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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당국회담 무산 北탓南탓 책임공방

김정태 | 기사입력 2013/06/14 [05:23]

남북당국회담 무산 北탓南탓 책임공방

김정태 | 입력 : 2013/06/14 [05:23]


남북당국회담이 대표단 '격(格)' 문제로 무산된 가운데 여야가 12일 각각 북한당국과 우리 정부를 비난하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늘 서울에서 열리기로 한 남북당국회담에 국민들과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고 북한이 일방적인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북 전문가들은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회담에 걸맞은 지위로 판단을 하지 않음에도 통일부 차관을 문제 삼아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다. 북한이 남한을 동등한 대화상대로 생각하는지 의문"이라며 북한당국을 비난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북한이 만나자고 하면 황송해 하면서 만나고, 회동 대가를 요구하면 감사하게 제공하며 쩔쩔 매던 시기가 있었는데 오늘 남북 회담을 파국으로 몰고가게 된 계기가 됐다"며 "북한은 그동안 관행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심재철 최고위원 역시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기에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조평통 국장을 내세우면서 장관에게 나오라고 하는 것은 웃기는 짓이다. 격이 맞아야 하는 것은 기본인데 기본을 지키지 않으며 대화를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짓"이라며 북한당국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심 최고위원은 이어 "북한이 억지 트집으로 회담을 깬 것은 처음부터 회담을 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미중 대화를 앞둔 기만전술이다. 북한이 대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기본자세를 갖추고 상식과 원칙에 맞는 제대로 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북한당국을 압박했다.

반면 야당은 정부의 실책을 부각시켰다.

참여정부 통일부장관을 지낸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MBC라디오 '이재용의 시선집중'과 통화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큰 흐름이 긴장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작은 데 연연해 대국을 그르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더 큰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 북한을 대화국면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좀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한다"며 "형식 때문에 내용자체에 접근조차 못하게 된 것은 누가 뭐래도 하책"이라며 정부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새 정부가 새 형식으로 시작하겠다는 의욕은 이해하지만 소뿔을 고치려다가 소를 죽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통화에서 "미중 정상회담도 있었고 그 전에 북한과 중국 간 대화도 있었고 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다녀가면서 분위기를 다 만들었던 건데 참 너무 안타깝다"며 "우리가 김양건 통전부장관을 고집하다가 결국 이런 화가 온 것이 아니냐"며 정부를 공격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 통화에서 "우리 정부에서 북한의 수석대표로 김양건 부장을 자꾸 주장하기에 도저히 격도 맞지 않고 나오지 않을 텐데 하는 의구심은 가졌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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