 세월이 몇 년인가를 알린다. 마을의 부인네들은 교회에서 성가대 대원노릇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기량이 연출된다. 부인네들의 찬송가 부르는 소리가 요즘 대형교회의 어느 성가대 못지않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다만 지휘자가 알코홀 중독자라는 설정이 색다를 뿐이다.

 

2막은 사랑과 결혼이 주제다. 김 원장 부인과 이 선생 부인은 각각 아들 철수와 딸 영희의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철수와 영희의 혼례장면과 주례사가 연출되고, 결혼식 떡이 관객에게 분배된다. 출연자들이 쟁반에 떡을 담아 객석을 돌아다니며 나누어 준다. 떡 맛이 얼마나 좋은지 필자는 이렇게 맛있는 떡을 평생 처음 먹어본다고 표현한다면 과장일까  결혼식 장면이 끝나면 출연자는 관객들에게 2막이 끝났다고 전한다.

 

3막은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무대는 공동묘지다. 망자가 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를 낳다 죽은 영희가 어린 시절 자신의 집으로 가겠다고 소망한다. 소망대로 영희는 자신의 열두 번째 생일날로 되돌아간다. 과거로 돌아간 영희는 가족의 일상을 접하게 되고, 자기 어머니가 너무 바빠서 소소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영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살아 있음의 소중함과 일상의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폭포수 같은 눈물과 함께 무덤으로 다시 돌아온다. 여기 저기 관객의 손에 꺼내든 손수건이 보이고, 손수건을 눈으로 가져가기 시작하면 장면이 바뀌고, 신문배달부는 예전처럼 오늘도 신문을 뛰어다니며 여기 저기 돌리고, 나이든 모습의 영희의 아빠가 등장해 이제 극이 끝났으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말하면 관객의 아쉬운 마음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를 출연자들에게 보내며 연극은 끝이 난다.

 

김인수, 박우열, 김도연, 박새롬, 유일한, 김연진 등 출연자 전원의 호연과 열연은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받는다.

 

극단 대표 강재림, 드라마투르크 이유라, 무대디자인.소품디자인 최병훈, 음악감독 이상규, 안무 이종승, 소품 김병수, 연주 김현아, 조연출 권민수, 조연출보 강태환.박은미, 기획 손동영 등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노을의 손톤 와일더 원작, 오세곤 번역.번안, 이원현 예술감독, 이신영 연출의 ‘금천구 시흥동 2015번지’를 연출력이 감지되는 친 대중적인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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