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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향기, 시인의 향수따라 간 충북여행

이승철 | 기사입력 2010/03/04 [19:09]

와인의 향기, 시인의 향수따라 간 충북여행

이승철 | 입력 : 2010/03/04 [19:09]


늘 그랬듯이 미지의 곳으로 길을 떠난다는 것은 나를 가슴 설래이게 합니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집을 나서 먼저 도착한 낯선 이들을 만나면서 부터

이틀간의 충북여행은?여명을 깨워내면서 조용히 시작됩니다.?

 

휘돌아 내려오는 맑은 금강을 거슬러?아직은 겨울 이미지를 담고 있는

석천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영동의 반야사에 닿게 됩니다.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8576

 

반야사 초입의 호랑이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석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산기숡 숲의 빈자리에 그 해답이 있다는 사실을

뜻밖에도 여행 후기를 준비하기 위한 사진 작업중에 알게 됩니다.

 

?와인코리아에 들어서면 달콤한 와인의 향기에 취하고

 

선이 고운 여인의 향기에도 취하게 되는 보라빛 와인의 고장 충북 영동군,?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8579

 

(?이분은 청주KBS 리포터이십니다.)

 

 

 

?비워진 가슴에 신기루 같은 환상의 시간이 하나 둘 씩

각인되기 시작할 무렵에야 내가?떠나있음을 깨닿게 됩니다.?

 

 

?한 잔 청풍 술에 도리뱅뱅이의 살점이 빨갛게 익어가는가 하면

어죽으로 끓여낸 선광집의 잔치국수에 매료되니 마냥 즐겁습니다.

 

?채광이 닫혀버린 옥천성당에서 성모마리아의 성은을 바래보기도 합니다.

 

 

향수의 시인 정지용님의 생가와 신세계가 있는 옥천군,?

 

?시향이 흐르는 고장에서는시인의 정신을 배우고

향수에 젖어가다 보면 모더니즘의 끝자락을 더듬는 나를 만나기도 합니다.

 

 

"모초롬만에 날러온 소식에 마음이 울렁거리어

가여운 글자마다 먼 황해가 님설거리나니..."

벌써 5월을 불러들이는 것은 시인의 마음입니다.

 

곳곳에 시(詩)향이 묻어있으니 이곳이 바로 신세계이자

가슴속에 담아두어야 할 유토피아이기도 합니다.

 

짙은 커피향과?시향(詩香)이 서로 만나면 잊지못할 추억도 됩니다.

 

 

옛 장인의 혼이 담긴 토기속에서?절제의 참다운 미(美)가 만져지기도 하고,

 

차가운 석교(石橋)에서 조차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니

?여행은 이렇듯 나를 감싸안으며 역사의 향기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보름달이 사라진 까만 밤을 촉촉히 적셔내던?보슬비 속으로

쥐불의 궤적이 허공에서 흩어지고 부셔지는 찰나를 보는 것은

휘영청 밝은 보름달 대신 얻는 또 다른 행운입니다.

 

장령산 맑은 계곡을 낀 채 휴양지 숙소에는

객실 번호가 없고 "유리창"이란 시향이 그 자리를 대신하니 정겹습니다.

 

아흔아홉 칸 고택(선병국가옥)으로 향하는 황토벽을 따라 걷다 보면

향수가 저만치 앞서 갔으니?내가 걸었던 그 길은 시간의 길이자

노스탈자의 길이었습니다.

 

 

가끔은 먼 옛 시간으로의 여행도 하게 되는데

 

여행속에서 옛 시간에 빠져드는 순간은 숨소리 조차 목에 걸려버립니다.

 

 

바람도 숨을 죽이며 지나가는 보은군의 삼년산성,

 

시간을 겹겹이 쌓아놓은 틈새로 세월의 이끼가 자리잡은 산성은

차라리 예술입니다.

 

대장간에서 만든 고운 촛대 하나에 호롱불 옛 시간이 스멀거리기도 합니다.

 

속리산 짙은 대추가 녹아있는 막걸리 한 잔으로 만남을 반가워하고

이내 이별을 아쉬워 해야 하니 만남과 헤어짐은 우리네 삶에서

영원히 함께 하는 명주실 보다 질긴 연(緣)입니다.

 

정성이 담긴 신선로 속에는 충북의 정성이 함게 담겨져 있으니

미각이 시각을 뛰어넘고는 다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면 각 지역만의 특성을 지닌

향토음식 문화를 접하는 일입니다.

 

 

맑은 대청호반을 바라보며 아담하게 자리잡은 청원군의 청남대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8578

 

 

책 읽는 대통령, 골퍼치는 대통령, 달리는 대통령, 자전거 타는 대통령...

 

청남대에서 만나는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입니다.?

 

대청호반의 물은 청솔을 품고 있어 보는 눈이 다 시려옵니다.

 

떠나지 않으면 보지 못할테고, 보지 못하면 가슴으로 품어내지도 못할테니?

나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라도 길을 떠남에 주저하지 않으렵니다.

?파르르하게 떨리는 수표(水表)의 파문처럼 늘 설래이기 때문입니다.

 

 

청풍명월의 고장 충청북도의 이번 팸 투어에서 보았던 경박하지 않은

느림의 미학을?하나씩 풀어놓는 것은 내게 있어 크나 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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