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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고래, 박선희 협력연출 ‘사라지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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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고래, 박선희 협력연출 ‘사라지다’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2/12 [19:55]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고래, 박선희 협력연출 ‘사라지다’

편집부 | 입력 : 2015/12/12 [19:55]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 연출 출연, 박선희 협력연출의 ‘사라지다’를 관람했다.

 

이해성은 1969년 부산 출생. 부산 충렬고, 중앙대 국문과 졸업했다. 현재는 극단 고래 대표이자 배우 겸 극작가 연출가로 활동하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에 출강하고 있는 훤칠한 미남에다 한국연극의 기대주이다.

 

주요수상경력으로는 2007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2007 제10회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 ‘고래’, 2008 밀양연극제 희곡상 ‘고래’(작/연출), 2010 창작팩토리 대본공모 선정 ‘살’, 2014 제7회 대한민국 연극대상에 ‘빨간 시’로 작품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했고, 2015 서울연극제에 ‘불량청년’으로 무대예술상을 수상하였다.

 

극단 고래는 2011년에 창단되어 ‘고래’ ‘살’ ‘빨간시’ ‘전하의 봄’ ‘사라지다’ ‘불량청년’ 외 다수 작품을 공연했다.

 

‘사라지다’는 말복의 아파트에 모인 여고 동창생들의 이야기다. 말복의 조카이자 고인이 된 윤주의 제삿날에 모인 30대의 여고동창들동지, 청명, 신정, 상강과 윤주의 유령, 그리고 윤주의 새 신랑, 그리고 윤주의 이모라 불리는 트랜스젠더(Transgender)인 말복, 그리고 그와 결혼했던 여인이 등장해 연극을 펼쳐간다.

 

트랜스젠더(Transgender)는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를 뜻한다. 남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으로 살아가기를 바라고 행동한다.

 

무대는 백색의 휘장이 드리워진 배경과 배경 앞 무대 좌우로 통로가 있고 통로 하수 안쪽으로 장식장이 보이고 바깥쪽으로 책장이 있다. 장식장에는 조그만 그림액자, 지구본 그리고 소형조형물들이 놓이고, 책장에는 장서가 꽂혀있다. 복도 상수 쪽에도 낮은 장식장이 배치되고, 중앙의 낮은 장에는 전화기를 올려놓았다. 무대 좌우에 백색의 기둥이 서있고, 양쪽 벽 가까이 소형의 원탁과 의자가 있다. 무대 중앙에도 긴 안락의자와 탁자가 가로 놓여있고, 바닥에는 백색 양탄자가 깔려있어 무대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연극은 도입에 배경에 영상투사와 함께 죽은 윤주의 제삿날에 모인 여고 동창들이 슬픈 불란서 영화를 보며 훌쩍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잠시 후 말복이 등장해 영화영상을 꺼버리면, 모두들 “이모!”라고 외치며 항의 의사표시를 한다.

 

말복.... 남성으로 태어났으나 여성가슴으로 성형을 하고, 행동거지나 말투 억양에 이르기까지 여성이나 다름이 없다. 여고 동창생들의 이모노릇을 완벽하게 해낸다. 그러나 그를 찾아온 여인...과거 그와 결혼을 했던 여인으로 해서 그를 이모라고 의식했던 윤주의 여고 동창들에게 잠시 혼란과 충격이 일기도 한다. 게다가 여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여식의 결혼식과 말복의 예식장 방문을 적극 저지하려는 여인의 의지가 노출된다.

 

동창들은 결혼을 해 애를 낳아 기르고,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동창이 있는가 하면, 작가도 있고, 의사도 있다. 제각기 나름대로 의 일들이 소개가 되면서, 고통과 환희가 병행된다. 특히 자신의 남편 이야기와 남녀 공통으로 느끼는 성적욕구나 쾌락의 극치가 관객과의 공감대 속에 여과 없는 단어로 묘사된다.

 

고인이 된 윤주가 예식 날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고, 그런 윤주가 제삿날 모여 있는 동창생들에게 백색의 예복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만, 동창들 눈에는 보이지를 않는다. 윤주의 독백은 시적이고 철학적이라 관객의 주의와 시선을 끌어 들이지만, 현실감이 우선인 동창생들 앞에서는 윤주의 독백성이 그녀들 주위로 떨어져 흩어져버리는 빗방울 소리에 불과하다.

 

말복이 그의 부인의 의사를 따르겠노라 고개를 숙이는 장면, 동창생들끼리의 감추고 싶은 사연이나 치부가 노출이 되고, 이모라 불리는 말복까지 그런 사실을 알고 충고를 하는 장면과, 비밀약속을 지키지 않고 말복에게까지 귀 뜸을 해준 동창을 비난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대단원에서 말복과 윤주의 여고동창생들이 다시 불란서의 슬픈 영화를 틀고 함께 보기 시작할 때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소리와 함께 등장한 죽은 윤주의 신랑이었던 남성과 그의 손에 들린 하얀 꽃다발에 조명이 집중되면서 배경에 연극의 도입에서처럼 영상이 투사되면서 연극은 끝이 난다.

 

한필수와 이해성이 말복으로, 레지나가 말복의 부인, 송재연이 윤주, 장원경과 변신영, 이송이와 이은주가 동창생, 그리고 이현정도 동창생으로 출연하고, 신장환이 윤주의 신랑 역으로 출연한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과 열연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내지만 트랜스젠더인 말복은 물론, 여고 동창들 개개인의 성격창출이 눈부신 기량으로 드러나고, 말미에 등장하는 신랑 역 또한 인상 깊기에 출연진들에 의해 극단 고래의 발전적인 앞날을 예측케 된다.

 

무대 서지영, 조명 성미림,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의상 장주영, 분장 장경숙, 사진 이지락, 드라마트루크 이단비, 조연출 최지숙 임소은 임다은, 기획 이대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고래의 이해성 작 연출 출연, 박선희 협력연출의 ‘사라지다’를 창의력과 연출력이 감지되는 독특한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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