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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올것이 왔다' 정부, 지자체에 절전 호소

김정태 | 기사입력 2013/06/10 [06:18]

'전력난 올것이 왔다' 정부, 지자체에 절전 호소

김정태 | 입력 : 2013/06/10 [06:18]


원전비리로 원전 3기가 가동이 중단돼 올 여름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1일 전력 수요가 피크에 이르는 8월에는 예비전력이 -198만kW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예비전력이 마이너스면 이론상으로는 블랙아웃 상황이다.

정부가 산업계 등에 절전을 호소하고 있고, 공공기관과 가정에서 전기를 절약하면 블랙아웃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 '순환 단전'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남호기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은 3일 "최악의 경우 순환단전이 불가피"하다고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한국전력은 예비력이 100만kW를 5분 이상 밑돌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 아래 순환단전을 실시한다. 이미 2011년 9월 15일 순환단전을 실시해 약 400만 가구가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기상청은 올 8월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블랙아웃과 순환단전을 막기 위해서는 전기를 아끼며 후덥지근한 여름을 보내야 할 판이다.

정부는 올 여름 사상 최악의 전력난은 부품 조작 등으로 원전 3기가 가동이 중단돼 전력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드러난 현상은 그렇지만 최근 여름과 겨울에 전력난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력난의 밑바탕에는 원전 의존 에너지 정책과 전력 수요 관리 실패 문제가 존재한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상되자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절전대책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전력위기 극복에 지자체가 적극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산업부는 5일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김재홍 차관과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 이형석 광주시 경제부시장 등 17개 광역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계전력위기 극복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여름철 전력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에 에너지절약을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김재홍 차관은 "지자체가 에너지절약 활동과 비상발전기 가동체계 점검 등을 통해 절전에 솔선수범해달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문을 연 채 냉방기를 틀고 영업하는 행위 등은 전력수급 대책 기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올바른 에너지 소비문화가 아니다"며 "이런 행위에 대해 지자체가 올여름에는 지난해보다 더 강력하게 단속해달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전력위기가 커지자 지난달 31일 전 공공기관의 냉방온도를 28℃ 이상으로 제한하고, 점심시간 이동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의 피크시간 때는 전등의 2분의 1을 소등하는 내용의 하계 전력수급대책을 발표했다.

또 모든 공공기관은 7월∼8월에 전력사용량을 전년대비 15% 줄이고 계약전력 100kW 이상의 공공기관은 피크시간대 전력사용량을 20% 감축하도록 했으며, 지자체별 하계 에너지절약 대책본부를 구성해 에너지 낭비행위를 단속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각 지자체는 문을 열고 냉방장치를 가동하는 등의 에너지 낭비행위에 대해 계도기간 없이 1차 경고 후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고, 피크시간대에는 중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중점 단속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11시20분부로 내려졌던 수급경보 '관심'을 '준비'로 11시57분 전환한 데 이어 12시2분 모든 경보를 해제했다.

전력거래소는 앞서 전력수요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예비력 350만KW가 붕괴되자 올들어 처음 수급경보 '관심'을 발령했었다.

12시5분 현재 최대전력은 6079만㎾, 예비력은 642만㎾로 예비율은 10.6%다.

하지만 이날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간다는 예보로 전력당국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오후 피크대인 2~5시 6370만kw, 예비력은 351만㎾에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력당국은 이날 무더위에 대비해 수요관리 200만㎾, 민간자가발전 50만㎾, 화력발전소 최대 출력 30만㎾, 발전소내 소비물량은 10만㎾ 등 모두 290만㎾를 확보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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