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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사고, "기체결함에 따른 시계비행 가능성"

이승재 | 기사입력 2013/07/08 [06:37]

아시아나 사고, "기체결함에 따른 시계비행 가능성"

이승재 | 입력 : 2013/07/08 [06:37]


아시아나항공 OZ214편(기종 B777-200) 착륙 사고 원인으로 기체결함이 유력하다는 진단이다.

신상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7일 "해당 항공기의 계기착륙장치(ILS)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판단했다.

ILS는 항공기가 정상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 공항에 착륙 예정인 항공기에 전파를 쏴 활주로에 정상적으로 진입하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신 교수는 "ILS가 작동 중 오류가 생겼을 수도 있고, 아예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조종사가 직접 육안으로 외부를 확인하면서 시계비행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상 ILS는 고장이 날 확률이 매우 적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이 ILS로 밝혀질 경우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팬 아메리카 항공에서 항공안전국장을 지냈던 아놀스 라이너 또한 뉴욕타임스(NYT)에 사고 항공기 조종사가 육안 착륙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착륙 시에는 ILS가 적합한 착륙 지점을 안내하지만, 날씨가 맑을 경우 종종 육안 착륙을 시도하는 조종사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해당 항공기가 정상적인 활주로에 앞서 착륙을 시도했다면, 랜딩기어가 떨어져 나가 항공기가 균형을 잃고 꼬리 부위가 노면과 부딪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연방항공국(FAA)에서 항공사고 조사 책임자로 일했던 스티븐 월러스는 "비행기 잔해들이 활주로의 방파제와 황색 마킹 사이에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활주로 시작 지점에 앞서 착륙을 시도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조종사의 실수일 수도 있고 돌풍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B777 기종의 기체와 엔진 결함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해당 항공기는 2006년 3월에 구매한 B777-200 기종, 엔진은 프랫앤드 휘트니사의 PW엔진"이라며 "현재 777-200이나 엔진으로 인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사고 항공기에 탑승한 기장 3명 모두 비행시간이 1만 시간 전후로 조종에 매우 능숙한 직원들"이라며 "기장에 대한 교육과 관리는 운항법에 의해 준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 "미국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누구도 공식적으로 사고 원인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결과 발표까지는 6개월에서 늦으면 약 2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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