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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시인세상 제1회 시문학상 대상 작품(김병규,김영아)

조기홍 | 기사입력 2013/11/20 [12:35]

희망의 시인세상 제1회 시문학상 대상 작품(김병규,김영아)

조기홍 | 입력 : 2013/11/20 [12:35]


■희망의 시인세상

?제1회 시문학상 공모 대상

 

겨울바다에 내리는 눈(雪)

김병규

퍼런 비늘로

처마 고드름이 되어

별도 숨어버린 밤을

철썩 처얼썩

부딪다 멍이 든 넋이

허기진 겨울을 맞는다

핏빛보다 진한 눈(雪)

닭 울음소리로 새벽을 깨우며

등대 발목을 덥고

멀어져 가버린 고래 눈빛으로

바다에 숨는다

상어 지느러미 끝으로 팽팽한 삶

바다 물거품처럼

갈매기 따라 수평선을 오고 갈 때

숨결마저 거친 하늘은

봄꽃으로 내린다

하늘하늘 춤을 추며

바닷속 희망을 찾아간다.

 

 

설악산 운무(雲霧)를 바라보며

김영아

?활짝 핀 단풍이 보고 싶어

시원한 가을바람 타고?설악산을 오르니

설익은 단풍이 먼저 달려 나와

반가이 맞이한다

 

실망한 마음을 배낭 속에 접어 넣고

한걸음씩 가파른 장군봉을 올라

?산중턱에 휑하니 뚫린 금강굴에 다다르니

하얀 운무가 탁 트인 산봉우리 휘감고

살그머니 피어오르더니

내 마음 속을 제 집인 양 들락날락 거린다

 

그 옛날 *원효대사 굴속에 칩거하며

오가는 산바람에 귀 기울이며

?좌정하고 수도 할 때

벗되어 설악산을 수시로 드나들던

?운무가 바로 이 운무로구나

 

비록 그는 바람따라 떠나갔지만

그의 *일심사상(一心思想)이

운무 속에 녹아들어

설익은 단풍 보고 실망한 마음도

?헛된 욕심에 일희일비하는

?무지한 자의 넋두리라는 것을 깨우쳐 주고

운무가 저 멀리 사라진다

 

정신을 퍼뜩 차려

?무거운 번뇌의 짐을 지고

?허우적대는 마음을 안쓰러이 바라보며

?겹겹이 껴입은 헛된 욕심의 옷을

?하나씩 훌훌 벗어낸다

 

‘제1회 희망의 시인세상 문학상 공모’ 결과

■심사 결과
대상-김병규 김영아
최우수상 -장상현 김서경 ...
우수상 - 서기석 홍성재 이상섭 조기홍 박지현 배인숙

■심사 후기
이번 ‘제1회 희망의 시인세상 문학상’ 공모 결과다.
1차 심사 결과 대상 후보자로 6인이 최종 선정되었다. 여기서 저 홀로 최종 심사할 수도 있었지만, 이번 공모전을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심도있게 심사하기 위한 조치로 6인의 작품 18편을 성기조 시인(시인. 평론가. 전 한국 펜클럽회장, 한국문인협회명예이사장)에게 보내 최종 2인의 대상 입상자를 선정하게 되었다.
이 결과 대상에 김병규, 김영아 씨가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장상현 씨와 김서경 씨도 마지막 대상 후보로 끝까지 겨루어져, 아깝게 대상에서 빠져나온 이 두 분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김선욱 시인

■심사평
김병규는 이야기가 있는 시를 쓰고 있다.
이야기를 극적으로 승화시켜 리듬을 갖는 시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서정보다는 서사적 틀이 어울리는 시적기법으로 호흡이 긴 점이 장점이다.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기본을 갖추고 있다.
김영아의 시는 서사적 기법을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특히 ‘설악산 운무를 바라보며’는 읽는 재미가 있다. 애잔하기만 한 서정성의 어설픈 전달보다 이런 類의 시로 유지되는 역사성에 주목해 볼 수 있다.
사회상을 뜻있게 파헤쳐 보자는 생각이 신중한 시적 자세를 요구한다. 깊이 있는 고찰이 좋은 시를 쓰게 하기 때문이다.
-성기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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