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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붉은 혓바닥을 기억한다 2 강민숙: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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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붉은 혓바닥을 기억한다 2 강민숙

-이태원 참사 1주기 시청앞에서- 

강민숙 | 기사입력 2023/10/22 [21:45]

우리는 붉은 혓바닥을 기억한다 2 강민숙

-이태원 참사 1주기 시청앞에서- 

강민숙 | 입력 : 2023/10/22 [21:45]

우리는 붉은 혓바닥을 기억한다 2

 

-이태원 참사 1주기 시청앞에서- 

 

 

 

강민숙

 

이제 더 이상 나라는 없다

 

나라가 없는 나라의 국회의사당

홀로 펄럭이는 태극기 앞에

이태원 유가족들이

뚝뚝 눈물 흘리고 있다

임용고시를 앞두고

축제에 구경 갔던 우리 아들딸들이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이제 자식까지 잘라버리라고 외치는

저 무리들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살고 싶다고, 살아야 한다고

이태원 골목을 넘어

용산과 국회까지 들리도록

집에 가고 싶다고 울부짖던

저 울음이 타는 노을 속에서 더 크게 들린다.

 

이제 1년이 지났으니 잊어버리라고

붉은 혓바닥으로 떠들어대는 사람들아

머나먼 이국땅도 아닌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인데

그냥 운명 앞에 무릎 꿇고

이름도 얼굴도 없이 훨훨 불사르라는 것인가

 

앞으로 이태원 골목을 말하는 사람들

다시 불 지피려고 모이는 사람들

모조리 수사 대상에 올리고 싶은 건가.

단순한 사고라고 치부해버리고 싶은가

당신들은 누구 핏줄인가

과연 사람 자식인가

꽃 같은 청춘이 이승을 떠도는 것을

이태원 골목은 알고 있다

 

애초부터 안전의식은 없었다는 것을

해도 달도 알고 있으니

붉은 혓바닥으로 더 이상 말하지 마라

 

 

                              ▲ 강민숙 시인

 

  강민숙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 동국대 문예창작과 석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학위. 1991년 등단,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수상.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둥지는 없다』 『채석강을 읽다』 『녹두꽃은 지지 않는다10여 권의 저서. )동강문학발행인 겸 주간. 도서출판 생각이 크는 나무 대표. 부안군 동학농민혁명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부안군 지역 경제발전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작가회 이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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