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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변함없는 사랑, 모두의 로맨스, 뮤지컬<로미오와 줄리엣>내한공연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0/02 [16:09]

(공연리뷰) 변함없는 사랑, 모두의 로맨스, 뮤지컬<로미오와 줄리엣>내한공연

편집부 | 입력 : 2015/10/02 [16:09]


사진:윤빛나기자

[내외신문=김미령기자]뮤지컬내한공연


낯선 언어임에도 귓가에 울리는 넘버는 감미롭다. 푸른색과 붉은 색으로 대비되는 가문의 싸움으로 인해 사랑에 빠진 젊고 아름다운 남녀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다.


영원히 변주될 사랑의 테마, 셰익스피어의 명작 뮤지컬 이다.

 

은 독보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희곡으로 영화, 발레, 오페라, 연극으로 재창조되어왔으며 장르와 관계없이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다.


6년 만에 내한한 뮤지컬 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작곡가 제라르 프레스귀르빅과 최고의 연출가이자 안무가인?레다의 협업으로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성이 가득하다.


2001년 파리 팔레 드 콩그레(Palais des Congr?s) 극장에서 시작된 뮤지컬은 상연하는 극장마다 ‘콩플레(Complet,프랑스어로 매진)’되었고, 뮤지컬 넘버 ‘Aimer(사랑한다는 것)’과 ‘Les Rois du Monde(세상의 왕들)’은 공연시작 전에 프랑스 음악차트 1위에 올랐다. 프랑스 각지에서 450회 공연되는 동안 뮤지컬DVD와 관련 OST는 1억장 이상을 판매하는 신기록을 세우며 플래티넘 유럽 어워드, 골든 디스크, 백금 디스크, 다이아몬드 디스크를 수상한다.


폭발적인 반응은 런던, 캐나다, 독일, 비엔나, 암스테르담, 모스크바, 폴란드, 이탈리아, 남미, 일본, 한국 등 해외로 이어졌으며 전 세계 18개국에서 14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공연되었다. 오리지널 팀은 팬들을 만나기 위해 세계 투어를 하고 있으며, 한국에선 2007년 처음 소개, 2009년에 이어 현재 세 번째 내한 공연 중이다.


아름다운 도시 베로나는 몬테규 가 와 캐플렛 가의 집안싸움으로?평화와는 거리가 멀다. 캐플렛 가에서 무도회가 열린 어느 날, 로미오는 머큐시오, 벤볼리오와 함께 무도회에 몰래 참석했다가 줄리엣을 만나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신부의 도움으로 비밀 결혼식을 올리지만, 두 사람의 사랑으로 인해 싸움이 일어나 휘말린 로미오는 티볼트를 죽이고 베로나에서 추방을 당한다. 줄리엣은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부모를 피하기 위해 신부의 도움으로 가짜 독을 먹고 거짓 죽음을 꾸미는데......


뮤지컬 의 가장 큰 강점은 세계적인 거장 두 사람의 협업이 작품 속에 녹아 응집되어 있다는 것이다.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의 넘버들은 샹송을 기본으로 강렬한 록까지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프랑스어 특유의 운율은 귀와 마음을 사로잡는다. 안무는 현대무용부터 힙합, 브레이크 댄스, 아크로바틱 등 다양한 장르를 보여 주며 역동적인 힘으로 무대를 장악,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몬테규가와 캐플렛가의 대립 장면은 붉은 색과 푸른 색의 대비와 함께 아무 이유 없이 증오심을 품고 상대를 증오하는 긴장감을 표현한다. 강렬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가진 군무는 두 가문의 오래되고 어리석은 싸움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며, 두 가문의 대립 속에서 베로나의 영주는 다만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인다.


프랑스 판 에서는 어쩌면 주인공인 두 연인보다 더?눈에 띄는 인물들이?있다. 그 중 머큐시오와 티볼트, 두 사람의 솔로 넘버는 두 인물의 속마음과 매력을 십분 발휘한다. 음악이 가진 힘을 넘어 두 번의 내한 공연으로 팬덤까지 생긴 존아이젠의 연기는 눈부시게 입체적이다. 강렬한 증오로 똘똘 뭉친 티볼트와 제멋대로인 듯 생기 넘치는 머큐시오, 친구들의 비극을 지켜보는 아픔을 지닌 벤볼리오까지 작품은 매력적인 인물들로 가득하다.


독창적인 해석으로 재창조된 인물들의 갈등과 더불어 눈에 띄는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극적인 운명으로 이끌고 가는 ‘죽음’이라는 캐릭터이다.?뮤지컬 엘리자벳을 본 사람이라면 토드라는 ‘죽음’이 떠올라 대비될지도 모르겠다. 비극적인 운명으로 끌고 간다 해도 이야기 전체를 지배하는 ‘죽음’은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한번쯤 그런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싶다는 로망을 품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죽음까지 불사할 만큼 그렇게 뜨겁게 깊게 사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어쩌면 어렸었기에 그렇게 사랑 하나에 모든 것을 내던질 수 있었을 두 사람. 그래도 그들처럼 단 한번뿐인 운명을 만나고 싶다고 바라는 마음이 있다. 사람에겐 언제나 ‘사랑’이 필요하니까.


‘티볼트', '맵의 여왕(La reine Mab)', 로미오와 줄리엣의 듀엣곡 '기도하네(On Prie)'세 곡의 새 넘버와 연주곡 '인형들(Les Poupeess)' '편지(La letter)'가 새로 추가 되어 작품은 더 풍성해졌다. 무엇보다 프랑스 뮤지컬의 즐거움은 커튼콜까지 이어진다는 것인데 서툴지만 성의있는 한국어 인사와 함께 흥겨운 커튼콜은 공연장을 떠나서도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기존에 로미오를 연기하던 씨릴 니꼴라이에 이어 신예 로만 푸르크투오소가 새로운 로미오로 남은 기간 무대에 오른다. 줄리엣 역에 조이 에스뗄, 입체적인 머큐시오 역에 존 아이젠,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는 베로나의 영주 역에 스테판 메트로, 강렬하고 격정적인 티볼트 역에 톰 로스, 매혹적인 죽음 역에 오렐리 바돌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대거 함께한다. 오는 10월11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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