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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단체들 "언론자유 억압하는 국보법은 위헌"

도형래 기자 | 기사입력 2022/11/23 [18:02]

언론단체들 "언론자유 억압하는 국보법은 위헌"

도형래 기자 | 입력 : 2022/11/23 [18:02]

한국인터넷기자협회를 비롯한 언론·시민단체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은 위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헌재는 현재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고 있다. 7조는 1991년 이후 일곱 차례 헌재 심판대에 올랐으나 모두 합헌 결정을 받았다. 

 

▲ 언론단체들이 23일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사진=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6.15남측언론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등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 2조와 7조 등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압하고 있다지 지적했다. 

 

이들은 'TV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방송 프로그램' 등에 국가보안법이 적용된 사례를 지적하며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언론활동의 발목을 잡는 국가보안법의 퇴행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반국가단체’와 ‘찬양․고무﹒선전’을 처벌하는 국보법 조항은 언론인의 희생과 노력만으로 넘을 수 없는 언론자유의 족쇄가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이제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 대결과 섬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레드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날 시기"라며 "북한에 대한 균형된 접근과 보도를 차단하는 국가보안법 독소조항은 시대에 맞게 폐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6.15남측언론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은 위헌입니다!”

 

74년이 흘렀다. 그 기원은 일제의 1925년 치안유지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 4﹒3항쟁 진압을 거부하던 여수 군인들의 저항을 진압하려 만든 1948년 한시법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으로 오늘까지 남아 있다. 

 

74년 동안 대한민국이 바뀌었고 세계 정세가 바뀌었다. 1990년 냉전 체제 해체 이후 새로운 세계 질서가 자리 잡았다. 이듬해 대한민국은 ‘중공’이라 불렀던 국가와 수교를 맺었고 북한과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한 줄도 바뀌지 않았다. 1991년 이후 여덟 번이나 위헌 심판을 요청했으나 모두 합헌이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헌법재판소가 냉전체제로의 회귀를 바라는 것이란 말인가? 아니, 국가보안법이 헌법보다 더 상위법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우리는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이 말과 글, 문화·예술 작품, 개인의 SNS까지 이분법적 잣대로 규율하여 민주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구속한다는 것은 새삼 지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자기 검열에 따라 표현행위가 위축되고, 개인에게 자기 검열의 굴레를 씌운다는 것도 이미 수없이 지적된 악폐다.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내면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기본권이다. 국가보안법, 특히 7조 1항은 자의적으로 적용될 위험이 상존하며, 권력자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너무나 크다. 

 

국제인권 조약은 헌법재판의 규범에 해당되는 무게를 지니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국제자유권규약, 고문방지협약, 사회권 규약 등 국제인권규약에 위배되므로 유엔자유권규약위원회, 유엔인권이사회, 국제엠네스티 등이 1992년부터 줄곧 폐지 촉구해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국가보안법은 명확성의 원칙 및 비례의 원칙, 국제인권법 등을 위반해 표현의 자유와 사상·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며 2004년에 이어 2022년 9월 국가보안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2022년 오늘 세계정세는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념이 아니라 자국 이익만을 앞세운 싸움이 창궐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극우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새로운 냉전체제로 세계를 재편하고 있디. 이러한 신냉전 체제는 동북아시아에서도 전쟁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이 위기상황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 세력을 탄압하는 무기로 악용될 위험도 있다. 탈냉전 시대에 숨죽여 온 국가보안법이 신냉전 시대에 또 다시 ‘반국가단체’의 낙인을 남발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있다.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이 소위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권위주의체제의 공안통치의 도구로 작동하는 것을 다시 방치해도 된다 말인가?

 

민주언론시민연합, 새언론포럼,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자유언론실천재단, 6.15남측언론본부 등 언론단체들은 국가보안법 위헌 및 폐지에 대한 의견서를 최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거나, 오늘 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 언론단체의 의견서에는 TV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방송 프로그램을 국가보안법으로 적용하려고 한 사례를 비롯,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언론활동의 발목을 잡는 국가보안법의 퇴행적 사례들이 수록돼 있다. 국가보안법이 21세기 대명천지에도 언제든지 위세를 다시 떨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의견들을 담고 있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반국가단체’와 ‘찬양․고무﹒선전’을 처벌하는 국보법 조항은 언론인의 희생과 노력만으로 넘을 수 없는 언론자유의 족쇄가 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1948년 이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제 한국은 경제력뿐 아니라 문화의 힘으로도 세계의 존경을 받는 나라의 반열에 올랐다. K-팝은 물론 K-시네마, K-드라마가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이 시대에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다. 국가보안법이 더 이상 우리 문화를 위축시키고, 우리 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족쇄가 되는 현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특히 이제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해 대결과 섬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레드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날 시기이다. 헌법 제4조는 통일을 지향하는 것이 헌법의 정신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남북은 70여년 상호 적대적 분단체제로 살아왔다. 이념이 다르고 지향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진실한 보도는 남북화해와 통일의 첫걸음일 것이다. 북한에 대한 균형된 접근과 보도를 차단하는 국가보안법 독소조항은 시대에 맞게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언론단체는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지켜온 모든 언론인들의 이름으로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한다. 헌법재판소가 국가보안법 제2조와 제7조의 위헌 결정으로 억압과 차별, 대립과 섬멸의 역사를 종식시키길 희망한다.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축복의 역사가 한반도에서 꽃필 수 있도록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언론자유의 족쇄인 국가보안법 제2조, 제7조의 위헌을 선고하라! 

 

2022년 11월 23일

 

[헌법재판소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하는 언론단체 공동기자회견 공동주최단체] 

6.15남측언론본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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