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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천사' 성금 절도 용의자 2명 검거…시민 제보 결정적

김준환 기자 | 기사입력 2019/12/31 [13:48]

'얼굴없는 천사' 성금 절도 용의자 2명 검거…시민 제보 결정적

김준환 기자 | 입력 : 2019/12/31 [13:48]
절도용의자 2명이 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절도용의자 2명이 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성금 절도 용의자 2명이 사건발생 4시간만에 검거됐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31주민의 제보로 쉽게 용의 차량을 특정하고 추적에 나설 수 있었다차량 번호가 담긴 메모를 준 주민에게 범인 검거 유공 표창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제보자는 전날 오전 1040분쯤 성금 절도 신고를 받고 노송동주민센터에 출동한 형사들에게 한 SUV 차량 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줬다.

당시 제보자는 지난주부터 동네에서 보지 못한 차가 주민센터 주변에 계속 세워져 있었다아침에 은행에 가는데 차량 번호판이 휴지로 가려져 있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차를 추적해 용의자들이 충남지역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하고 충남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해 범행 4시간여 만에 A(35)씨와 B(34)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들이 훔쳐 간 성금 6000여만원도 되찾았다.

완산서 관계자는 주민과 주민센터 직원의 진술이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됐다피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한 이후에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20년째 연말마다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를 찾아 남몰래 성금을 두고 가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익명 기부자의 성금이 도둑맞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오전 103분쯤 노송동 주민센터에 인근 나무 밑에 기부금을 놨으니 확인해보라는 한 남성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직원들은 나무 밑에서 돈을 찾지 못했다. 이후 성금을 찾았냐는 남성의 전화가 재차 걸려와 직원들이 다시 주변을 샅샅이 훑었지만 성금을 결국 찾지 못해 경찰에 신고했다.

전화를 한 익명의 남성은 20004월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말마다 주민센터 인근에 성금을 두고 가 이 마을에서 얼굴 없는 천사로 불린다.

얼굴 없는 천사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584000원을 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천만1억원 상당을 기부하면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센터 직원들은 전화 목소리를 통해 중년 남성으로 추정할 뿐 얼굴, 이름, 직업 등 신분을 모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19년 동안 기부한 성금은 683466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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