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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넌 처음으로 존재했어!” 강렬한 ‘레드’속으로, 연극<레드>: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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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넌 처음으로 존재했어!” 강렬한 ‘레드’속으로, 연극<레드>

편집부 | 기사입력 2016/06/23 [18:16]

(공연리뷰) “넌 처음으로 존재했어!” 강렬한 ‘레드’속으로, 연극<레드>

편집부 | 입력 : 2016/06/23 [18:16]


: : 사진-연극 공연 장면 / 제공-유민정


[내외신문=김미령기자] 거대한 화폭. 벽면 하나를 완전히 채운 액자 안에는 한 가지 색으로 가득하다. 강력하고도 매혹적인, ‘레드’. 얼핏 단순해 보이는 그림 앞에서 울컥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 그림을 그린 이는 ‘마크 로스코’. 그의 이야기를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연극 이다.


연극 는 2009년 런던에서 초연, 2010년 브로드웨이 진출 제 64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연출상 등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얻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강신일, 강필석 두 연기파 배우의 호연으로 객석 점유율 84%를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되었고 2013년, 2015년에 이어 네 번째 시즌이다.


작가 존 로건은 화가 로스코의 ‘포시즌 레스토랑’사건에 모티브를 뒀다. 1958년, 뉴욕 시그램 빌딩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 받은 마크 로스코가 40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사건이다.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가상의 인물인 조수 ‘켄’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크 로스코의 작업실에 켄이 조수로 들어온다. 고급 레스토랑인 포시즌의 벽화를 작업 중인 로스코는 켄에게 물감을 섞고, 캔버스 틀을 짜고 만드는 단순한 일을 시킨다. 스승의 요구를 소화해내면서도 처음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던 켄. 그러나 함께하는 시간이 쌓여가면서 로스코의 작품과 세계관에 대해 거침없이 자극해온다.?

 

본명 마르쿠스 로트코비치 (Marcus Rothkowitz).1903년 러시아 유대인 가정에서 네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마크 로스코는 191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내다 21세가 되어서야 미술에 입문한다. 화가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다 마흔이 넘어 특유의 색으로만 가득한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마크 로스코는 1960년대 후반부터 연극 의 배경이 되는 시그램 빌딩 레스토랑 벽화 사건, 하버드 대학교 벽화, 로스코 채플 벽화 등 공공미술의 형태인 벽화 작업에 몰두, 그러다 1970년 뉴욕의 작업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화가로서의 삶은 분명 성공이었건만, 스스로 생을 마감할 만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무엇일까.


: : 사진-연극 공연 장면 / 제공-유민정


미술사에 대해 문외한이라 해도 로스코와 켄의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은 흥미진진하다. 초반 대답조차 못하던 켄이 단순한 조수에서 점점 잔소리하는 단계에 이르고, 후반부에 가면 스승과 제자를 넘어 아버지와 아들처럼 끈끈해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들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라며 시대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히 새로운 것이 고전을 삼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게 함께하던 어느 날, 로스코는 켄을 내보낸다. 어느새 자신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오는 켄이 기특하지만 곁에 묶어두기보다 너만의 세상을 찾으라며 그만의 방식으로 독려한다. 깊은 애정이 자리 잡은 그의 말에 감동을 느끼면서도 어쩐지 조수에서 제자로, 그리고 아들처럼 여기게 된 켄을 밀어낸 느낌도 든다.


켄에게 자신의 세상을 찾으라 했듯, 그 자신의 세상을 찾기 위해 자신을 혼자로 만들려는 것 같아 서글펐다. 예술가란 그렇게 날선 감정을 가져야만할까.?


인간으로서 행복을 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겠지만 또한 진정한 예술 혼을 가진 이의 당연한 과제일까, 인류에게 그만한 가치를 남겨야하는 것은. 다만, 강렬한 색채로 가득한 벽 앞에서 벅찬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힘, 그것이야말로 예술이기에.


초 재연에 이어 그 때와는 달라진 자신을 토대로 새로운 로스코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강신일이 보다 괴팍한 예술가, 로스코로 분한다. 더블에 단단한 내공을 지닌 한명구, 연극에 첫 도전장을 ‘레드’이기에 선택했다는 카이와 레드에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 합류한 박정복이 조수인 켄 역을 연기한다.?


세계에서 작품이 가장 비싼 화가, 추상 표현주의 거장,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화가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당연하게 듣고 다니는 마크 로스코를 만나고 싶다면 7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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