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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모이공, 송갑석 연출 ‘공간’: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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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모이공, 송갑석 연출 ‘공간’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0/20 [09:36]

(박정기의 문화산책) 극단 모이공, 송갑석 연출 ‘공간’

편집부 | 입력 : 2015/10/20 [09:36]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대학로 마당세실소극장에서 극단 공이모의 김여현 작, 송갑석 연출의 ‘공간(空間)’을 관람했다.

 

김여현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출신의 작가 겸 연출가다. ‘김 씨 일가의 진돗개 의문사’ ‘성질 죽이기’ ‘공간’ 등을 집필하거나, 연출했다.

 

송갑석은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와 대진대학교 영상영화학과 석사과정을 이수한 연출가다. 연출작으로는 ‘情人’ ‘예스터데이’, 창작 가족뮤지컬 ‘책 먹는 여우’ ‘고해 - 우리의 두 양심’ ‘12人’ ‘안드로메다’ ‘노트르담 드 파리-광인들의 축제’ ‘공간’ 등을 연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배경에 창문 형태의 조형물이 부착되고, 방의 왼쪽 모서리에 냉장고가 놓여있다. 방 가운데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고, 방 오른쪽에는 기다란 전기스탠드 아랫부분으로 보이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방문형태의 조형물이 무대 오른쪽에 있어 등퇴장 로 구실을 한다.

 

연극은 중년독거남성의 거실에서 시종일관 벌어진다. 결혼한 딸이 아버지를 위해 정성스레 음식을 장만해 가져오지만, 냉장고의 음식 대부분이 썩을 지경이 되어도, 아버지의 식욕은 증가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딸은 아버지에게 음식을 제 때에 들도록 권하지만, 그 소리가 아버지에게는 그저 당나귀 귀에 코란 읊기나 마찬가지일 뿐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불면증으로 시달리는 것으로 소개가 된다.

 

노년에 이른 대부분의 남성들이 불면증으로 고생하듯, 이 극에서는 중년임에도 그러한 증상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그 결과 아버지에게는 늘 상 불면으로 인한 헛것이 등장을 한다. 어떤 때는 노숙자 차림의 형사로, 또는 비옷을 입고 우산을 밭쳐든 기술자로, 또는 운동선수처럼 보이는 미남청년 범죄 수배자로, 제 각기 등장해, 집안을 마치 공원인양 자유롭게 배회를 하며, 아버지에게 접근해 친근감을 표시한다.

 

당연히 아버지는 이들을 반길 리가 없으니, 나가라고 권하거나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이들의 동태는 아버지의 의사와는 무관하다. 형사는 범인을 체포하러 온 듯 행동하고, 기술자는 보행부터 로봇처럼 걷고, 운동선수로 보이는 범죄 피의자는 냉장고에서 음식을 맘대로 꺼내 먹으며, 방바닥에 그림을 그리거나 낙서를 하면서 마치 기계체조선수 같은 동작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으로 딸이 재등장하지만, 딸은 무반응인 것에서 이들 방문객이 아버지에게만 보이는 헛것임을 감지하게 된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불면증 때문에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딸과 흡사한 모습 부인이 찾아오고, 결혼면사포를 쓴 딸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 인물 자체도 헛것, 아버지에게만 보이는 허상임이 드러나면서 아버지는 실신을 하게 된다. 실신한 아버지를 세 명의 헛것이 떠메고 퇴장하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박태경, 이창호, 이국희, 김명섭, 권용범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을 시종일관 극 속으로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받는다.

 

드라마트루기 이경성, 예술감독 정혜승, 제작감독 유원용, 연기감독 안창경, 움직임연출 김종학, 음악감독 강민호, 조명디자인 최관열, 무대디자인 임서영, 기획 지대현.주애란, 조연출 전민구, 오퍼 류영주, 진행 연화선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모이공의 김여현 작, 송갑석 연출의 ‘공간’을 한 편의 실험극이자 독특한 표현주의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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