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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강민숙 | 기사입력 2023/06/12 [23:31]

세월

강민숙 | 입력 : 2023/06/12 [23:31]

세월

 

이종만

 

나의 걸음은

동쪽에서 시작되었다

 

시간은 나를 서쪽으로 밀어냈다

동쪽에서 태어난 나는

서쪽에서 눈을 감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둠 속의 방안에서 나는

잠꼬대하는 척

서쪽을 동쪽으로 차버리고 싶었다

 

한평생 세월을

한순간 거꾸로 돌려놓고 싶었다

 

이제 나는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

기도의 줄을 목숨처럼 붙잡던 날은 갔다

 

느티나무를 붉게 물들이고

저물어가는 시간

 

나는 순한 양처럼

가만히 어둠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1949년 경남 통영 사랑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40여 년을 양봉을 생업으로 꽃을 쫓아 벌과 함께 남에서 북으로 다시 북에서 남으로 이동하며 살면서 시를 쓰고 있다. 1992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오늘은 이 산이 고향이다, 찰나의 꽃이 있다. 2017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찰나의 꽃이 선정되었고, 2021년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문화예술지원금을 받았다. 2022년 제24회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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