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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작 연출의 속살: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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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작 연출의 속살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7/20 [09:50]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작 연출의 속살

편집부 | 입력 : 2015/07/20 [09:50]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 노을소극장에서 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작.연출의 ‘속살’을 관람했다.

 

이은준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극단 연출연수과정을 수료하고, 극단 골목길 (대표 박근형)의 조연출과 연출을 담당한 후 2004년 국립극단의 ‘질마재신화’ ‘페드라 사랑’을 연출하고, 향후 ‘곰’ ‘년’ ‘코뿔소’ ‘레지스탕스’ ‘프랑스 정원’ ‘소설처럼’ ‘불씨’ ‘속살’ 등을 쓰거나 연출한 미모의 여성 작가이자 연출가이다.

 

‘속살’은 속마음을 달리 표현한 연극이다. 고교시절 절친한 사이였던 네 명의 친구들과 두 명의 후배, 그리고 한 명의 여자가 장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그들 중 여고생에게 인기가 많던 한 인물,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스타노릇을 했던 인물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친구들 중 한명은 주점을 경영하고, 한명은 보험회사 직원, 또 한명은 경찰이다.

 

네 사람은 친구의 주점에 자주 들른다. 그 중 스타노릇을 했던 친구는 현재는 빈둥대며, 술만 마시고 사고를 일으켜, 현재 집행유예기간중임에도 그에 개의치 않고 행동을 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그에게 모두 잘 대해주고 보살펴주려 애쓰는 정경이 펼쳐진다. 주점경영자의 처도 그 친구에게는 정성스레 대해준다.

 

이들의 후배 한명은 고시공부를 하지만 번번이 낙방을 하고, 이 주점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공부를 계속한다. 그런데 빈둥대는 친구가 조심하기는커녕, 이번에는 이 주점에 한국여인과 함께 들른 일본남성에게 시비를 걸어 중상을 입힌다. 집행유예기간 중에 또 상해죄를 저질렀으니 구속될 것이 분명한지라, 친구들이 폭행당한 사람에게 고소를 취하해 주도록 배상금 겸 합의금을 마련해 주려고 애쓴다.

 

그러나 거액이기에 선뜻 합의금을 내놓지는 못한다. 보험회사 직원을 하는 친구도 해약금으로는 합의금에 미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한다. 결국 주점을 경영하는 친구의 처가 저축해 두었던 돈으로 합의금을 마련해 문제해결을 한다. 빈둥대는 친구가 주점으로 다시 찾아와 친구의 처와 대화를 하면서 과거 두 사람이 연인이었던 관계가 드러난다.

 

그런데 어떤 연유로 두 사람이 맺어지지 않고, 주점하는 친구와 결혼을 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주점 경영자의 처가 빈둥대는 친구에게 다시는 내 앞에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하니, 빈둥대는 친구는 일어나 그녀에게서 떠나간다. 그 후 한동안 빈둥대는 친구의 소식이 끊긴다. 친구들 모두가 궁금해 하고, 그 친구의 행방을 찾지만, 묘연하다. 그러자 빈둥대는 친구의 아우가 주점을 찾아오고, 형의 행방을 묻는다. 그러나 아무도 사라진 친구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 그 때 아우에게 휴대전화가 온다. 집의 벽장 속에서 사라진 형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다.

 

마지막 장면은 죽은 친구의 빈소다. 모두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과 관련된 과거사를 털어놓는다. 과거 고인과 함께 무면허로 자동차 운전을 하다가 차사고로 인명을 살상한 사실이 드러난다. 공동책임이지만 그 책임을 빈둥대던 친구가 혼자 떠맡고 교도소로 간 사연이 펼쳐진다.

 

모두 이 사실을 비밀로 붙이고, 친구가 교도소에서 출소하자, 친구들이 돌봐주려고 애썼다는 것이 알려진다. 그리고 그 친구를 사랑했던 여인도 주점을 하는 친구에게 시집을 간 사연까지. 그리고 친구가 앞으로도 그 사고에 대해서는 함구하기를 바란 사실까지도. 죽은 친구의 동생이 형의 유서를 공개한다. 거기에는 단 한마디 “이제 됐냐?”라는 글이 적혀 있을 뿐이다.

 

세상에는 남의 허물을 덮어주기는커녕 끝까지 까발리는 행태가 버젓이 언론매체나 방송을 통해 매일 반복되다시피 하는데, 이 연극에서는 끝내 속내나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모습을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의미 심중한 내용이다.

 

이원재, 오순태, 이호열, 남승혜, 김은우, 이순원, 김동원, 김태훈, 안소영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이 제대로 드러나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기획 심재현, 조연출 나영범, 무대감독 김병건, 무대디자인 권 혁, 조명디자인 성노진, 홍보디자인 김근영, 음악 박민수, 의상.소품 신사랑, 오퍼레이터 최찬엽.홍명환 등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파수꾼의 이은준 작.연출의 ‘속살’을 기억에 길이 남을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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