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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태평양 건너 하와이 방향으로 매년 3㎝씩 이동 중

국토지리정보원 위성항법시스템 관측 결과 한반도 남부 ‘지각이동’ 실제 확인 
지구 표면적의 5천분의 1에 불과한 남한 땅은 ‘맨틀 대류’에 의해 지각이동
5억 년 전 남위 10도에 있던 한반도 남부 땅은 북상 거듭해 북부와 합쳐져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4/06/07 [14:16]

한반도는 태평양 건너 하와이 방향으로 매년 3㎝씩 이동 중

국토지리정보원 위성항법시스템 관측 결과 한반도 남부 ‘지각이동’ 실제 확인 
지구 표면적의 5천분의 1에 불과한 남한 땅은 ‘맨틀 대류’에 의해 지각이동
5억 년 전 남위 10도에 있던 한반도 남부 땅은 북상 거듭해 북부와 합쳐져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4/06/07 [14:16]
 

 지구의 껍데기 즉, 표면적은 51000이고, 한반도의 면적은 22이며 남한의 면적은 10이다. 한반도는 지구 표면의 2300분의 1이고, 남한은 지구 표면의 5000분의 1이다. 지구의 표면은 70%가 바다이다. 지구의 표면은 본래 거의 바다였다가 차츰 지각 융기와 화산 활동 등으로 육지가 생겨나 현재의 오대양 칠대주 모양을 갖추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과장하여 표현하자면, 우리나라 땅덩어리는 망망대해(茫茫大海)의 일엽편주(一葉片舟)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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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지리정보원의 위성항법시스템 관측 결과, 한반도의 남부 즉 우리나라 국토는 해마다 3㎝씩 동남향 하와이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주 오랜 세월의 이동 과정에서 동해 바다나 태평양 바다 밑으로 사라질지, 또는 5억 년 전 본래의 출발지였던 적도 부근으로 돌아갈지는 현재 알 수 없는 일이다. 한반도 북부에 대하여서는 관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반도는 2억 년 전까지 남부와 북부가 서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다. <구글지도>    

 

 그런데 실제로 그 일엽편주가 현재 망망대해를 떠다니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감각으로는 너무나 느려 알아챌 수 없는 속도이지만, 매년 3.1씩 동남쪽 하와이 방향으로 항해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육지 한반도땅덩어리의 항해에서 바다는 물로 채워진 게 아니라 맨틀이라는 지구 내부 물질이다. 지구는 맨 가운데로부터 내핵-외핵-맨틀-지각 등 서로 다른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맨틀 위 지구 껍데기 지각의 어느 한 곳에 자리 잡은 한반도 땅덩어리가 맨틀 위를 미끄러져 동남향 항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반도 서울 중심의 현재 항해 좌표는 북위 37도에 동경 127도이고, 하와이의 좌표는 북위 21도에 서경 157도이다.

 

이 같은 우리나라 땅덩어리의 지각 이동 사실은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의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 지구위성항법시스템) 지각변동 감시시스템의 관측 결과 실제로 확인되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3그동안 누적된 국토의 지각변동량을 확인한 결과 우리 국토는 동남쪽인 태평양 한가운데 하와이 방향으로 매년 3.1가량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토 위치기준체계 확립과 국가 공간정보 기반 구축>을 주요 과제로 내세우면서 국토 정보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난 2020년부터 GNSS 지각변동감시시스템을 구축해 그동안 내부 연구용으로 운영해 오다가 이번에 처음 그 관측 결과를 공개했다. 매년 3씩 이동한다니, 2020년부터만 따져도 벌써 10넘게 움직인 셈이다. 물론 측정 자료가 없어서 그렇지 아주 먼 옛날부터 움직임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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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우주항공전문회사 스페이스X의 위성에서 찍은 한반도 밤 사진. 아래쪽 남한과 위쪽 중국 랴오닝성의 야광(夜光)이 휘황찬란한데 비하여 가운데 북한 땅은 사뭇 어둡기만 하다. 한반도의 남부가 해마다 3㎝씩 동남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관측되었으나 북부에 대하여는 관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반도의 남부는 수억 년 전 적도 부근에서부터 북상하여 북부와 하나로 합쳐졌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전국 상시 관측소에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 지구위치측정체계) 등 항법위성의 신호를 24시간 수신해 국토의 정밀한 위치를 계산하고 지각변동량을 측정해 분석하고 있다. GPS가 위성신호 수신기 사용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인데 비해, GNSS는 지구 특정 지표면의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GNSS는 연간 변화 추세뿐만 아니라 하루 단위 측정 결과도 확인할 수 있어 우리나라 땅덩어리의 현재 위치와 변동 상황 등을 면밀하게 파악한다. 특히 이 시스템의 정밀좌표는 국가기준점의 위치가 안정적인지 감시하고 향후 지각변동량 누적 시 기준 좌표계를 변환하는 데에도 활용되어 각종 산업과 국방 업무 및 학술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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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껍데기(지각) 땅덩어리는 끊임없이 움직여 여러 조각이 만났다가 헤어지기를 거듭한다. 25억~15억 년 전에는 지구상에 단 하나의 대륙인 콜롬비아 초대륙(超大陸)이 있었고, 13억~8억 년 전에는 로디니아 초대륙이 있었으며, 3억~2억 년 전에는 판게아 초대륙이 있었다. 위 그림은 판게아 초대륙이 오늘날의 7대륙으로 나누어지는 과정이다. 지구 땅덩어리의 이 같은 이합집산(離合集散) 과정에서 한반도 역시 남반구와 북반구에 서로 떨어져 있던 남부와 북부가 지각 이동을 한 끝에 하나로 합쳐졌다. <출처 : 중학교 1학년 과학 교과서>    

 한편, 한반도 땅덩어리 전체가 동남향으로 움직이는지, 아니면 아주 먼 옛날 지질시대에 본래 서로 떨어져 있다가 나중에 한 데 붙은 남쪽과 북쪽의 땅덩어리가 다시 제각각으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아직 모르는 형국이다. 한반도 북쪽의 지표에 대하여서는 현재 관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관측 결과대로 한반도 땅덩어리가 해마다 3씩 동남향으로 이동한다면, 지금부터 한동안은 그 변동량을 실감할 수 없지만, 지구 지질 역사 46억 년의 과정에 비추어 먼 훗날을 내다본다면 그야말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3씩 일정하게 1만 년 동안 이동한다면 그 거리는 300m에 불과하지만 100만 년이면 30가 되고, 1억 년이면 3000나 된다. 서울과 부산의 중심지 기준 거리가 330이고, 이동 방향에 가까이 있는 일본 도쿄까지의 거리는 1160이며, 태평양 한가운데 있는 하와이까지의 거리는 7300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4000만 년이면 도쿄에, 25천만 년이면 하와이에 도달할 수 있다. 46억 년의 지질시대에서는 그다지 긴 세월이 아니다.

 

물론, 동남향으로 직진(直進)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한반도 남쪽과 북쪽 모두 함께 이동한다는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땅덩어리의 동남향 이동을 2020년부터 정밀 측정하기에 앞서 일본 국립천문대와 국토지리원은 지난 199610한반도가 매년 평균 2~3씩 동쪽으로 이동한다는 가설을 내놓았었다. 그 가설이 최근 우리나라 관측에 의해 실제로 증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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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각의 내부 구조도. 지구 중심에서 표면까지 평균 6400㎞에 이르는 반지름의 지구는 그 물질의 자체 압력과 방사성 원소의 붕괴로 인하여 내핵 최고온도 6900도, 외핵과 하부맨틀 경계면 최고 3500도, 맨틀 상부 몇백도 등의 온도차를 이룬다. 이에 따라 맨틀에서는 아래의 뜨거운 물질이 위로 올라오고, 위쪽의 식은 물질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맨틀 대류’ 현상이 생겨 지각의 지구 껍질을 이리저리 움직이게 한다. 맨틀 하부에서 상부까지 암석이 움직이는 데에는 5천만 년에서 1억 년이 소요된다. 최근 관측된 한반도 땅덩어리 이동 현상도 이 같은 ‘맨틀 대류’ 현상에 따른 것이다. <두산백과>    

 이제까지는 동북아시아 쪽에서는 대체로 유라시아판 지각과 북태평양판 지각이 직접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일부에서는 한반도와 중국 만주 지방, 일본 열도 서남부는 지금까지의 정설과는 다르게 아무르판이라는 새로운 판 위에 놓여 있다는 새로운 가설이 제기되었다.

이 아무르판이 북태평양판 바깥에 있는 동해의 오호츠크판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고 하니, 한반도는 언젠가 동해바다 밑으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한쪽에서는 한반도가 적도 부근까지 이동할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아무튼 한반도의 대항해는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동해 쪽으로 미끄러져 가고 있는 것에 비해, 동해 바깥 태평양 쪽에 있는 일본 열도 밑으로는 태평양 바닥의 암판(태평양판, 평균 두께 100)이 열도 아래 쪽으로 파고들고 있어서 동해에서는 동서 양쪽 지각의 압력이 충돌해 아주 먼 훗날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실정이다.

 

한편, 화석과 암석 등 지질 상태를 조사 연구한 결과, 한반도의 남부는 과거 5억 년 전에 작은 땅덩어리인 채로 적도 이남 남반구의 남위 10~20도 근방에 있다가 점차 북상하여 북중국 땅덩어리와 붙어 있던 한반도 북부와 2억 년 전쯤에 한데 엉키어 지금의 한반도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 경계선은 임진강~금강산 라인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반도라는 작은 땅덩어리에서 북한에는 지하자원이 많고 남한에는 지하자원이 적은 점이 남부와 북부 두 땅덩어리가 본래 다르게 형성되었음을 입증한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동부 및 경상북도 북부 등에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암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점도 이쪽이 원래 바다 밑이었음을 증명한다. 석회암은 물고기 뼈와 조개껍질 등이 퇴적되어 암석으로 변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17,000여 종이나 되는 삼엽충(三葉蟲) 화석 가운데 한반도 남부와 호주 서북부, 히말라야산맥 일부 등의 삼엽충 화석이 동일 종류로 확인되는 점도 한반도 남부의 적도 이남(以南) 출발 북상(北上) 논리를 증명한다. 호주 대륙은 적도 가까이 있다가 차츰 남극 쪽으로 남하(南下)했다. 삼엽충은 대략 5억 년 전부터 3억 년 동안 지구 고생대(古生代)의 바다를 평정했었다. 그 뒤로 멸종했다. 46억 년 지구 지질 역사에서 지질시대를 가늠하는 아주 중요한 화석이다.

 

이렇게 살펴볼 때, 과거 5억 년 전 적도 이남에 있던 한반도의 남부는 아마도 수억 년 뒤 적도 부근으로 되돌아갈지, 아니면 동해바다나 태평양 밑으로 사라질지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한반도가 원래 대로 남쪽과 북쪽이 다시 생이별(生離別)할지도 모른다. 아주 먼 훗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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