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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구리아트홀-극공작소 마방진, 고선웅 각색/연출 ‘홍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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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구리아트홀-극공작소 마방진, 고선웅 각색/연출 ‘홍도’

편집부 | 기사입력 2015/08/07 [17:14]

(박정기의 문화산책) 구리아트홀-극공작소 마방진, 고선웅 각색/연출 ‘홍도’

편집부 | 입력 : 2015/08/07 [17:14]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구리아트홀과 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 고강민 프로듀서, 임선규 원작, 고선웅 각색.연출의 ‘홍도’를 관람했다.

 

임선규(1913~1970)는 동양극장을 중심으로 활약한 1930~1940년대의 극작가다. 쓰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대중작가다. 가난한 소작인의 아들로 태어난 뒤 강경상업학교 재학 중인 18세에 희곡 ‘추풍령 秋風嶺’을 써서 ‘개벽’의 현상문예에 당선되고, 졸업 후 조선연극사에 입단하여 작가.배우로서 활동하고, 여배우 문예봉과 결혼했다.

 

폐결핵의 병상에서 집필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홍도야 울지마라)’(1936)가 크게 성공을 거두어 단번에 인기작가의 대열에 올라섰으며, 뒤이어 ‘청춘송가’.‘정조성’.‘유정무정’ 등의 작품도 성공작이 되어 그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데뷔작 ‘추풍령’이 공연되던 중 민족주의 작품으로 지목되어 일제치하에서 옥고를 치른 후 요시찰 인물로 감시의 대상이 된다. 이후 오락적인 작품에만 전념하면서 배우 황 철이 속해 있는 극단 아랑의 전속 극작가로 활약했고, 그 지원을 얻어 도쿄[東京]에 가서 연극을 공부했다. 그 후 일제 지원병 출정을 미화하는 희곡에 대한 총독부의 작품 공모에 당선되어 극단 고협에서 공연됨으로써 요시찰 인물에서 벗어났지만, 8.15해방 직후 이로 인해 친일파로 몰려 지탄을 받고, 이를 피해 남조선노동당에 입당해, 부인인 여배우 문예봉의 뒤를 따라 월북한다. 그러나 그는 북한에서 이렇다 할 만 한 활동을 펴지 못하고, 지병인 폐결핵으로 죽는다.

 

‘사랑의 속고 돈에 울고(홍도야 울지마라)’가 청춘좌에 의해 동양극장에서 공연되던 날은 서울 시내의 요정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기생들이 한꺼번에 연극 구경을 오는 바람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홍도의 이야기가 자신의 처지와 너무나 닮았다고 공감한 기생들이 그만큼 많았던 까닭에 공연되는 동안에는 장안의 술집이 모조리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는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은 신파극이었다.오빠의 학비를 벌기 위해 기생이 된 홍도가 부잣집 아들인 광호를 만나 결혼하게 되지만, 시모와 시누이의 계략으로 결국 남편에게서 버림을 받게 되고 남편의 약혼녀까지 살해한 뒤 순사가 된 오빠에게 잡혀가는 줄거리이다. 초연당시 여주인공 홍도 역에는 차홍녀, 홍도의 오빠 철수 역은 황 철, 남편 광호 역은 심영이 맡았다.

 

이 연극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때 이서구 시나리오 작가가 "홍도야 우지마라 오빠가 있다"라는 노랫말을 써서 영화의 주제곡으로 발표했는데, 이 노래가 대중가요로 큰 인기를 모으고,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라는 제목보다 ‘홍도야 울지 마라’로 더 알려지게 되었다.

 

이 작품으로 폐결핵 투병 중이던 무명작가 임선규가 일약 인기 작가로 떠올랐고, 가혹한 운명에 우는 주인공 남매 역을 맡은 차 홍녀와 황 철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 후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영화와 TV 드라마, 그리고 악극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지고, 1965년에 제작된 전택이 감독과 신영균, 김지미, 노경희, 이수련이 출연한 영화도 성공을 거둔다.

 

고선웅(47세)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OB대학연극제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한민국 연극 희곡상, 영희연극상, 산동연극제 작품상·연출상, 차범석 희곡상, 이데일리 문화대상 최우수상 등을 수상한 작가 겸 연출가다.

 

‘락희맨쇼’ ‘살색안개’ ‘서브웨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지킬 앤 하이드’ ‘이발사 박봉구’ ‘모래여자’ ‘마리화나’ ‘팔인’ ‘강철왕’ ‘삼도봉 美스토리’ ‘대학살의 신’ ‘들소의 달’ ‘칼로 막베스’ ‘푸르른 날에’ ‘늙어가는 기술’ ‘리어외전’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매화리극장’ ‘홍도’ ‘아리랑’ 그 외 다수 작을 집필 연출 공연한 앞날이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작가 겸 연출가다.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했고, 현재 극공작소 마방진 대표이다.

 

연극 ‘홍도’의 무대는 고궁의 석조전 앞마당 같은 느낌이다. 배경에서부터 두자높이의 돌로 된 긴 단이 가로로 연결되고, 그 양끝에서부터 무대 전면까지 석단이 돌계단처럼 차례로 연결되어 놓여있다. 중앙에는 제상 같은 역시 직사각의 석단이 자리를 잡고, 하수 쪽 천정에는 긴 네모 형태의 등이 긴 줄에 연결되어 매달려 있다. 조명의 변화로 장면변화에 대처하고, 대단원에서 수많은 붉은색의 꽃잎이 무대전체에 흩날리며 배경막이 상승하고, 무대 깊숙이 세로로 뻗힌 통로로 홍도가 오라비에게 끌려가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연극에서 남성 출연자들은 단음과 직선적인 대사로 신파극적 분위기를 구현하기도 하고 또 일상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여성출연자들도 같은 형태의 대사를 하거나 시를 낭독하듯 읊조리고, 단조로운 가락의 노래도 부르거나 춤을 추며 극을 이끌어 간다. 홍도의 연적인 성악가는 양장에 소프라노 음성으로 오페라 카르멘의 멜로디를 발성해 눈길을 끌고, 집사 역할의 중년은 노란색 양복과 부실한 머리카락 그리고 허둥대는 연기로 좌중의 폭소와 시선을 집중시킨다.

 

시아버지 역의 출연자는 쩌렁쩌렁한 발성과 명확한 대사 그리고 홍도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로 갈채를 받고, 특히 누명을 쓰고 비탄에 잠긴 홍도를 위로하고 감싸는, 기생시절 동료 두 여인의 우정표현과 열연은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낸다.

 

그 외 출연자들의 한복과 정장 또는 학생복과 정복으로 시대적 분위기를 창출시키며 하는 호연도 갈채를 받는다. 백색의 돌계단 같은 무대 주변을 맴도는 홍도의 동선처리와 제단처럼 생긴 탁자나 계단에 주저앉거나 뒹굴거나 서거나 뛰거나 하는 동작은 극 전개와 기복에 썩 어울리는 연출이고, 대단원에서 죽은 사람까지 일어나도록 해 출연자 전원이 붉은 꽃잎을 움켜쥐고 허공에 흩날리며 뿌리는 모습은 관객의 감동과 갈채로 극장이 요동하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예지원, 양영미, 김철리, 선종남, 유병훈, 견민성, 김성현, 홍의준, 김영노, 강대진, 손고명, 김민서, 남슬기, 박주연, 이지현, 최주연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은 극적 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고 연극을 친 대중적 분위기로 이끌어 가, 공감대와 더불어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김교은, 무대제작 김충신(스테이지원), 조명디자인 송영견, 음악 김태규, 안무 안미경, 의상디자인 강기정, 분장디자인 장경숙, 무대감독 이승환, 조연출 서정완·노현동, 사진 이강물, 홍보마케팅 (주)문화아이콘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구리아트홀과 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 프로듀서 고강민, 임선규 원작, 고선웅 각색·연출의 ‘홍도’를 연출력이 감지되는 친 대중적인 걸작감성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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