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에 복귀한 안철수 전 의원은 귀국 8일 째인 27일 손학규 당 대표를 예방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위원장을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손 대표는 즉답을 회피하며,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전 의원으로선 28일 당내 의원들과의 회동 전까지 손 대표에게 확답하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손 대표와 50여분간 비공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어려움에 처해있는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그 활로에 대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내일 의원단 (오찬) 모임이 있어서 그 전까지 고민해보시고 답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무엇에 대한 대답을 이야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머지 부분은 손 대표께 물어봐 달라″고 했다. 안 전 의원이 자리를 뜬 지 10분가량 지난 뒤 집무실에서 나온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이) 지도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면서 그 대안으로 비대위 구성과 재신임 여부 등에 대한 전 당원 투표 등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대위를 누구한테 맡길 거냐고 했더니 자기한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며 ″안 전 의원이 대화가 마무리될 쯤에 이런 이야기를 한 뒤 지금 답을 주지 말고, 내일 의원들 모임 있을 때까지 고민해 보고 답을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의 제안에 대해서 ″예전에 유승민계에서 했던 이야기와 다른 부분이 거의 없다″면서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 이유나 구체적인 방안이 없었고,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물러나라는 이야기로 들린다′는 말에는 ″글쎄요″라며 대답을 피했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지도체제 개편과 비대위 구성을 이야기한 것은 손 대표는 물러나달라는 뜻″이라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독자적인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 대표 측 관계자도 ″사퇴하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최후 통첩을 하러 온 것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귀국한 안 전 의원은 이날 당을 처음 방문했다. 이번 만남은 안 전 의원이 손 대표에게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안 전 의원은 28일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및 호남계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