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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끼임사 SPC 빵공장…흰천 가려놓고 작업 지시한 제빵공장

김시몬 | 기사입력 2022/10/18 [11:54]

20대 끼임사 SPC 빵공장…흰천 가려놓고 작업 지시한 제빵공장

김시몬 | 입력 : 2022/10/18 [11:54]

직원 사망 사고 발생 이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 내부 모습. YTN 보도화면 캡처



주말인 지난 15일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 A씨가 샌드위치 소스를 만드는 배합기 기계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생한 SPC 계열사 제빵 공장 측이 사고 현장을 천으로 가려놓은 채 직원들에게 작업을 계속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장 사진까지 공개돼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SPC 계열사 SPL 제빵 공장 측은 직원이 사망한 바로 다음 날부터 사고가 났던 배합실만 흰 천으로 가려놓고 다른 기계들로 공정을 재개했다고 17일 YTN이 보도했다.

고용노동부가 혼합기 9개 가운데 안전장치가 없는 7대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다른 기계로는 작업이 가능하다는 게 공장 측의 입장이다.

YTN이 공개한 공장 내부 사진에는 사고 현장인 배합실만 흰 천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옆에서 다른 직원들이 작업복을 착용한 채 일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사고 이후 고용부는 방호장치가 없는 혼합기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려서 동료 노동자들은 죽은 노동자의 선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며 "뒤늦게야 나머지 2대 혼합기에 대한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사고가 발생한 3층 전체의 공정 중지도 권고한 고용부의 감독행정은 안이하고 부실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고용부와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기계에 덮개를 올리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위법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특히 8일 전 다른 노동자가 혼합기에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한 점에도 주목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SPC는 사고 발생 이틀 만에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내놨다. 생산 현장에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고 직후엔 입장표명 없이 해외 진출 홍보자료만 배포했다가 논란이 됐던 터라 뒤늦은 사과문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한 가운데, 해당 사업장이 위험요인 존재에도 올해 산업안전 관련 인증이 연장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12개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사고가 난 SPL 사업장은 2016년 공단으로부터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은 업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산업안전 관련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공단이 올해 해당 사업장에 대한 2차 인증에 앞서 끼임 문제 등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 사업장은 끼임 방지를 위한 장치, 센서인 인터록 없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며 "그런데 올해 5월2일 연장 심사에서 적합으로 2차 인증 연장까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심사 때 인터록 설치가 안 된 것을 제대로 살피고 작업중지 시켰으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인증 후 사후 관리가 미비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본 기사 보기:미디어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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