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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극단 실험극장, 이한승 연출 ‘에쿠우스’: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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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문화산책)극단 실험극장, 이한승 연출 ‘에쿠우스’

편집부 | 기사입력 2015/10/11 [17:23]

(박정기의 문화산책)극단 실험극장, 이한승 연출 ‘에쿠우스’

편집부 | 입력 : 2015/10/11 [17:23]


[내외신문=박정기 문화공연칼럼니스트]충무아트홀 블랙에서 극단 실험극장의 피터 쉐퍼 작, 신정옥 역, 이한승 연출의 ‘에쿠우스(Equus)’를 관람했다.

 

피터 쉐퍼(Peter Shaffer)는 1926년 5월 15일 잉글랜드의 리버풀에서 출생했다. 1935년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사를 했으며, 쌍둥이 형제인 안토니 쉐퍼와 함께 영국 세인트폴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1944년 두 형제는 학교를 떠나 군징집 대신 모집한 탄광근무를 지원하여 3년간 켄트와 요크셔의 탄광에서 일했으며, 이후 고향에 돌아온 피터는 케임브릿지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1954년 런던에 있는 '부지 앤 호크스' 악보 출판회사에 근무하던 중 그의 작품 ‘소금의 땅(The Salt Land)’이 영국의 한 TV에서 제작되고, 라디오 드라마인 ‘돌아온 탕부(The Prodigal Father)’가 BBC에서 방송되었다. 이후 두 개의 미스터리 소설(쌍둥이 형제 안토니와의 공동 집필), TV 스릴러 한 편을 썼고, 주로 문학과 음악에 관한 비평을 런던의 잡지에 실었다.

 

그 후 1964년 에스파냐의 잉카제국 침략을 주제로 한 서사시적인 희곡 ‘태양제국의 멸망(The Royal Hunt of the Sun)’이 영국 국립극단의 치체스터 페스티벌의 오프닝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국립극단의 정규 레퍼토리로 런던의 올드빅 극장에서 공연되었으며, 1965년 뉴욕에서도 공연되어 관객과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피터 쉐퍼의 작품 중 최초로 영화화되기도 하였다.그 뒤에 쓴 ‘에쿠우스(Equus)’와 ‘아마데우스(Amadeus)’가 성공적인 공연을 거쳐 그의 대표작이 되었고, 쉐퍼에게 토니상을 연속으로 안겨 주었으며 두 작품 모두 영화화되었다.

 

‘에쿠우스(Equus)’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자신이 사랑하던 말 여섯 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하고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 스트랑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피터 쉐퍼가 2년 6개월 동안 집필 1973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이 작품으로 1975년 토니상 최우수 극본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에쿠우스'는 영국,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며 그때마다 장기 흥행을 이루었고,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9월 극단 실험극장에서 초연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아마데우스(Amadeus)’는 1981년 토니상 최우수극본상과 1985년 제57회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각색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피터 쉐퍼가 음악계에서 떠도는 루머인 모차르트의 독살설에서 착안해 집필한 희곡이며, 이 작품은 연극보다도 영화가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외의 작품으로는 단막코미디 ‘블랙코미디(Black Comedy)’ ‘새하얀 거짓말(White Lies)’ ‘고해를 위한 전쟁(The Battle of Shrivings)’ ‘요나답(Yonadab)’ ‘고곤의 선물(The Gift of the Gorgon)’ 등이 있으며, 현존 영국 극작가 중 가장 성공적인 작가로 꼽히고 있다.

 

신정옥(申定玉 1931~) 교수는, 과거 영미희곡이나 구주대륙의 희곡을 일본어판을 참고해 번역한 1세대 번역가들과는 달리, 원작을 직접 번역한 영문학자이다. 최근까지 영미희곡과 셰익스피어 전 작품을 번역 완간하는 등 한국연극계의 이바지한 공로가 지대하다. 현재 경향의 각 극단에서 신정옥 교수의 번역본으로 공연되는 영미희곡작품이 계속되고 있다.

 

‘에쿠우스’ 영화로는 1977년에 시드니 루멧이 감독하고, 리처드 버튼과 피터 버스, 콜린 블레이커리, 조안 플로 등이 출연해 성공을 거둔바 있다.

 

피터 쉐퍼는 ‘에쿠우스’를 통해, 이성과 논리의 세계에 충실한 지적 인간의 모습으로 닥터 마틴 다이사트를 등장시킨다. 그러나 다이사트는 알런의 정신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알런과 말, 그리고 알런에게 다가서는 한 여인과의 관계에 의해, 일곱 마리의 말의 눈을 알런이 찌르게 된 동기가 밝혀지면서 닥터 다이사트는 자신을 최고 권위자라고 자부했던 것에서 물러서 자신의 부족함과 몽매함을 깨닫게 된다.

 

알런에게 있어서 말은 신과 다름이 없다는 점, 그렇다면 알런의 반항심과 적개심은 어디로부터 창출되었는가  그것은 인간의 도덕심과 종교적 신앙에서 영향을 받는다. 늘 바이블을 들고 다니면서 어느 장소에서건 바이블을 꺼내 보이는 어머니의 과잉신앙과 이와는 대조적인 아버지의 무신론적 사고와 행동이 알런을 혼돈의 세계로 유도한다.

 

알런은 대다수 사람들의 통념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알런의 이러한 사고는 여자 친구인 질과 마구간에서의 최초의 성 접촉에서 드러난다. 말들이 눈을 부라리며 자신의 성행위를 질책하듯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한 알런은, 신처럼 여기던 말들의 눈을 하나하나 모조리.....

 

그런 후 알런은 법정에 서게 되고, 가정법원의 여판사 헤스터는 그녀의 경륜과 경험으로, 알런이 교도소가 아닌 정신병원에서의 치료가 우선임을 감지하고, 친지인 닥터 마틴 다이사트에게 안내한다. 처음에 다이사트는 알런에게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찾게 해 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치료과정에서 알런이 7세 어린아이시절 초원과 벌판을 달리는 말과 기수를 부러움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고, 기수가 자신을 말 등에 태웠을 때의 기쁨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향후 세상의 모든 것보다 말을 사랑하게 되고, 말을 신처럼 여기게 된 사실을 알아내고는, 인간의 고정관념에 대한 지성인 다이사트의 참 고뇌가 극의 진행에 따라 드러나게 된다.

 

알런이 성숙해 가면서 이성에 대한 그리움과 성과 본능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서 여자친구의 손에 영화관에서 도색장면을 관람하게 되고, 아버지에게 들켜 많은 관객이 보는 앞에서 멱살을 잡혀 끌려 나오는 수치를 당한다. 이제는 죽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알런에게, 아버지는 자신을 극장에서 보았다는 이야기를 어머니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지 말라며 가버린다. 하늘처럼 생각했던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거리에서 아버지와 헤어지고, 그 후 계속 남아있는 본능적 충동 감으로 해서, 알런은 여자 친구인 질과 어두컴컴한 마구간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화관에서의 많은 사람들이 아닌, 많은 말들의 눈이 질과의 성행위를 질책하는 듯싶은 눈빛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착각하고, 알런은 달려들어 하늘처럼 여기던 말들의 눈을 모조리 꼬챙이로 찔러버린다.

 

알런에게 정상의 세계를 되찾아 주려는 임무를 맡은 닥터 다이사트의 딜레마는, 전문적 의료행위나, 도덕적, 또는 종교적 치료로, 알런의 정신상태를 여판사 헤스터의 요구대로 정상화시킬 수 있겠는가, 가선과 진선, 본능과 그 처리를 도덕적, 종교적 잣대로 측정하는 것이 타당한가, 등을 진정으로 고뇌하며 자신의 무능 몽매함을 괴로워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태훈이 다이사트로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성격창출과 호연으로 연극을 이끌어간다. 차유경이 여판사 헤스터로 출연해 작품의 중량감을 더하고, 품격 높은 무대로 만들어 간다. 유정기와 이양숙이 알런의 부모로 출연해 출중한 기량을 보인다. 알런 역의 남윤호와 질 역의 박서연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전라를 보이며 열연을 해 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안석환, 서영주, 서광일, 유지은이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노상원, 너제트, 은경균, 김태완, 조민교, 김재훈, 김성호, 임동현 등 말과 코러스로 출연한 출연자 전원의 매력적으로 다져진 몸매와 율동, 연기호흡 의 일치는 일품으로, 관객의 우레와 같은 환호와 갈채를 받는다.

 

기획 제작 이한승, 미술 신종한, 음악 김태근, 의상 조문수, 조명 조인곤, 음악 김태근, 안무 김윤규, 가면디자인 정윤정, 분장 김선희, 사진 이강물, 홍보영상 김 솔, 그래픽 다홍디자인.윤영준, 조명오퍼 김소영, 음향오퍼 강주희, 무대감독보 신현일, 조연출 김소영 등 스태프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일치되어, 극단 실험극장의 피터 쉐퍼(Peter Shaffer) 작, 신정옥 역, 이한승 연출의 ‘에쿠우스(Equus)’를 탁월한 표현력과 박진감 넘치는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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