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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가변, 송형종 연출 ‘오델로 니그레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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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가변, 송형종 연출 ‘오델로 니그레도’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1/18 [10:52]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가변, 송형종 연출 ‘오델로 니그레도’

편집부 | 입력 : 2015/11/18 [10:52]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대학로 동숭교회 엘림홀에서 극단 가변의 송현옥 예술감독,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조현아 각색, 송형종 연출의 ‘오델로 니그레도(Othello-Nigredo)’를 관람했다.

 

송형종(1965~)은 극단 가변의 대표이자 한국영상대학교 연기과 교수, 공주영상대학 연기과 교수, 동아방송대학 영화예술계열 교수, 서일대학 연극과 교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중앙교육위원, 국제극예술협회 이사, 한국연극협회 이사, ITI 사무국장 이사, 한일연극교류협의회 위원 등을 역임한 한국연극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패밀리 리어’ ‘엠빠르 리베라’ ‘콜렉션’ ‘온 에어 햄릿’ ‘꿈꾸는 식물’ ‘죽은 시인의 사회’ ‘댈리의 애인’ ‘갈매기’ ‘언덕을 넘어서 가자’ 그 외의 다수 작품에서 새로운 표현수법으로 연출을 했다.

 

‘오델로 니그레도(Othello-Nigredo)’는 오셀로, 데스데모나, 캐시어, 그리고 이아고 등 4인의 등장인물만으로 연극을 이끌어 간다.

 

무대는 중앙에 검은 타일을 입힌 탁자와 의자를 고정 배치하고, 배경 왼쪽과 대각선 방향의 무대 오른편 객석 가까이 촘촘한 철제창살로 벽모서리를 만들어 천정까지 세워놓았다. 배경 오른편에도 철제 기둥을 세워 출연자들이 건드리면 쇠 소리가 난다.

 

적색조명으로 출연자의 질투심과 성적상상력을 부추기고, 무대바닥에 청색과 황색의 긴 형광 등이 켜져 극적 효과를 높인다. 격정적인 탱고 음악과 비 퍼붓는 소리, 대중가요 당신의 웨딩드레스 등이 관객의 정서를 자극하며 극으로 몰입시키는 역할을 한다. 400여 년 전의 사건을 현대로 이끌어 와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오셀로의 의처증을 부추기고, 극적 긴장감 상승과 파멸의 주도적 역할을 이끌어 낸다.

니그레도(nigredo, 검정)는 연금술 과정에서 출발점이자 융합과정에서의 혼돈을 의미한다. 물론 이 혼돈의 덩어리는 물질의 바탕을 이루는 원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이 혼돈의 덩어리는 일차적으로 여성적인 것과 남성적인 것과의 결합, 혹은 영혼과 육체의 결합이라고도 표현된다. 니그레도(nigredo)의 상태는 심리학적으로 자아의 퇴행(Regression)과 죽음(mortificatio)를 의미하기도 하고, 여기서의 검정색은 죽음과 부패, 그리고 파멸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다. 흑인인 오델로와 극의 제목을 ‘오델로 니그레도(Othello-Nigredo)’로 표현한 작가의 창의력이 제목에서부터 드러난다.

 

셰익스피어의 원작 ‘오델로’에서는 장군인 오델로에게 이아고가 승진을 위해 캐시오를 무함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오셀로 니그레도’에서는 이아고의 데스데모나에 대한 연민과 욕정이, 캐시어를 가까이하는 데스데모나에 대한 질투로 이어져, 이아고의 감성을 마비시기고, 사랑의 경쟁자를 무함해서라도 제거하려는 이야고의 행위로 분출된다.

 

그로인해 장군 오델로에게 이아고는 데스데모나가 캐시어와 정분을 나눈다는 거짓 고자질로 오델로의 의처증을 부풀리고, 핸드폰 동영상으로 촬영한 단순한 두 사람의 일상적 행동과 친분을 열정적 사랑의 행위라고 부풀려, 증거자료로 오델로에게 보인다.

 

그 자료를 본 오델로가 데스데모나와 캐시어의 정사장면을 연상하면서, 고뇌에 빠지는 모습과 그 모습이 반복되기도 한다. 특히 데스데모나와 캐시어의 가상 정사장면은 격정적인 탱고음악과 어우러져 관객의 감성을 부축일 정도의 충동적인 장면이지만, 예술적인 표현으로 인해 전혀 외설스럽게 느껴지지 않음은 필자만의 느낌일까?

 

대단원에서 셰익스피어의 원작과는 달리 오델로는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자결을 하고, 데스데모나의 극심한 충격과 통곡이 퍼붓는 빗소리와 함께 이어지며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배우진이 오셀로, 임정은이 데스데모나, 이영훈이 이아고, 홍대표가 캐시오로 출연해, 탁월한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극의 수준을 상승시키고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예술감독 송현옥, 드라마트루기 김숙현, 무대디자인 고인하, 의상디자인 오수현, 조명디자인 박원광, 안무 오주원, 무대감독 최하연 남민희, 조연출 홍준상, 기획 이여울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가변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조현아 각색. 송형종 연출의 ‘오델로 니그레도(Othello-Nigredo)’를 연출력이 감지되는 신 표현주의 예술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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