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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제3회 한국여성극작가전 극단 캔버스, 류근혜 연출 ‘트라이앵글’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0/12 [12:46]

(박정기의 문화산책)제3회 한국여성극작가전 극단 캔버스, 류근혜 연출 ‘트라이앵글’

편집부 | 입력 : 2015/10/12 [12:46]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여우별 소극장에서 극단 캔버스의 박경희 작, 류근혜 연출의 ‘트라이앵글’을 관람했다.

 

박경희 작가는 방송예술교육진흥원에서 방송대본과 시나리오 창작을 가르치는 교수다. 방송드라마 ‘기다리는 빛’ ‘나의 부모님’ ‘이것이 인생이다’ 외의 다수 작품을 집필했고, 영화로는 ‘2000 여고졸업반’ ‘시집가는 날’ ‘그날’ ‘여보, 미안해’ 외의 많은 시나리오를 썼다. 희곡으로는 ‘달님과 손뼉치기’ ‘롤렉스 금장’ ‘세 여자의 파티’ ‘독도는 우리 땅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어린왕자’ 외의 많은 희곡을 발표 공연한 미모의 중견여류작가다.

 

류근혜 상명대 연극학과 교수는 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이자 (사)우리음악연구회 부이사장이고, 활발한 연출활동은 물론 화가이기도 하다.

 

연극 ‘화가 나혜석’ ‘불편한 동거’ ‘새벽하늘의 고운 빛을 노래하라’ ‘용팔이’ ‘Why not?’ ‘어둠의 힘’ ‘갈매기’ ‘인형의 집’ ‘유령’ ‘욕망이라는 이름의 마차’ ‘오중주’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고, 뮤지컬 ‘독도는 우리 땅이다’ ‘사랑해 톤즈’ ‘피아노 살인’ 외의 많은 음악극을 연출하고, 전통연희작품으로는 ‘가인’ ‘소리연가’ ‘도깝대감지신놀이’ ‘2013 서울 굿’ ‘땅에 묻힌 옛소리’ 등을 연출한 탁월한 연출가다.

 

‘트라이앵글(TRIANGLE)’은 타악기의 일종이자 삼각형이라는 의미다. 부모와 자식 그리고 그들이 속한 사회를 트라이앵글로 묘사한 연극이다.

 

일류만 따지고 찾고 출세한다는 현실과 사회라는 상황설정에서 부모는 자연 자식을 일류병자로 만든다. 이 연극에서는 법대와 고시가 직결되고, 한창 나이에 자유로운 사고와 활동, 그리고 창의력을 뒷전으로 한 채 골방에 들어박혀 6법 전서를 딸딸 암기해야하는 주인공 청년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그의 형은 일찌감치 일류되기를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그런데 형 역시 정상적 궤도에서 일탈해 일종의 뻥튀기 사업계획을 세우고, 계속 실패하는 것으로 설정된다. 부모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야 대부분 같겠지만, 이 연극에서처럼 1류 지향적으로 일관하면서 자연 자식과 갈등과 충돌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 극에서는 청년기의 성적욕구가 고시공부라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탈출구 구실이 되기도 한다.

 

자식교육과 성공에 혼신의 열정을 다하는 대다수의 어머니처럼 이 연극에서도 주인공 어머니의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그와는 달리 젊은 여성에게 한 눈을 팔고, 원조교제도 마다않는 우리의 흔하디흔한 아버지의 모습이 권위와 위선으로 덧붙여져 그려지기도 한다.

 

‘트라이앵글’은 일종의 사실주의연극이면서도 상황묘사에서 추상성을 띄운다. 배경 가까이 천정에서 늘어뜨려져 있는 비닐 천을 이용한 조명효과라든가 배경음악에서의 극적분위기 상승효과, 초인종의 계속된 울림은 물론, 방안에 놓인 커다란 열대어의 어항, 여러 개의 양주병, 몰래 마시는 술과 어항 속 열대어 안주, 망치로 어항을 깨뜨리고 싶어 하는 욕구, 결국 그 망치로 부친을 살해하고 싶은 충동 등이 추상성을 띄워 연출된다.

 

박주원이 어머니, 김학재가 아버지, 유지원이 형과 주인공 군 시절 소대장, 이주화가 젊은 여인 역으로 출연해 출연자들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탁월한 성격창출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조명 송훈상 무대미술 유준기, 무대감독 박인환, 음향 안현준, 의상 이수진, 소품 박은영, 제작 극단 캔버스(TheatreK), 제작협조 극단 로얄씨어터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제3회 한국여성극작가전(집행위원장 최명희) 극단 캔버스의 박경희 작, 류근혜 연출의 ‘트라이앵글’을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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