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목식서생의 좋은아침(46) 정중지와(井中之蛙)

박완규 | 기사입력 2014/08/25 [11:21]

목식서생의 좋은아침(46) 정중지와(井中之蛙)

박완규 | 입력 : 2014/08/25 [11:21]

촉가을 비보라에 풍경소리 은은한
산사의 누옥에서 턱을 괴고 장자(莊子)가
들려주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송(宋)나라에 대대로 빨래만 전문으로 해서
먹고사는 집안이 있었는데, 겨울철에도 빨래를
해야 했기 때문에 찬물에도 손발이 트지 않는
‘불균수지약(不龜手之藥)’이라는 비법의 약을
만들어 사용했다.

어느 날 지나던 과객이 그 기술을 팔라고 하자
혹한 이들은 백금을 받고 비법을 넘겼고,
과객은 그것을 갖고 오(吳)나라 왕에게 가서
자신을 장군의 직책에 등용해 줄 것을 청했다.

당시 오나라와 원수 관계이던 월(越)나라가
군대를 일으켜 오나라로 쳐들어 왔는데,
때는 찬바람 부는 겨울철이었고 마침
양자강 유역에서 수전(水戰)을 해야 했다.

장군이 된 과객은 손 안 트는 약을
대량으로 만들어 병사들에게 바르게 해
강한 전투력으로 월나라 군대를 대파했다.

제후가 된 그는 땅을 하사받고
대대손손 부를 누리며 살았다.

장자(莊子)는 말 합니다.

“똑같이 손 안 트게 하는 약인데,
누구는 그것을 가지고 제후로 봉해지고,
누구는 평생 빨래하는 직업을 못 벗어났다.

같은 물건이라도 누구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우물 밖
하늘에 대해 말해 줄 수 없고,
여름 한철 사는 벌레에게 겨울철
얼음에 대해 설명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안목과 가치로 세상을 보려면
내가 있는 우물 속에서 과감하게
뛰쳐나와야 합니다.

-목식서생-*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