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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불꽃처럼 피었다 사그러진 그 모든 것, 연극 ‘챠이카’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1/07 [21:36]

(독자기고)불꽃처럼 피었다 사그러진 그 모든 것, 연극 ‘챠이카’

편집부 | 입력 : 2015/11/07 [21:36]


김민섭 대표

 

고전은 재미없다. 그것이 번역극일 때는 더 그렇다. 셰익스피어와 함께 창작자들의 애호 속에 자주 무대에 등장하는 체홉의 희곡도 어쩔 수 없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의 장벽, 정서의 이질성, 잘못 번역되고 해석되어진 언어들, 지루하고 애매모호한 극적 상황들, 원작이 제 아무리 숭고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다 해도 관객은 쉽게 지친다. 더구나 '고전은 지루하다'라는 공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많은 작품들에 의해 증명되고 인정되면서 정착된 공식이다.

 

연극은 관객에게 보여지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연출가의 작업은 자신의 예술적 비전이 관객에게 온전히 수용되어지기를 바라면서 진행 발전된다. 하여, 번역가에 의해 연출가에 의해 체홉의 작품은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특히 체홉의 작품은 더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원래 체홉 연극의 원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체홉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이다. 사실주의 연극은 희곡의 주제나 소재가 실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를 다뤘고, 또한 인생탐구를 근본적 목표로 삼았고, 사실적인 바탕 위에서 몰락 지주계급의 고통을, 인생을, 관조하는 입장에서 상징적인 맛을 가미한 독자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연극이다.

 

‘챠이카’는 국내에 ‘갈매기’로 알려져 있는 체홉의 희곡을 제목부터 러시아어 ‘챠이카’로 함으로 출발에서부터 기존의 작품들과 차별성과 변별성을 두고자 한 것 같다. 다시 처음부터라고나 할까  이것은 원작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면 고전도 있는 그대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연출의 강한 확신에서 비롯된 듯하다. 고전극은 재미없다 라는 인식의 장벽에 정면 부딪혀 보고 있는 듯하다.

 

전훈 연출은 체홉 작품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가장 많이 체홉의 작품을 연출한 연출가이다. 한국에서 전훈 연출은 체홉의 작품으로 통할 만큼 안톤 체홉을 대표하는 연출가로 통한다.?

 

원작의 묘미를 잘 살리면, 특별히 재해석의 칼날 없이도, 관객은 스스로 작품의 의미를 생산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그것이 제대로 된 공연을 올렸을 때 발생하는 연극의 힘, 고전의 가치일 것이다.

 

오는 12월 31일까지 눈빛극장(안똔체홉 클래식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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