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주년 부안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기념식] 부안 백산성지, 백산고 야외무대에서 열려
1894년 5월 1일,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점이 된 백산대회 129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백산성지와 백산면 일원, 백산고등학교 야외무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9시에 백산성지에서 추모와 헌화 행사가 진행되었고, 장소를 백산고등학교로 옮겨 풍물패와 만장기, 죽창을 든 동학농민군 가두 행진으로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백산대회가 재연되었다. 백산 녹두공원에 도착한 동학농민군은 이곳에서 잘못된 나라의 관리를 징치하는 퍼포먼스 행사가 치러졌고, 백산고등학교 야외무대로 돌아왔다.
기념식에 앞서 전통예술원 타무가 준비한 “백산성, 청룡이 나르샤”의 풍물 행사가 공연되었다. 정아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부안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기념식은 국민의례, 내빈소개, 대회사, 환영사, 축사, 백산대회 당시의 「격문」 「사대명의」 「12개조의 군율」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박한결 외 3명 특히 당시 백산대회는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동학농민혁명의 저항의 상징인 동시에 그 시작을 알린 시작점“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 대회사 축사에서는 “129년 전인 1894년 백산대회는 ‘낡은 봉건제도를 개혁하여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열자’는 민중의 외침“을 기념하는 행사인 만큼 ”백산대회 동학농민군의 구국정신은 항일의병, 3.1운동 등으로 이어져 오늘날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민족주의 운동의 뿌리로 자리매김하는 뜻깊은 행사“라고 입을 모았고, 그 정신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기념식 마지막 순서에서는 백산고등학교 학생들의 동학농민혁명의 대의를 밝힌 「격문」과 강령에 해당하는 「사대명의」, 동학농민군이 지켜야 할 「12개조의 군율」 낭독이 있었다.
식후 공연으로 진행된 뮤지컬 형식의 안무와 퍼포먼스는 동학농민군이 백산대회를 통해 진정한 혁명군으로 거듭나는 내용을 담았다. 이어 부안예술회관 상주단체로 활동하며, 부안의 문화 소재를 공연화하는 예술단체 포스댄스컴퍼니를 주축으로 이수자 김용구, 장재동, 유동례의 동학농민군이 겪은 시련을 시조 형태에 담은 “새야새야 파랑새야”가 공연됐다. 마지막 순서로 팝페라가수 미소리의 “아름다운 나라” 열창으로 야외 행사가 끝나고, 이어서 학교 학생들의 실내행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2학년 최성경
동학농민혁명 스피드 퀴즈 대회의 예선을 통해 선발된 팀을 대표로 반별 대항전이 열려 진지한 행사를 넘어 즐거움을 더했다. 5,6교시에는 “시로 만나는 동학농민혁명”이 강당에서 시작되었다.
강사로 온 사람은 이 학교 출신 강민숙 문학박사였다(백산중28회, 백산고13회) 학생들이 직접 선배 시인의 시를 읽고, 시 패러디 활동 및 시와 놀기, 체험활동을 했다. 6교시가 시작되면서 강민숙 시인의 시에다 작곡을 한 시누크 장(장정희)이 “백산 올라” “민달팽이”노래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시누크 장이 기타를 들고 나가자 학생들이 환호를 했고 ‘민달팽이’ 빠른 노래에 발장단과 손뼉을 치며 흥겨워했다
매년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기념식을 치루는 학교답게 학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정의로운 삶을 위하여’ 불의에 저항했던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며,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불의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활동을 했다.
미리 학교에서 만든 워크북에는 ‘격문’ 끝에 ‘갑오 3월 호남창의대장소 재백산’이란 글귀가 있었다. 이뿐 아니라 ‘동학군의 칼노래’와 전봉준이 죽기 전에 쓴 시도 들어 있다. “때를 만나서는 하늘과 땅도 내 편이더니/ 운이 다하자 영웅도 어쩔 수 없구나/ 백성을 사람하고 정의를 지키고자 한 게 무슨 잘못이더냐/ 나라 위한 일편단심을 그 누가 알겠는가.”
동학농민혁명군 행사를 기념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살아 있는 학습프로그램 속에는 이런 질문 사항도 있다. 1)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2) 정의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3가지를 적어 보시오. 3) 당신은 정의롭지 못한 상황을 맞닥뜨리거나, 정의롭지 못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상황, 어떤 사람이었나? 4) 정의롭지 못한 상황이나 사람에게 어떻게 대처했는지, 또 그런 상황과 사람을 만나다면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5) 정의로운 삶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 자신의 다짐을 적어 보시오.
제129주년 부안 동학농민혁명 백산대회 기념식을 경험한 학생들은 이 학교를 졸업하고도 불의에 싸웠던 동학농민혁명군들의 기념행사를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살면서도 정의롭지 못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누구보다도 “정의의 거울에” 비추어 보면서 판단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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