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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 눈부심...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내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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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 눈부심...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 | 기사입력 2021/07/19 [08:29]

영롱한 눈부심...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2악장

정재훈 한수원 사장 | 입력 : 2021/07/19 [08:29]

황제로 알려진 이곡은 베토벤이 한때 추앙해 마지않던 나폴레옹의 군대가 빈을 악박하며 포격하는 가운데 동생집의 지하실에서 써내려간 곡입니다. 평생 베토벤의 후원자였던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은 물론 거의 모든 귀족들이 빈을 떠나버려 생활 자체가 어려운 처지였고 난청이 악화되어 연주도 어려워 졌지만 베토벤은 이런 곡을 완성한 것이지요.

사실 황제라는 별칭은 나폴레옹과 아무 관계가 없고 오히려 전체적으로 웅장하고 장대한 스케일과 선율으로 시작해서 역동적으로 마무리하는 데서 후세의 평론가들이 붙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2악장 만큼은 한낮의 질주가 지나간 저녁 무렵에 초저녁 샛별이 홀로 영롱하게 빛나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이전 까지 베토벤하면 떠올리던 산같은 위엄과 장대한 스케일이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천상의 시냇물이 지상으로 한방울씩 흘러내리듯이 온몸으로 스며들어 옵니다. 창의적이면서도 가슴을 뛰게 해주는 하나하나의 멜로디는 두개의 산봉우리 사이에 자리잡은 옹달샘과도 같습니다.

희미하게 시작하는 현악이 색감을 더해갈때 관악기가 분위기를 잡아주자 수정같은 피아노의 울림이 햇살처럼 번져나가고 다시 현악과 피아노가 여자아이들이 수다를 주고받듯이 어우러집니다. 아련한 추억과 아름다운 상상을 선사해주는 이곡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킹스 스피치를 비롯한 여러 명작에도 출현합니다.

베토벤은 마음속의 속살과도 같은 이곡을 세상에 내놓은 뒤 더 이상 협주곡을 작곡하거나 자작곡의 초연에 스스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 끌리고 베토벤의 인간적인 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특히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연주는 듣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일어서서 황제의 속살에 집중하게 해주지요. 좀 더운 주말이지만 가슴을 어루만져주는 피아니즘을 만나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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